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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아들 현준에게 [詩의 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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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도

시를 쓴다며 가까운 이들에게 폐만 끼치다 간다 남

의 몸을 먹으며 살았으니 육체나마 숲의 동물들에

게 돌려줘야겠다 찾지 말아라 내 뜻과 달리 사체가

발견된다면 사람들에게 알리지 말고, 평소에 걸치

던 옷으로 감싸 밭 가장자리에 묻어다오 봉분은 만

들지 말아다오
훗날 생각이 나면, 묻은 곳에 네가 좋아하는 과일

나무를 심어다오

-시집 ‘별 볼 일 없는 데만 가게 된다’(창비) 수록

 

●유승도
△1960년 서천 출생, 1995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 시집 ‘작은 침묵을 위하여’, ‘차가운 웃음’, ‘일방적 사랑’, ‘하늘에서 멧돼지가 떨어졌다’ 등 발표. 산문집 ‘촌사람으로 사는 즐거움’, ‘세월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여도 서러워하지 마 화내지도 마’ 등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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