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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다시 시작될 ‘소년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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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맘때쯤 ‘소년의 시간’이라는 영국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화려한 범죄 추리나 반전 대신, 범죄소년의 심리와 가족이 겪는 현실을 다큐멘터리처럼 담담히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단순히 ‘악한 가해자’가 아니라, 흔들리고 불안정한 소년의 내면과 그 주변의 상처를 정면으로 비춘 작품이었다.

 

소년범죄는 국내외에서 늘 뜨거운 관심사다. 특히 최근 촉법소년 연령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면서 13세 소년이 주인공인 이 드라마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극의 배경이 된 영국은 현대 소년사법 체계를 형성해 온 대표적인 국가로, 국가가 모든 소년의 보호자라는 ‘국친사상’에서 비롯된 ‘소년보호이념’을 가장 충실히 실천하는 국가로 평가받는다.

 

특히 2000년부터 운영된 소년비행예방팀(YOT, 현재 YJS)은 경찰 단계부터 소년원 출원 이후까지 전 과정을 전담하며 맞춤형 처우를 제공한다. 여러 분야 전문가가 함께 개입하는 구조 덕분에 최근 영국은 소년사법체계 진입 청소년 수를 약 70% 줄이는 성과를 냈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소년을 성인 시스템에서 완전히 분리해 다룬다는 점이다. 범죄의 원인을 개인의 책임으로만 보지 않고 환경과 발달 특성을 고려해 변화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김동하 법무부 소년범죄예방팀장
김동하 법무부 소년범죄예방팀장

반면 우리나라 보호관찰은 아직 성인과 소년이 같은 시스템에서 처리되고 있다. 법적으로는 소년보호처분이 장래에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소년이 성인 보호관찰 체계에 편입되면서 범죄문화를 학습하거나 스스로를 범죄자로 내면화하는 낙인의 우려도 있다. 특히 영국처럼 소년의 발달 특성에 맞춘 전문적인 처우를 제공할 수 있는 전담 기관이 없다는 점은 큰 한계다. 소년비행예방에 관한 대책을 법무부의 소규모 팀 조직이 담당하고 있는 현실도 다르지 않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뒷받침할 전담 조직과 전문 체계가 부재한 것이다. 촉법소년 보호처분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다행히 정부는 법무부 청소년비행예방센터를 중심으로 비행예방교육과 소년보호관찰을 전담해 운영하는 국정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 4월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서영교 의원은 소년과 성인을 분리하고 전담 기관에서 소년에 대한 전문적인 보호관찰 처우를 하겠다는 ‘보호관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우리 소년사법 역사에서 매우 큰 전환점이다. 영국처럼 혁신적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중요한 출발선에 서게 된 것이다. 국민들이 우려하시는 촉법소년 문제 역시 보다 정교하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인구가 줄어들수록, 한 명의 청소년이라도 다시 사회로 돌아오게 하는 일은 더욱 소중해진다. 영국 소년사법위원회의 모토는 “범죄자 이전에 소년(Children First, Offenders Second)”이라 한다. 지금, 우리도 다시 ‘소년의 시간’을 시작해야 할 시점이다.

 

김동하 법무부 소년범죄예방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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