지역 부동산중개업자를 발판 삼아 전국으로 확장하려했던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성인PC방 등에 사이트를 제공해 이용자들이 도박을 할 수 있도록 하려고 했지만 경찰에 붙잡히면서 범행 시작 3주만에 끝을 보게 됐다.
울산경찰청 범죄예방질서계는 도박공간개설죄, 게임산업진흥법 위반 등의 혐의로 30대 총책 A씨 등 21명을 검거해 A씨와 중간관리자 2명 등 3명을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 등은 올해 4월 중순쯤 ‘도파민’이라는 도박사이트를 개설해 지난달 초까지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3주라는 짧은 운영기간이었지만 이들 도박사이트에서 거래된 도박자금 규모는 33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도박사이트는 카드로 승패를 가르는 바카라, 슬롯 등의 실시간 방송을 보며 베팅을 하는 식으로 운영됐다. 이용자들은 사이트에 접속해 지정계좌에 현금을 입금한 뒤 ‘알’이라는 이름의 게임머니를 받아 불법 도박에 참여했다.
이 도박사이트는 조직적으로 운영됐다. A씨 등은 사이트 운영과 성인PC방 관리, 홍보, 충전·환전 등 역할을 나눴다. 이들은 자신들의 사이트를 이용하는 성인PC방 수를 늘리기 위해 공인중개사까지 끌어들였다. 공인중개사를 통해 빈 상가건물을 쉽게 확보하고, 여기에 성인PC방을 차려 운영하기 위해서다. 공인중개사는 ‘성인PC방 거래를 전문으로 한다’는 홍보전단을 만들어가며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인중개사 B(45)씨는 경찰조사에서 “부동산 경기가 장기 침체되면서 부동산 거래량이 줄었고, 생계유지를 위해 범행에 가담하게 됐다”고 진술했다. 해당 공인중개사는 임대계약에 따른 법정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벌어들인 돈은 맡은 역할에 따라 일정한 비율로 나눠가졌다. 총책인 A씨는 범죄수익으로 피부과 등에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의 주거지 등에서 범죄수익금으로 확인된 현금 5000만원과 컴퓨터 132대, 스마트폰 39대를 압수했다. 또 22억원 상당의 과세자료를 국세청에 통보했다.
경찰은 지난 달 초 울산의 한 성인PC방을 단속한 것을 계기로 이들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조직을 붙잡았다. 울산지역 성인PC방 18곳을 단속했고 3주만에 총책과 중간책, 브로커 등의 A씨 일당을 모두 검거했다. A씨는 보이스피싱 범죄로 3년째 도피생활을 하고 있는 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권선경 범죄예방질서계장은 “부산, 경남 등으로 지역을 늘려가려고 하던 중 모두 붙잡히게 되면서 범행이 막을 내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도박사이트 개발자와 이용자 등에 대한 조사도 이어갈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경기침체를 틈타 도심 주택가와 상가 등으로 불법 사행성 게임장이 파고들고 있다”면서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도 공인중개사가 불법 성인PC방 점포를 알선·중개하면 방조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는 안내문을 발송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도박사이트 운영으로 벌어들인 범죄수익금에 대해서도 환수 처리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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