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엔 9800 가능” 전망도
당국 “증권업 본연기능 충실해야”
코스피가 7000선을 뚫은 지 하루 만에 장중 7500선마저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반도체 랠리에 힘입어 코스피가 연내 9000, 내년에는 9800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증권사들의 장밋빛 전망도 쏟아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는 증권업계를 향해 시장 호황에 기댄 손쉬운 수익 창출을 경계하며 모험자본 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촉구하고 나섰다.
◆외인 7조 매도에도 코스피 최고치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105.49포인트(1.43%) 오른 7490.05에 거래를 마쳤다. 114.51포인트(1.55%) 뛴 7499.07로 출발한 지수는 장중 7531.88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점을 고쳐 썼다. 외국인이 역대 최대 규모인 7조1527억원을 순매도하며 강한 매물 폭탄을 던졌지만, 개인(5조9905억원)과 기관(1조981억원)이 물량을 받아내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연일 이어지는 랠리에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 규모는 캐나다를 제치고 단숨에 세계 7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코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0.99포인트(0.91%) 내린 1199.18로 장을 마감하며 이틀 연속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날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 출회에도 각각 2.07%, 3.31% 오르며 신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유통 산업 업종으로 수급이 이동하며 삼성물산(7.86%), 현대백화점(5.66%) 등도 강세를 보였다.
반대로 전날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던 한화투자증권(-9.39%), 미래에셋증권(-5.73%) 등 증권주들은 일제히 약세로 돌아섰다.
◆증권가 “전례 없는 호황”
지수가 고공 행진하면서 글로벌 투자은행과 국내 증권사들은 일제히 코스피 목표치를 잇달아 상향 조정했다.
NH투자증권은 자기자본비율(COE) 상승을 상회하는 주당순이익(EPS) 추정치 증가세와 외국인 자금 유입에 따른 환율 안정 등을 근거로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7300에서 9000으로 대폭 높였다. 씨티그룹 역시 목표치를 종전 7000에서 8500으로 상향했다. 한국 메모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설비투자 국면에서 구조적 수혜를 입으며, 과거 2001~2007년 사이클을 크게 상회하는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릴 것이란 분석이다.
유진투자증권은 반도체 이익 상향을 반영해 올해 코스피 적정 수치를 8100으로 제시하고, 내년에는 9800선까지 도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2~3분기 이후 반도체 수출 증가율의 기저효과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어 단기 상승 속도에 대한 경계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증시 폭등으로 증권업계가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금융당국은 냉정한 현실 인식을 주문하며 업계를 압박했다.
◆권대영 “과열 리스크 관리”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7일 ‘금융투자업권 모험자본 역량강화 협의체’를 주재한 자리에서 증권사들의 사상 최대 실적에 대해 “안목과 역량에 바탕을 둔 것인지, 반도체 슈퍼사이클 등 외부환경에 기인한 것인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권 부위원장은 자본 규모가 비약적으로 커진 증권사들이 혁신 기업 육성이라는 마중물 역할보다 손쉬운 수익 창출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위험 뒤에 가려진 성장 잠재력을 선별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증권업의 존재 이유”라며 비즈니스 모델 복제를 통한 제로섬 게임에서 벗어나 혁신적 차별화에 집중할 것을 당부했다.
당국은 시장 과열 양상에 대한 리스크 관리도 강조했다. 권 부위원장은 “유동성 파티가 끝난 후 부실자산이 터져 나오는 광경을 반복해서 봤다”며 파생결합증권과 발행어음 등 새로운 자금 조달 기능 확대에 따른 철저한 대비를 주문했다.
한편 이날 공개된 1분기 종합투자사업자의 모험자본 공급액은 9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은 2028년까지 모험자본 의무 공급 비율을 현행 10% 수준에서 25%까지 단계적으로 끌어올려 증권사들의 자금 공급 확대를 강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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