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남정훈 기자] 프로농구(KBL)에서 외국인 선수의 존재감은 절대적이다. 공격 1옵션은 대부분 외국인 선수들이 가져간다. 국내 선수들은 볼 핸들링과 오프 더 볼에 이은 외곽슛이나 컷인 등에 집중한다.
지난 7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고양 소노와 부산 KCC의 경기는 이런 전제가 뒤집어진 경기였다. 이날 KCC의 외국인 선수들인 숀 롱과 드완 에르난데스가 합작한 득점은 단 4점에 불과했다. 야투 성공은 단 하나도 없었고 자유투 8개를 던져 4개를 넣은 숀 롱의 4점이 전부였다. 그럼에도 KCC는 96-78의 대승을 거뒀다.
비결은 딱 하나. 허훈-허웅-송교창-최준용으로 이어지는 ‘판타스틱4’, 혹은 ‘빅4’가 무려 89점을 합작했기 때문이다. 외국인 선수가 4점을 넣어도 국내 주전 4명이서 90점 가까이를 넣을 수 있는 ‘슈퍼팀’ KCC만이 가능한 승리 방정식이었다.
이날 KCC는 2점 야투 시도 25개, 3점슛 시도 32개로 평소와는 뒤집어진 공격 패턴으로 경기에 임했다. 그래도 괜찮았다. 무려 KCC의 56.3%의 3점슛 성공률로 18개를 집어넣었기 때문이다. 팀 내 최고 3점슈터인 허웅이 9개를 던져 6개를 꽂아넣었고, 최준용도 8개를 던져 5개 메이드. 송교창과 허훈도 3개를 넣었다. 반면 ‘스페이싱’에 의한 3점슛이 주무기인 소노는 무려 51개의 3점슛을 던졌지만, 31.4%의 성공률로 16개를 넣었다. 3점슛 성공률 약 25%의 차이가 승부를 가른 셈이다.
경기 전 소노 손창환 감독은 “숀 롱에 대한 수비는 삭제했다. 피지컬이 밀리니 이런저런 꼼수로는 못 막겠더라. 숀 롱에겐 줄 만큼 주겠다. 1차전과는 다른 수비로 나서겠다”고 밑그림을 밝혔다.
숀 롱이 4점에 그쳤으니 언뜻 보면 소노의 수비가 성공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다만 이는 착각이다. 이날 KCC는 소노가 수비 패턴을 다르게 하고 나올 것을 예상해 주요 공격 루트를 숀 롱이 아닌 송교창-최준용의 3,4번 듀오의 미스 매치에 의한 페이스업 혹은 포스트업을 꺼내들었다. 송교창과 최준용은 2m가 넘는 신장을 자랑하는 송교창과 최준용은 3,4번 포지션에서 피지컬 깡패다. 소노 국내 포워드진의 1대1 수비로는 이들을 제어하기 힘들다. 결국 더블팀 등의 수비로 막아내야 한다. 다만 송교창과 최준용은 동포지션에서 볼 핸들링 능력도 최상급이다. 무리하게 자신들의 공격으로 끝내지 않고 더 좋은 위치를 점하고 있거나 노마크인 동료에게 패스를 빼줄 수 있는 능력도 있다. KCC 빅4가 이날 던진 3점슛은 수비를 달고 던진 터프샷도 종종 있었지만, 대부분이 오픈 찬스였다. 소노의 수비 전술 변화를 KCC의 빅4가 개인 능력과 사이즈로 파괴한 셈이다.
게다가 소노는 전반부터 내내 끌려다녔다. 그렇다보니 수비가 좋은 최승욱이나 김진유 등을 오랜 시간 코트에 두기보다 스페이싱에 이은 3점슛을 던질 수 있는 자원인 이재도나 임동섭, 정희재를 오래 쓸 수밖에 없다. 이는 곧 소노의 수비력 하락을 의미한다. KCC의 56.3%라는 믿을 수 없는 3점슛 성공률은 빅4의 개인 능력과 소노 선수단의 구조적 한계가 합쳐져 나온 결과였던 셈이다.
경기 뒤 소노 손창환 감독은 “3점슛을 56%의 확률로 얻어맞으면 절대 이길 수 없다. 우리는 30% 초반대에 그쳤으니 이길 수 없는 구조였다”라면서 “빅4 네명 모두 내 머리를 아프게 한다. 특히 최준용의 3점이 이렇게 들어갈 줄은 몰랐다. 허웅에게 맞은 건 그렇다쳐도 최준용이 터진게 타격이 컸다”라고 총평을 내렸다.
KCC 이상민 감독도 “소노가 외곽슛을 주더라도 숀 롱의 픽앤롤에서 롤로 들어가는 걸 막겠다는 수비 전술로 나왔는데, 우리의 외곽이 잘 터졌다. 미스 매치 상황에서 (최)준용이가 잘 넣어줬다. 공격 비중이 떨어진 숀 롱이 불만없이 잘 뛰어줬다. 전반에 숀 롱의 공격을 좀 주려고 턴오버가 나오니 ‘나 신경쓰지 말고 하라’고 하더라. 그래서 더욱 외곽 공격에 집중했고 잘 넣어줬다”라고 이날 경기를 평가했다.
고양 원정을 모두 잡은 KCC는 역대 챔프전 1,2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 85.7%를 잡았다. 부산 홈에서 9,10일 연전으로 열리는 3,4차전에서 ‘스윕 우승’의 기회를 잡은 KCC다.
그럼에도 이상민 감독은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다. “6강, 4강, 챔프전의 무게감이 다르다. 선수 땐 못 느꼈던 무게감이다. 나도 감독으로는 챔프전이 두 번째에 불과해 그 무게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 4승을 해야만 긴장감을 놓을 수 있을 것 같다. 부산 홈에서 축배를 들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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