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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팬들 가슴에 대못 박은 KBO ‘암표 광풍’…3개월 ‘법 공백’의 습격 [권준영의 머니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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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영 기자 kjyk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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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2만원이 30만원으로”…팬들 눈물로 쌓아 올린 ‘암표 생태계’
13배 폭등한 티켓값…팬의 좌석, 자본의 상품이 되다
‘클릭 전쟁’ 패배한 팬들…표는 사라지고 가격만 남아
8월 말 법 시행 전 ‘마지막 대목’…단속 비웃으며 폐쇄형 SNS로 숨어든 암표상들

2026년 프로야구가 개막한 지 약 한 달 반. 야구장 관중석에는 MZ세대와 여성 팬들의 환호가 넘쳐나지만, 예매창 뒤편에선 팬들의 비명이 터져 나온다. 그 이면의 ‘블랙마켓’은 과열된 자본 경쟁 속에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

 

올해 한국야구위원회(KBO) 리그는 개막 14일 만에 100만 관중, 117경기 만에 2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역대 기록을 연이어 갈아치웠다. 평균 관중도 1만7000명을 웃돌며 전년 대비 증가세를 이어가는 등 ‘흥행 폭발’ 국면에 들어섰다.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구글의 AI Gemini 생성 이미지
위 사진은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생성된 가상의 이미지입니다. 구글의 AI Gemini 생성 이미지

이 같은 흥행 열기는 ‘예매 전쟁’으로 이어졌다. 암표는 더 이상 경기장 앞 ‘보따리상’의 영역이 아니다. 치밀한 데이터 수집과 자본력을 갖춘 이른바 ‘암표 주식회사’들이 조직적 폭리를 취하며 팬들의 관람권을 인질로 붙잡고 있다.

 

KBO 인기 경기는 예매 시작 직후 동시 접속자가 급증하며 대기열이 수만 명에서 수십만 명까지 치솟는다. 일부 경기는 예매가 열리자마자 매진되며 일반 팬들의 접근 자체가 차단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총 117경기 중 65경기가 매진돼 약 56%의 매진율을 기록, ‘공급 부족 구조’가 굳어졌다. 표를 구하지 못한 팬들의 일부 수요가 암표 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감지된다.

 

7일 경찰청에 따르면, 프로야구 개막 이후 최근까지 집계된 고액·다량 암표 의심 거래는 총 186건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과거 길거리 암표상과 달리, 단일 계정으로 수십 장의 연석을 확보한 뒤 플랫폼별로 물량과 가격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움직였다. 자본 조달부터 유통까지 역할을 분담한 ‘기업형 암표 조직’ 정황도 드러났다.

 

폭리의 수준은 이미 임계치를 넘었다. 개막전 당시 정가 2만원대 좌석이 최대 13배 수준까지 치솟아 30만원대에 거래된 사례도 확인됐다. 팬들의 관람 수요가 암표 조직의 수익 구조로 편입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조직적 암표 거래 확산 양상은 정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2~3월 접수된 암표 신고 및 모니터링 건수는 1만6000건으로, 이미 지난해 상반기 전체 수준에 근접했다. 한국소비자원 역시 1분기 암표 관련 사기 상담이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들의 진화 속도가 법의 문턱보다 빠르다는 점이다. 매크로 사용 등 부정한 방법으로 입장권을 거래할 경우 부당이득의 최대 50배 수준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오는 8월 28일 시행될 예정이다. 하지만 암표상들은 법 시행 전까지 남은 3개월을 ‘마지막 대목’으로 보고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Open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OpenAI의 대화형 인공지능 ChatGPT 생성 이미지.

단속을 비웃는 이들의 행태는 ‘시간’뿐만 아니라 ‘장소’에서도 나타난다. 국회 문체위 소속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실의 자료에 따르면, 단속이 강화된 공개 플랫폼을 피해 해외 IP 우회 접속이나 추적이 어려운 ‘폐쇄형’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 등으로 거래 거점을 옮기는 ‘풍선 효과’가 뚜렷하다. 공개된 광장에서 수사망이 닿지 않는 밀실로 숨어든 이들은 한층 대담하게 가격을 조작하고 있다.

 

암표는 스포츠의 근간인 ‘공정 관람권’을 자본의 논리로 훼손하는 명백한 위법 행위다. 지난 3월 출범한 민관협의체가 이상 거래 탐지 시스템(FDS)을 가동 중이지만, 해외 거점 조직이나 개인 간 은밀한 거래를 막기엔 역부족이다. 해외 주요국이 가격 제한 등 강한 규제에 나선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여전히 사후 대응에 머물러 있다. 문제의 본질은 단속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수요는 넘치고 공급은 묶인 상황이 지속되면, 암표는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더 정교해질 뿐이다.

 

결국 8월 법 시행을 앞두고, 현재 진행 중인 186건의 수사 결과가 부당이득 환수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제도 정착의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이를 위해 블록체인 기반 대체불가토큰(NFT) 티켓 도입과 예매 플랫폼 간 정보 공유 의무화 등 구조를 겨냥한 입체적 대응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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