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이란서 공격’ 주장한 트럼프
호르무즈 파병 압박 명분 더 커져
특사 파견·대사관 유지하던 정부
對이란 ‘실리 외교’ 변화 나설 듯
공격주체 미확인 땐 물류 리스크
野 “주권 침해·안보 위기” 비판
호르무즈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선박 HMM ‘나무호’ 화재, 폭발이 “미상의 비행체”에 의한 것이란 조사 결과가 나면서 공격의 주체가 누구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부가 “예단하지 않겠다”며 극도로 신중한 자세를 보인 것은 이를 그만큼 중대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외부 공격이란 결론이 나옴에 따라 미국의 군사적 기여 요구, 이란과의 외교 등을 어떻게 풀어갈 지도 풀기 어려운 숙제가 됐다.
◆누가 공격했나
공격 주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 조사가 불가피하지만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그 안에 갇힌 선박에 대한 위협을 일삼는 이란 혹은 친이란 무장세력을 우선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럴 경우 한국은 중동 군사 충돌의 ‘간접 피해국’이 아니라 ‘직접 당사자’가 된다. 이는 곧 이란을 포함한 대중동 외교에 변화가 불가피함을 의미한다. 그동안 한국은 이란과는 비교적 실리적 관계를 유지해왔다. 지난 2월 전쟁 발발 이후 유일하게 이란에 정부 특사를 파견했고, 현지 대사관을 유지한 몇 안 되는 국가다.
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회색지대(Grey Zone) 공격’이라면 문제는 더욱 커질 수 있다. 드론이나 기뢰, 비정규 무장세력 등을 활용한 공격은 특정 국가가 공식 책임을 부인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군사 충돌은 피하더라도 통항 불안과 보험·물류 리스크가 장기화될 수 있다. 이란 정부는 주한이란대사관을 통해 나무호 사고에 대해 “이란 공화국의 군이 개입했다는 모든 주장을 단호하게 거부한다”고 밝혔었다.
성일광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연구교수는 “문제는 (공격을) 누가 했느냐다. 이란이 쏜 드론일 수도 있고, 미군의 오폭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현장에서 수거한 잔해를 분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 교수는 “비행체 2기가 1분 간격으로 타격했다는 (외교부의) 설명을 고려하면 특정한 공격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선미를 공격한 것은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취약점이나 중요 지점을 노린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 피해 수준과 타격 부위를 고려하면 자폭 드론보다는 보다 정밀한 공격수단이 사용된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군사적 기여’ 나서나
미국이 한국의 호르무즈해협 군사적 기여 요구를 강화할 명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미관계에도 부담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나무호의 피해 사실을 전하며 호르무즈해협 개방을 위한 미국의 작전에 “한국이 작전에 합류할 때가 됐다”며 한국군 파견을 노골적으로 요구했다. 외교부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미국이 주도하는 ‘해양 자유 연합’(MFC) 구상 참여를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우리 내부의 격한 논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군사적 개입을 검토한다면 방공 및 지휘통제 기능을 갖춘 이지스구축함과 호위함, 기뢰 제거용 소해함 등이 포함된 해상 전투전단을 꾸려야 한다. 이는 대규모 파병을 의미해 대북 군사대비태세와 영해 수호 등 한반도 주변 해역 임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회 동의를 얻을 수 있을 지도 미지수이고, 파병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다.
◆야당, “주권침해, 안보위기” 공세
정치적 파장은 피해갈 수 없게 됐다. 국민의힘은 이번 피격 사건을 “명백한 국가주권 침해이자 해상안보 위기”라고 규정하며 투명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정부는 나무호 피격에 대한 신속하고 정확한 추가 세부조사를 진행해야 하며,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조사 결과를 국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만약 특정 세력의 공격이 확인될 경우, 정부는 단호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소속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은 페이스북에 “피격이란 쉬운 단어를 두고 끝까지 미상의 비행체 운운하며 돌려 말하는 정부 모습에 기가 찬다”고 비판했다. 성 위원장은 “이재명정부의 무능으로 정말 피격당한 걸 모르고 있었거나, 알고 있었음에도 선거를 앞둔 지금 어떻게든 은폐하려 했던 것인데 둘 중 어느 쪽이어도 심각한 문제”라고 날을 세웠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달과 UFO](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5/10/128/20260510510316.jpg
)
![[특파원리포트] 미국의 ‘도광양회’](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5/10/128/20260510510311.jpg
)
![[오늘의 시선] 삼성전자 파업 위기, 긴급조정을 검토할 때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5/10/128/20260510510295.jpg
)
![[심호섭의전쟁이야기] 미국의 제1차 세계대전 참전이 던진 질문](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5/10/128/20260510510301.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