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가 중동 전쟁으로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을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끈 채 몰래 통과해 원유를 한국·말레이시아·오만 등에 수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로이터 통신은 7일(현지시간) 업계 소식통과 에너지 리서치 업체 케이플러 및 신맥스 자료를 인용해 UAE 국영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ADNOC)가 4월 한 달간 유조선 4척에 UAE 중질유인 어퍼자쿰 원유 400만 배럴, 다스 원유 200만 배럴 등 총 600만 배럴을 실어 해협 밖으로 내보냈다고 전했다.
수출 방식은 세 가지다. 해협을 빠져나온 뒤 다른 유조선에 원유를 옮겨 싣는 선박 간 환적(STS)을 거쳐 동남아 정유소로 보내거나 오만 항구 저장시설에 하역하거나, 한국 정유소로 직접 향하는 방식이다. 특히 STS는 북한, 이란 등 국제사회 제재를 받는 국가들이 주로 사용하는 밀수 방식이다.
이란이 지난 2월28일 시작된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에 맞서 자국 원유를 제외한 호르무즈해협 통과를 사실상 봉쇄함에 따라 이라크·쿠웨이트·카타르는 수출을 중단하거나 가격을 크게 낮췄고, 사우디아라비아는 홍해 경유 수출만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전 세계 석유·가스 공급량의 5분의 1이 묶이며 국제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ADNOC는 이란 공격을 피하기 위해 AIS를 끄고 항행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이란이 대(對)미 제재를 피해 자국 원유를 몰래 수출할 때 쓰는 방법이기도 하다. 실제로 UAE는 해협을 통과하던 ADNOC 소속 빈 유조선 ‘바라카’호를 이란이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위험을 감수한 만큼 값도 후하게 받았다. 어퍼자쿰 원유 일부는 ADNOC 공식 판매가보다 배럴당 20달러 높은 사상 최고 프리미엄에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ADNOC는 지난달 말 일부 고객사에 5월부터 후자이라·오만 소하르 등 걸프만 외부 항구에서 STS 방식으로 원유를 선적할 수 있다고 통보하고, 아시아 정유사들과 추가 판매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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