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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원 러닝조끼까지 풀렸다…초저가 매장, 이번엔 ‘러닝족’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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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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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 매장 한쪽 진열대 앞에 러닝 조끼와 메시 티셔츠가 걸렸다. 양말이나 물통 정도를 떠올리던 공간에 이제는 운동복, 볼캡, 더플백까지 들어왔다. ‘러닝족’을 정조준한 이유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다이소 제공
다이소 제공

8일 문화체육관광부 ‘2025년 국민생활체육조사’에 따르면 주 1회, 30분 이상 생활체육에 참여한 비율은 62.9%로 전년보다 2.2%포인트 올랐다. 주로 참여하는 체육활동 가운데 달리기·조깅·마라톤 비율도 2024년 4.8%에서 2025년 7.7%로 뛰었다.

 

다이소는 최근 스포츠 브랜드 헤드와 협업한 러닝 시리즈를 출시했다. 러닝 조끼를 비롯해 볼캡, 메시 반팔 티셔츠, 경량 반바지 등 러닝 관련 상품 60여종을 선보였다. 기존에도 러닝 양말이나 레깅스 등 일부 운동 관련 상품은 판매했지만, 특정 스포츠 브랜드와 손잡고 러닝 상품군을 한꺼번에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헤드는 1950년 오스트리아에서 출발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다. 스키와 테니스 등 여러 종목에서 장비와 의류를 전개해온 브랜드라는 점에서, 이번 협업은 단순 저가 상품 확대보다 ‘브랜드를 얹은 가성비 패션’에 가깝다.

 

상품은 의류와 용품으로 나뉜다. 의류 라인에는 나일론 경량 아노락, PK 카라티, 메시 반팔 티셔츠, 스포츠 밴딩 반바지 등이 포함됐다. 용품은 러닝 볼캡, 접이식 더플백, 탈부착 목가림 모자 등으로 구성됐다.

 

눈에 띄는 제품은 러닝 조끼다. 휴대폰이나 물통을 넣을 수 있어 러닝 입문자들이 가장 먼저 찾는 품목 중 하나다. 전문 브랜드 제품은 가격 부담이 있는 편이지만, 다이소는 균일가 정책에 맞춰 전 제품을 1000~5000원 사이로 책정했다.

 

현재 제품은 일부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입고됐다. 오는 11일부터는 공식 온라인몰에서도 판매될 예정이다.

 

여기서 다이소의 계산이 보인다. 러닝은 시작 비용이 낮은 운동이지만, 막상 옷과 모자, 수납용 조끼까지 갖추려면 생각보다 지출이 커진다. 다이소는 이 틈을 5000원 이하 가격대로 파고든 셈이다.

 

다이소는 최근 패션 상품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과거 의류 매대가 기본 티셔츠와 내의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파자마와 홈웨어, 아동복, 플리스, 바람막이 등으로 넓어졌다. 올해 1분기 기준 다이소에서 판매되는 의류 제품 수는 약 800종에 달한다.

 

상품 소싱 방식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의류 공장 물량이나 영세 브랜드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인지도 있는 브랜드와의 협업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르까프, 스케쳐스와 협업해 스포츠 의류를 선보였고, 올해 3월에는 베이직하우스와 손잡고 ‘베이직하우스 플러스’를 내놨다.

 

성과도 빠르게 나타났다. 회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의류 카테고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80% 증가했다. 연도별로도 의류 매출은 2023년 160%, 2024년 34%, 2025년 70%씩 성장했다.

 

다이소 입장에서 패션은 단순한 부가 상품이 아니다.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처럼 소비자를 매장으로 부르는 전략 상품에 가깝다. ‘들렀다가 사는 곳’에서 ‘찾아가서 고르는 곳’으로 바뀌는 과정에 패션이 들어온 것이다.

 

다이소의 확장 전략은 실적으로도 확인된다.

 

아성다이소는 2025년 매출 4조5363억원, 영업이익 44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3%, 영업이익은 19.2% 늘었다.

 

고물가 속에서 1000~5000원 가격대는 소비자에게 강한 선택 이유가 된다. 여기에 뷰티, 패션, 건강기능식품처럼 반복 방문을 유도하는 상품군이 붙으면서 매장 체류와 구매 빈도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번 러닝 시리즈도 같은 흐름 위에 있다.

 

러닝 인구가 늘고, 입문 장비 수요가 커지는 시점에 다이소는 가격을 낮춰 첫 구매 문턱을 줄였다. 소비자는 비싼 장비를 사기 전 부담 없이 써볼 수 있고, 다이소는 생활용품 매장에 운동복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초저가 상품도 이제는 단순 생활용품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렵다”며 “브랜드 협업과 시즌성 상품을 붙여 매장 방문 이유를 계속 만들어내는 쪽으로 경쟁이 옮겨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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