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동안 혼자 살아온 수찬은 어느 날 췌장암 4기에 남은 시간이 6개월뿐이라는 ‘시한부 삶’ 판정을 받는다. 그는 갑자기 다가온 불행을 오히려 ‘행복한 죽음’에 이를 수 있는 길로 여기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죽기 전에 누군가를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하겠다고 결심한 수찬은 평소 ‘예기치 못한 죽음’을 ‘가장 행복한 죽음’으로 여겨온 선동에게 ‘예기치 못한 죽음’이라는 선물을 안겨주기로 결심하는데....
지난해 우리나라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40%가 넘는 1027만 가구에 이르고, 고독사 인구도 연간 4000명을 넘어서고 있다. 고독사가 더 이상 특별한 사건이 아닌, 아니 피할 수 없는 사회적 현상이 된 시대가 됐다. 이런 가운데 고독사를 ‘비참한 종말’이 아닌 ‘찬란한 축복’일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소설이 발표돼 화제가 되고 있다.
30년 넘게 신문사 기자로 활동하면서 한국과 일본에서 ‘자살’과 ‘간병 살인’ 등 죽음의 현장을 꾸준히 추적해온 윤희일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행복한 고독사’(마르코폴로)가 그것이다. 소설은 고독을 바라보는 관점의 대선회를 통해 고독사를 사회적 고립에 의한 방치가 아닌, 삶의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오직 자신으로 돌아가 맞이하는 ‘주체적인 마침표’라는 시각으로 바라본다. 이는 작가가 도쿄특파원 시절 목격한 일본인들의 ‘슈카쓰(終活, 인생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활동) 문화’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소설은 고독의 주체성을 발견한 사람만이 타인과 건강한 거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역설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삶과 죽음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묻는다. 김현정 SBS PD는 “죽음의 방식에 대한 소망을 이루어준 조력자와 이를 추적하는 수사관의 시선을 통해 윤리의 경계를 뒤흔드는 질문을 던진다”고 호평했다.
오랫동안 죽음의 문제를 천착해온 작가는 해외 6개국에서 번역 출간돼 큰 반향을 일으킨 에세이 형식의 소설 ‘십 년 후에 죽기로 결심한 아빠에게’에선 스스로 죽겠다고 계획하는 아빠와 이를 막아내려는 딸간의 애절한 이야기를 그렸고, 오페라로 제작된 또다른 장편소설 ‘코스모스를 죽였다’는 치매 간병의 비극을 슬프고도 아름답게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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