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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고생 많았어요” 장애인 부부 33쌍, 늦은 결혼식에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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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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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 본 부부도 턱시도·웨딩드레스 입고 다시 사랑 약속
충남도 장애인 합동결혼식, 체육관 가득 메운 박수와 눈물

휠체어를 밀어주며 함께 살아온 시간, 서로의 손을 놓지 않고 견뎌낸 세월이 늦은 웨딩드레스와 턱시도 위에서 다시 빛났다.

 

경제적 어려움과 장애라는 현실 속에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채 살아온 충남지역 장애인 부부 33쌍이 수십 년 만에 가장 아름다운 하루를 맞았다.

8일 공주 백제체육관에서 ‘제26회 충청남도 장애인 합동결혼식’ 열렸다. 충남도 제공
8일 공주 백제체육관에서 ‘제26회 충청남도 장애인 합동결혼식’ 열렸다. 충남도 제공

충남도는 8일 공주 백제체육관에서 ‘제26회 충청남도 장애인 합동결혼식’을 개최했다.

 

이날 결혼식장에는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들의 웃음과, 긴장된 표정으로 신부 손을 꼭 잡은 신랑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어떤 부부는 이미 손주를 둔 세월을 살아왔고, 어떤 부부는 병상과 재활치료의 시간을 함께 버텨냈다. 하지만 정식 결혼식을 올리지 못했다는 마음 한켠의 아쉬움은 이날만큼은 따뜻한 축복 속에 위로받았다.

 

행사에는 장애인 부부 가족과 친지, 자원봉사자 등 1000여명이 참석해 늦었지만 더욱 빛나는 사랑의 출발을 함께 축하했다.

 

결혼식은 신랑·신부 부모 대표의 점촉으로 시작됐다. 이어 장애인 복지 유공자 표창, 지원금 전달, 혼인서약과 성혼선언, 축가 등이 이어지며 체육관은 눈물과 박수로 가득 찼다.

 

특히 공주시립합창단의 축가가 울려 퍼질 때는 하객석 곳곳에서 눈시울을 훔치는 모습도 보였다. 오랜 세월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준 부부들이 마침내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 ‘부부’라는 이름을 다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이날 결혼식을 올린 부부들에게는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이 후원한 예물과 생활가전도 전달됐다. 단순한 선물이 아니라 힘겨운 삶 속에서도 서로를 지켜온 부부들에 대한 존경과 응원의 의미가 담겼다.

 

홍종완 충남도 행정부지사는 “오늘 밝히는 화촉은 앞으로의 시간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걸어온 길까지도 환하게 비춰 줄 것”이라며 “서로를 보듬고 사랑하며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함께 걸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애인 합동결혼식은 경제적·사회적 이유로 결혼식을 미뤄온 장애인 부부들에게 새로운 추억과 희망을 선물하기 위해 2000년부터 이어지고 있다.

 

올해까지 이 행사를 통해 새롭게 화촉을 밝힌 부부는 모두 621쌍. 늦게 올린 결혼식이었지만, 이날만큼은 누구보다 아름다운 신랑·신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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