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의 인생수업(성기철, 을유문화사, 1만8000원)=20세기를 대표하는 지성 버트런드 러셀은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수학·철학·교육을 넘나들며 학문의 정점에 섰지만, 그의 삶은 네 번의 결혼과 투옥, 노년의 반전시위까지 굴곡으로 가득했다. 그는 자신이 주장한 바를 몸소 실천하며 불이익을 받았지만 굴하지 않았고, 마음껏 사랑하며 누구보다 행복한 삶을 살았다. 책은 러셀의 98년 인생에서 길어올린 24개의 키워드를 다섯 개의 주제(사랑, 지식, 교육, 불행, 행복)로 나누어 살핀다. 언론인 출신인 저자의 인문학적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철학자·심리학자·작가의 이야기를 곁들여 러셀의 사유를 오늘의 언어로 풀어냈다.
아빠의 도시락 편지(크리스 얀들, 최지영 옮김, 이야기장수, 1만8500원)=학교에서 ‘왕따’를 당해 혼자 점심을 먹어야 했던 초등학교 4학년 딸에게 아빠가 1년간 도시락 가방 안에 담아 보낸 편지를 엮은 책이다. 대학 스포츠홍보 전문가로 일하다가 직장 내 괴롭힘과 계약 종료로 한순간에 직장을 잃는 최악의 상황에 있던 아빠는 말수가 줄고, 자주 짜증을 내는 딸의 모습에 고민하다가 매일 편지를 쓰기 시작한다. 자신을 똑 닮은 내성적인 아이에게 열렬한 관심을 담아 보낸 아빠의 ‘팬레터’였다. 아빠는 공부를 더 잘하는 법이나 성공하는 법, 더 많은 친구를 얻는 법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대신 사람들에게 다정하게 대하라거나 실패해도 괜찮고, 완벽한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혁명을 준비하는 시간(갈 베커만, 손성화 옮김, 어크로스, 2만5000원)=세상을 바꾼 급진적 생각은 한순간에 현실이 되지 않는다. 흔히 혁명이라고 하면 거리의 함성 같은 폭발의 순간을 떠올리지만 소수의 대화에서 시작된 생각이 자라기까지 매우 길고 고요한 시간을 견뎌야 한다. 이 책은 잘 알려지지 않은 선구자들의 역사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생각이 느리고 끈질긴 연결 속에서 자라났음을 보여준다.
즐기는 뇌가 AI도 잘 씁니다(이케가야 유지, 이선주 옮김, 21세기북스, 1만8000원)=뇌와 인공지능(AI) 융합 연구를 해온 일본 뇌과학자가 AI와 인간의 뇌가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 풀어낸 교양서다. AI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함께 사고하는 파트너’로 재정의하며 AI의 개념과 구조부터 활용 전략, 윤리적 쟁점, 최신 연구와 인간과의 공존 방향까지 정리했다. 저자는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손에 넣은 지금, 그 가능성을 최대한 끌어내기 위해 뇌와 AI가 어떻게 협력해야 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기”라며 인간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AI가 바둑을 이길 수는 있어도, 바둑을 즐길 수는 없다”는 문장으로 그 답을 제시한다.
우정이라는 감각(김서나경, 돌베개, 1만5000원)=2022년 창비어린이 신인문학상을 받은 김서나경 작가의 첫 청소년소설집이다. 우정과 연대를 밀도 있게 담아낸 일곱 편의 이야기가 실렸다. 부모의 양육권 포기로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이서’, 돈벌이로 바쁜 부모의 빈자리를 메우느라 속앓이하는 ‘푸른빛’과 ‘시내’, 강압적인 아빠에게 존중받고 싶은 ‘보람’, 소문에 휘둘려 친구와 절교한 걸 뒤늦게 후회하는 ‘아람’ 등 저마다 고민을 안은 소설 속 인물들은 친구관계에서 얻은 성찰을 통해 자신의 세계를 조금씩 넓혀 나간다.
셋이 되어 버렸다(김화요, 근하 그림, 1만3500원)=제12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대상, 제28회 눈높이아동문학상 대상을 받은 김화요 작가의 신작이다. 친한 친구 하나 없이 새 학년을 맞이한 ‘여울’에게는 소망이 하나 있다. 서로에게 1순위가 되어 줄 단짝을 만드는 것. 그런 여울 앞에 ‘자은’이 나타나고, 여울과 자은은 순식간에 단짝이 된다. 감정 기복이 크고, 모든 것에 급을 매기는 자은이 가끔 당혹스러울 때도 있지만, 여울은 단짝이 생긴 것만으로도 만족스럽다. 그러던 어느 날 자은의 기준에서 최상급인 친구 다빈이 두 사람에게 함께 다니기를 제안한다. 자은은 아이돌 콘서트의 옆자리, 체험학습 장소로 이동하는 버스의 옆자리를 여울이 아닌 다빈으로 채우고, 여울은 ‘셋’ 안에서 점점 흐릿해지는 자신의 모습을 본다. “셋이 같이 다니자는 말은, 다시 혼자가 된다는 말 같았다.” 짝이 생기면 남은 한 명은 혼자가 될 수밖에 없는 셋이라는 불안한 구도 속에서 흔들리는 아이들의 마음을 세심하게 보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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