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처럼 특정 성별을 이유로 승진에서 불리한 결과를 받아든 노동자들이 회사와 법적 다툼을 벌여 성차별이 있었다는 판단을 끌어냈다. 성 차별적인 승진 결과가 지속 발생할 경우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이 성립한다는 판례다.
구미의 반도체 부품 제조업체 KEC의 여성노동자들은 2018년 회사를 상대로 위자료 배상 소송을 냈다. 회사가 남성과 여성의 승급에서 차별을 뒀다는 게 이유였다. 사건에서 성별에 따라 승격을 달리한다는 관리자의 진술 등과 같은 직접증거는 없었다. 반도체 생산 라인에서 함께 일해도 여성은 하위 등급 안에서만 승격시키는 관행이 성차별 추정의 주요 근거였다.
2022년 1심은 승격 차별 존재했다고 인정했다. 법원은 “우연에 의해 이러한 (차별적) 결과가 발생할 확률은 통계학적으로 ‘0’에 수렴한다고 단정해도 무방하다”고 판시했다. ‘간접차별’ 또는 ‘불리한 영향 차별’이라 불리는 차별의 성립을 인정한 셈이다. 남녀고용평등법은 ‘그 조건이 정당한 것임을 증명할 수 없는 경우’ 간접차별이 성립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그러면서도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여성 노동자들은 입사 동기 남성 생산진군 노동자와 비슷하게 승격해 받았을 임금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법원은 비교 대상이 맞지 않다고 봤다. 결과적으로 정신적 고통 위자료 청구만 일부 인정됐다.
1심 재판부가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데 관해 비판 목소리가 있었다. 구미영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노동연구원 노동판례리뷰에서 “승격 차별이라는 불법행위 사실이 인정되면 이로 인한 정신적 손해 발생은 함께 인정돼야 하는데, 위자료 관련 조건을 추가로 부과한 근거가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2심 재판부는 손해배상액을 산정하기 어렵다는 기존 입장은 유지하면서도, 업무 성과, 남성 노동자의 승격 시점과 현재 등급 등을 종합해 일부 재산상 손해액을 정했다.
구 연구위원은 “이 사건은 특정 직위로의 1회적인 승진 사안이 문제 된 것이 아니라 10~20년 장기간 2~4회에 걸친 승격 과정에서의 차별이 문제 된 사안”이라며 “따라서 손해액 산정 기준 관련 더욱 복잡한 경우”라고 짚었다. 이어 “반도체 업체 생산직 업무의 수행 능력에서 남녀가 다를 것이라는 성별 고정관념에 바탕을 둔 승격 차별을 인정한 사례라는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설왕설래] 마운자로의 역설](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5/08/128/20260508500060.jpg
)
![[기자가만난세상] MZ세대 공무원 바라보는 여러 시각](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5/06/26/128/20250626518698.jpg
)
![[세계와우리] 중동 변국<變局>과 미·중 정상회담](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1/22/128/20260122518803.jpg
)
![[성백유의스포츠속이야기] 믿음이 사라진 매경오픈](http://img.segye.com/content/image/2026/05/07/128/20260507514334.jpg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