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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을 가능으로… 극한 노동이 만든 ‘스페이스X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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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선임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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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이스X 일론 머스크/에릭 버거 저자/장용원 옮김/상상스퀘어/2만6000원

 

전기자동차 혁명을 선도한 테슬라 최고경영자로 익숙한 일론 머스크이지만 그의 비범한 인생 최종 목표는 화성 인류 진출이다. 성공의 발판이 된 페이팔(공동창업)이나 테슬라(초기 투자자)는 2002년 그가 창업한 스페이스X로 가기 위한 이정표였을 따름이다.

허황된 꿈으로 여겨졌던 스페이스X의 화성탐사는 기적 같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10월 화성탐사선 스타십 11차 시험비행은 지구 궤도와 달을 넘어 화성과 그 너머까지 승무원과 화물을 보낼 수 있는 재사용 운송시스템으로서 가능성을 입증했고, 이제 12일(현지시간)에는 3세대 스타십이 처음 발사될 예정이다.

 

에릭 버거 저자/장용원 옮김/상상스퀘어/2만6000원
에릭 버거 저자/장용원 옮김/상상스퀘어/2만6000원

민완기자가 오랫동안 스페이스X 안팎을 취재한 신간은 이러한 ‘기적’을 머스크 한 사람의 영웅담으로 포장하지 않는다. 팰컨9과 드래건, 그리고 재사용 로켓이 어떻게 오늘의 스페이스X를 만들었는지 집요하게 추적한다.

스페이스X의 성공을 설명하는 핵심 단어는 재사용이다. 기존 우주산업은 거대한 로켓을 한 번 쓰고 버리는 방식에 익숙했다. 머스크는 여기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비행기가 한 번 날고 버려진다면 항공산업은 성립할 수 없다. 로켓도 마찬가지라는 논리였다.

신간은 그 불가능이 가능으로 바뀌는 과정을 현장감 있게 복원한다. 발사대 폭발과 위성 손실, 그리고 바지선 착륙 실패가 이어지는 동안 스페이스X 내부에서는 좌절보다 개선이 빨랐다. 실패를 숨기지 않고 데이터로 삼는 태도는 회사의 문화를 규정했다.

스페이스X는 위대한 기업인 동시에 혹독한 조직이다. 직원들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정과 기술 목표를 감당해야 했다. 저자는 스페이스X의 성공이 수천 명의 엔지니어와 기술자들의 극한 노동 위에서 가능했다고 쓴다. 일주일 80시간 이상 근무가 예외가 아니었고 중요한 프로젝트 때는 회사가 곧 삶의 전부가 됐다.

머스크의 리더십도 양면적으로 그려진다. 그는 누구보다 먼 미래를 보았고 그 미래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조직을 밀어붙였다. 동시에 그 방식은 많은 사람에게 가혹했다. 일부 직원이 머스크의 행동과 회사 문화에 문제를 제기하는 공개서한을 썼고 그 여파로 해고된 일도 있었다.

저자는 머스크의 결함과 성취를 함께 놓고 본다. 그는 낡은 우주산업의 문법을 깨뜨렸다. 빠르게 만들고 빠르게 실패하고 다시 고치는 방식은 전통적 항공우주 기업의 보수적 개발방식과 달랐다. NASA와의 협력과 긴장, 보잉 등 기존 강자와의 경쟁, 민간 우주비행의 확장은 모두 이 변화의 결과였다.

우주개발사를 다룬 책이지만 동시에 조직과 리더십 그리고 혁신의 본질을 묻는 책이다. 혁신은 누구의 공인가. 한 사람의 비전인가, 그것을 실행한 팀의 땀인가. 대의를 위해 사람과 조직은 어디까지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가.

화성은 아직 멀다. 스타십의 성공도 완성형이라기보다 과정에 가깝다. 한 기업의 성공담을 넘어 인류가 다시 우주를 향해 시선을 돌리게 된 시대의 공기를 포착한다. 우주가 다시 미래 산업의 중심으로 돌아온 지금, 그 변화가 어떤 폭발음과 노동, 그리고 집념 위에서 시작됐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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