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NI 5년 추적서 복용군, 인지검사 저하 더 빨라
“중단보다 복용 목적·섭취 용량 먼저 점검해야”
“치매 막으려 먹었는데.”
오전 7시 식탁 위. 혈압약 옆에 노란 오메가3 캡슐이 놓여 있다. 예전보다 자꾸 깜빡하는 일이 늘었다는 생각이 든 뒤부터, 아침마다 물 한 컵과 함께 챙겨 먹게 된 영양제다.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 걱정은 가벼운 농담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뇌 건강에 도움 된다’는 문구가 붙은 건강기능식품을 찾는 일도 그만큼 자연스러워졌다.
14일 중앙치매센터 ‘대한민국 치매현황 2024’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65세 이상 추정 치매환자는 91만898명이다. 치매가 노년의 가장 큰 불안 중 하나로 자리 잡으면서, 오메가3 같은 보충제를 장기간 챙겨 먹는 중장년층도 적지 않다.
하지만 그 믿음에 제동을 거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메가3 보충제 복용이 일부 고령층에서 더 빠른 인지기능 저하와 관련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치매 예방 기대 속 복용 늘었지만 결과는 엇갈려
이번 연구는 미국 ‘알츠하이머병 신경영상 연구 이니셔티브’(ADNI)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The Journal of Prevention of Alzheimer’s Disease에 실렸다.
연구진은 오메가3 보충제를 복용한 273명과 복용하지 않은 546명을 비교했다. 두 집단은 연령, 성별, 진단 상태, APOE ε4 유전자 보유 여부 등을 비슷하게 맞춘 뒤 약 5년간 추적 관찰했다. 분석 결과, 오메가3 복용군은 주요 인지검사에서 비복용군보다 저하 속도가 더 빠른 흐름을 보였다.
간이정신상태검사(MMSE) 점수는 더 빠르게 낮아졌고, 알츠하이머병 평가척도(ADAS-Cog13)와 임상치매평가(CDR-SB) 점수도 악화 방향으로 움직였다.
알츠하이머병 위험 인자로 알려진 APOE ε4 유전자만으로는 이런 차이를 충분히 설명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함께 제시됐다.
◆치매 단백질보다 ‘뇌 에너지 대사’에 주목
연구진이 주목한 건 치매 단백질 자체보다 뇌가 에너지를 쓰는 방식이었다. 뇌 영상 자료를 분석한 결과, 치매 핵심 병리로 꼽히는 아밀로이드 베타 플라크나 타우 단백질 엉킴, 회색질 위축은 두 집단 차이를 뚜렷하게 설명하지 못했다.
대신 차이는 뇌 포도당 대사에서 나타났다. 뇌는 포도당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쓰는데, 오메가3 복용군은 알츠하이머병 초기에 영향을 받는 부위에서 FDG 저대사 흐름이 더 두드러졌다.
연구진은 뇌 포도당 대사 저하가 인지검사 점수 변화의 일부를 설명하는 경로일 수 있다고 봤다. MMSE 변화의 30.8%, ADAS-Cog13 변화의 40.8%, CDR-SB 변화의 19.0%가 이 경로와 관련된 것으로 분석됐다.
쉽게 말하면, 뇌의 구조가 크게 무너졌다는 신호보다 뇌세포가 에너지를 쓰고 연결을 유지하는 기능 쪽에서 차이가 먼저 보였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오메가3 보충제 복용이 고령층의 인지기능 저하 속도 증가와 관련될 수 있으며, 전형적인 알츠하이머병 단백질 병리보다 뇌 시냅스 기능 변화와 맞닿아 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무조건 중단’보다 먼저 봐야 할 복용 목적
물론 이번 연구 하나만으로 “오메가3가 치매를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원인과 결과를 직접 확인한 임상시험이 아닌 관찰연구이기 때문이다.
이미 기억력 저하를 느낀 고령층이 불안감 때문에 오메가3를 더 많이 찾았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복용 용량, 제품 종류, 복용 기간, 제품 품질, 평소 식습관까지 완전히 통제된 연구도 아니다.
반대로 다른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도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김기웅 교수팀은 치매가 없는 40대 이상을 대상으로 한 기존 연구 24편을 종합한 메타분석에서 오메가3 섭취가 인지기능 중 하나인 집행기능 향상과 관련될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
결국 이번 연구는 오메가3 자체를 전면 부정한다기보다, ‘뇌 건강에 좋다더라’는 말만 믿고 장기간 복용하는 습관을 다시 돌아보게 만든다.
오메가3 기능성을 무시할 필요도 없다. 식품안전나라에 따르면 EPA·DHA 함유 유지 제품은 혈중 중성지질 개선, 혈행 개선, 기억력 개선, 눈 건강 도움 등 기능성이 인정돼 있다. 문제는 복용 목적과 용량을 확인하지 않은 채 여러 건강기능식품을 함께 먹는 경우다.
식품안전나라는 EPA·DHA 함유 오메가3 제품을 먹을 때 항응고제, 항혈소판제, 혈압강하제 등을 복용 중이면 전문가와 상담하라고 안내한다. 개인에 따라 피부 관련 이상반응이 생길 수 있고, 이상사례가 나타나면 섭취를 중단한 뒤 전문가와 상담하는 편이 안전하다.
전문가들은 섣불리 끊거나 무작정 계속 먹기보다, 먼저 ‘왜 먹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중성지질 관리처럼 분명한 복용 목적이 있다면 현재 수치와 복용량이 적절한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반대로 기억력이나 치매 예방만 기대한 채 고용량 제품을 오래 복용하고 있었다면, 다음 진료 때 약통이나 제품명을 직접 가져가 의료진과 상담해보는 편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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