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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모성과 종교 자산의 성스러운 무게 [종교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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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수 종교전문기자 hulk198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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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이 오면 세상은 온통 그리움의 빛깔로 물든다. 수많은 이름 중에서도 부르는 것만으로 목이 메고 눈시울이 붉어지는 이름은 단연 ‘어버이’다. 자식의 굽은 길을 펴주려 당신의 등을 기꺼이 굽히고, 배고픈 자식에게 밥 한 술 더 얹어주려 본인은 물 한 바가지로 허기를 달래온 존재들. 세상의 영악한 계산법으로는 결코 가늠할 수 없는 ‘내리사랑’의 절대적 표상, 그 가없는 품을 인간은 평생 그리워하며 살아간다. 

 

최근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의 한학자 총재를 향한 수사기관의 날 선 칼날을 보며, 그를 ‘참어머니’, ‘평화의 어머니’로 모시는 세계의 많은 이들이 비통함을 느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가 권력이 간과하고 있는 종교의 특수성과 그 안에 담긴 숭고한 모성적 책임을 다시금 짚어보아야 한다.

 

현재 수사당국은 한 총재의 자금 운용을 일반 기업의 회계 잣대로 재단하려 한다. 하지만 창설자 중심의 카리스마형 종교에서 자금은 일반 법인의 공금과는 그 본질부터 궤를 달리한다. 신도들이 바치는 정성은 특정 조직의 운영비로 쓰이길 바라는 마음을 넘어, 교주의 사명과 평화 운동 그 자체에 헌신하는 마음의 결정체다. 즉, 교단의 자금은 창설자의 종교적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섭리 자금’이며, 이는 신도들과의 영적 약속이 담긴 공적 자산이다.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정성수 종교전문기자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교주 재세 시기의 종교 운영이 일반 회사의 경영과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이다.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종교는 창설자 사후에야 비로소 제도화, 법인화, 시스템화의 길을 걷게 된다. 그러나 창설자가 생존해 활동하는 시기에는 규정된 시스템보다 창설자의 카리스마적 권위와 종교적 상징성이 조직 전체를 이끄는 동력이 된다. 이러한 역사적·종교적 맥락을 무시한 채 현대 기업의 회계 논리만 일률적으로 들이대는 것은 위험하다. 자칫 정치적·사회적 분위기에 따라 언제든 특정 종교를 범죄화하는 도구로 악용될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 총재가 관리하는 자산은 결코 개인의 안락을 위한 사유재산이 될 수 없다. 이는 그가 평생을 걸쳐 보여준 ‘인류의 어머니’로서의 행보에서 명확히 드러난다. 대표적인 장면이 아프리카 세네갈 고레섬 방문이다. 수백 년간 수많은 생명이 노예로 끌려간 비극의 현장에서 그는 역사의 어둠 속에 버려졌던 자식들을 찾는 어머니의 심정으로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이제는 아무도 원한 맺힌 눈물을 흘리지 않게 하겠다”며 드린 '해원(解寃)'의 기도는 단순한 종교의식을 넘어 상처 입은 인류를 품어 안으려는 모성 그 자체였다. 그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의료시설이 전무한 섬 주민들을 위해 구호선 ‘피스 윙즈(Peace Wings)’호를 기증했다. 자식의 아픔을 지켜보지 못하는 어머니의 실제적인 손길이 자금을 통해 생명으로 피어난 것이다.

 

또한, 그가 제정하여 운영 중인 ‘선학평화상’은 이러한 모성적 자금 운용의 정점을 보여준다. 미래 세대를 위한 평화와 인류 복지를 위해 헌신한 인물들을 발굴하고 격려하는 이 상은 한 개인의 재력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오히려 종교적 자산이 어떻게 사적 영역을 넘어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실현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공적 이행의 산물이다. 한 총재에게 자금이란 결코 개인의 소유물일 수 없다. 전 세계의 소외된 자녀들을 보살피고 더 나은 미래를 빚어내기 위해 잠시 맡아 관리하는 ‘성스러운 비상금’과 같다.

 

그가 교회 자금을 지키기 위해 가족 간의 송사라는 아픈 풍파를 감내했던 이유 또한 명확하다. 그것은 세계 신도들이 정성으로 일궈낸 공적 자산을 지켜내어 더 큰 공익을 위해 써야 한다는 어머니로서의 처절한 책임감이었다. 친자녀보다 해외 선교사와 고통받는 이들을 먼저 챙겨온 그의 생애를 돌이켜볼 때, 해당 자금을 개인 횡령이라는 프레임으로 가두는 것은 종교적 맥락과 역사를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처사다.

 

지금의 수사가 종교적 상징성을 훼손하고 평범한 직원들과 다자녀 가정들의 생계를 위협하는 ‘표적 수사’로 비쳐서는 안 된다. 법 집행은 냉정해야 하지만, 동시에 특정 공동체의 생존 기반과 역사적 특수성을 존중하는 절제가 필요하다. 한 총재가 짊어진 자금의 무게는 권력이 아니라 책임의 무게이며, 사유(私有)가 아니라 공유(共有)의 가치를 지닌다. 국가와 사회는 특정 공동체를 향한 대중적 반감이나 고정관념에 기대지 말고, 한 생애를 인류 구원과 평화에 바쳐온 거룩한 모성의 진심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아야 한다. 거친 풍파 속에서도 울타리를 지키는 어버이의 마음을 이해할 때, 비로소 정의로운 법치와 종교의 자유는 공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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