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가 끝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시선은 8월 전당대회로 향하고 있다. 정청래 대표의 연임 도전이 유력한 가운데 차기 당권주자로 꼽히는 송영길 전 대표가 연일 정 대표를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여기에 “당대표가 로망”이라던 김민석 국무총리가 가세해 송 전 대표와 물밑 연합전선을 구축하며 판을 흔들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서울 탈환에 실패하며 ‘상처뿐인 영광’을 안은 민주당이지만, 송 전 대표는 인천 연수갑 보궐선거에서 살아 돌아오며 화려한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선거 기간 전북 무소속 김관영 후보를 공개 지지하는 등 지도부와 각을 세워온 송 전 대표다.
이번 선거가 끝난 후에도 그는 이튿날 “이재명 정부의 지지율을 잘 활용하지 못한 당의 선거 전략이나 이런 게 아쉬운 점이 크다”며 “책임을 지냐 마냐 어차피 전당대회가 있으니까 이제 종합평가를 받을 것”이라며 정 대표의 책임론을 정조준했다.
반면 정 대표는 “서울을 탈환하지 못해 아프다”면서도 “전국적으로 민주당에 큰 승리를 안겨 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번 선거를 대승으로 규정했다.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지도부 책임론’에 대해서도 “개인 차원에서 평가할 수 있지만 시스템으로 하는 게 맞다”며 ‘백서 발간 카드’로 일축했다.
곧장 송 전 대표는 선거 관련 백서를 만드는 평가위원회에 “의견을 제출하겠다”고 맞섰다. 그는 “당에서 공식 기구가 만들어졌으니까 그 평가위원회에서 객관적으로 토론되기를 기대한다”며 “ 민주당이 멀어져 가는 20·30대의 민심을 다시 얻는 전환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원내에 교두보를 마련한 송 전 대표는 정 대표에게 반기를 든 비당권파 의원들과 접촉면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여권 안팎의 시선은 또 다른 거물급 주자인 김 총리에게 쏠린다. 김 총리의 등판이 가시권인 상황에서 김 총리가 송 전 대표와 손을 잡을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당 안팎에서 피어오르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친명(친이재명)계 전략은 김 총리와 송 전 대표가 함께 뛰다가 최종 단계에서 김 총리로 힘을 실어주는 구도”라며 “송 전 대표가 정 대표의 호남 표심을 얼마나 뺏어오느냐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실제 김 총리는 5일 페이스북에서 송 전 대표를 향해 “당 살릴 큰 인물 귀환”이라고 치켜세우며 눈길을 끌었다.
발단은 송 전 대표가 국회 복귀 소식을 전하며 의원회관 818호 입주 사실을 알린 게시글이었다. 그는 “8월18일은 김대중 대통령께서 서거하신 날이다. 대통령을 떠나보낸 뒤, 그 뜻을 잊지 않고 이어가겠다는 마음으로 의원회관 818호를 선택했다”며 “이후 이재명 대통령께서 계양을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뒤 대통령에 당선될 때까지 사용했고, 그 뒤에는 박찬대 시장이 이어받았다”고 적었다.
송 전 대표는 이어 “그렇게 818호는 하나의 뜻을 품고 이어져 왔다”며 “그 뜻이 다시 제게로 이어졌다고 생각하니, 맡은 책임을 더욱 무겁게 받아들이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 선택으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한반도 평화의 길을 넓히고, 민생을 살리며, 민주주의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도록 국회에서 맡은 책임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에 김 총리는 댓글을 통해 “당과 나라를 살릴 큰 인물의 귀환, 원대 복귀는 있었지만 원실 복귀라니, 818호 복귀를 제 일처럼 기쁘게 축하한다”며 “김대중 대통령께서 평양 가실 때 함께 공항에서, 서거하셨을 때 함께 상주인 최고위원으로서 서 있던 시간이 생각난다”고 적었다. 사실상 공개 연대의 손짓을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송 전 대표는 연대설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5일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연합전선이라는 개념도 그렇고 누구든지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뜻을 같이 하고 있어서 고민을 할 것”이라며 “(김 총리가) 그만두고 출마한다고 하니까 메시지가 무엇인지 보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선 “일관되게 말한 것처럼 당원과 민심을 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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