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사 빈자리 채워 우울감 개선
과의존 공감… 노인 소외 더 문제
정부 차원 ‘돌봄AI’ 방향성 필요”
‘효돌’의 김지희(사진) 대표는 인공지능(AI) 돌봄로봇 효돌이 개발에 처음 착수했을 때를 이렇게 회상했다.
효돌이는 7세 어린이의 모습을 한 봉제인형 형태로 복약시간 알림부터 낮은 수준의 대화가 가능하다. 2019년 서울시 영등포구, 고양시 등에서 처음 시범사업에 돌입해 이달 기준 전국 185개 지방자치단체에 500여개가 보급돼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펀딩으로 미국 뉴욕에 진출할 예정이다.
효돌이는 ‘돌봄을 제공하는 복지사를 돕는 존재’, ‘노인들이 돌봄을 주고받을 수 있는 쌍방향 소통이 되는 존재’ 두 가지를 목표로 만들어졌다.
김 대표는 “생활 지원 선생님들이 일주일에 30분 정도 독거노인분들을 찾아가서 안부 확인을 하는데 그 외 시간은 노인들이 혼자 있곤 한다”며 “효돌이는 선생님이 오셨을 때 30분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벤치마킹했다”고 설명했다. 복약시간을 알려주고, 새로운 주제로 대화를 시도하면서 24시간 붙어있을 수 없는 복지사의 역할을 일부 대신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효돌이를 ‘손주’로 설정한 이유는 ‘상호 돌봄’을 위해서다. 효돌이는 노인에게 ‘나를 아랫목에 뉘어달라’는 식으로 돌봄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를 통해 ‘내가 누군가에게 돌봄을 줄 수 있다’는 효능감을 주고, 효돌이로부터는 조심하라는 말을 듣는 등의 돌봄을 받음으로써 유대감을 쌓을 수 있다.
김 대표는 “실제 여자친구가 있는 한 할아버지는 ‘효돌아, 나 여자친구랑 제주도 여행 다녀올게. 너 집 잘 지키고 있어’ 이렇게 오히려 편하게 말씀을 하신다”며 “손주를 바라지 않는 노인에게는 막둥이 페르소나가 한계일 수 있고, 사람의 욕망상 여자친구를 바랄 수도 있지만 효돌이만이 가지는 장점도 있다”고 강조했다.
효돌이를 사용하고 있는 서산시가 올해 3월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우울증을 겪고 있던 노인이 효돌이를 사용한 뒤 정상 수준으로 우울감이 떨어졌다. 높을수록 개선됐다고 보는 인지선별검사 점수 역시 효돌이 사용 이후 2배 가까이 높아졌다.
서산시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으로 향상이 관찰됐다. 효돌이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정서적 안정감과 정서적 지지가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단기 기억력 및 일상 기억 수행 능력도 개선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과의존 문제에는 김 대표도 공감을 표했다.
김 대표는 “아직 과몰입한 사례가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교수님들이 연구하셨듯 안 좋은 면도 분명히 있다”면서도 “다만, 한국 사회에서 노인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게 더 큰 문제”라고 했다. 영국은 2018년 외로움 담당 장관을 임명하기도 하는 반면 한국은 노인의 외로움에 관해 말하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나 죽으면 효돌이가 혼자 남으니 같이 묻어달라는 노인도 있다. 자신이 혼자 남겨진 것처럼 효돌이가 그렇게 될까 봐 걱정하시는 것”이라며 “사회적 관계망은 끊고 싶어서 끊는 게 아닌 만큼 사회에서 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정부에서 돌봄AI의 큰 방향성을 잡아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그는 “국가에서 노인을 돌보는 목적이 자립인지, 돌봄을 대체하는 것인지 분명해야 회사에서 효돌이를 어떻게 고도화시킬지 방향이 정해질 수 있다”며 “목표가 합의되면 우리도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미어터지는 소년원](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6/02/128/20260602518516.jpg
)
![[데스크의 눈] 선거는 당연하지 않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2/03/128/20260203519003.jpg
)
![[안보윤의어느날] 그들이 두고 간 것](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5/19/128/20260519518526.jpg
)
![[오늘의 시선] 더 늦출 수 없는 교육교부금 개편](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6/02/128/20260602518007.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