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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 딜레마’ 더 깊어진 韓… 병력 확보·국회 동의 곳곳 난제 [호르무즈 한국 선박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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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찬·김태욱·반진욱 기자, 세종=이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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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군사기여 요구에 대응 고심

정부, 사태 파악 뒤 후속대응 방침
파병 참여 땐 대규모 병력 필요
이란과 고위급 소통 이어온 韓
대미 공조와 병행 유지도 부담

동맹보복 나선 美… 韓 투자 속도전
내달 대미 투자 특별법 시행에도
1호 프로젝트 윤곽 아직 안 나와
산업장관 방미… 협상 구체화 주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한국 선박 사고와 관련, 한국에 군사작전 참여를 압박하면서 정부의 외교·안보적 딜레마가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사고 원인 규명을 비롯한 상황 파악을 우선하고 있으나, 호르무즈해협을 둘러싼 상황이 급변할 경우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외교·안보 분야 옵션은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외교·안보 이슈가 경제 분야에까지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막기 위한 정부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이란, 전쟁과 무관한 나라 공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중소기업 초청 행사를 마친 뒤 자리를 떠나기에 앞서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란이 한국 화물선을 포함해 (전쟁과) 무관한 나라를 향해 공격을 가했다”며 호르무즈해협 개방을 위한 자국 작전에 한국의 동참을 압박했다. 워싱턴=EPA연합뉴스
“이란, 전쟁과 무관한 나라 공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중소기업 초청 행사를 마친 뒤 자리를 떠나기에 앞서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란이 한국 화물선을 포함해 (전쟁과) 무관한 나라를 향해 공격을 가했다”며 호르무즈해협 개방을 위한 자국 작전에 한국의 동참을 압박했다. 워싱턴=EPA연합뉴스

◆‘선 조사 후 대응’, 군사적 옵션 가능할까

정부는 이번 사고 원인이 외부의 공격인지, 선박에서 발생한 문제인지를 먼저 파악한다는 입장이다. 사고 원인에 따라 후속 대응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간 군 당국은 종전 후 기여 방식을 주로 다루는 영국·프랑스 주도의 호르무즈해협 재개방 지원 관련 논의에 참여해왔다. 미국이 호르무즈해협의 상업적 통항 재개를 위해 최근 제안한 ‘해양자유연합’에 참여하는 방식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에 이어 또다시 한국의 군사적 기여를 압박하면서 호르무즈해협 작전에 참여하는 문제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군사적 개입을 위해서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지상·해상·공중에서 고강도 위협이 존재하는 호르무즈해협에서의 군사작전은 함정 1척으론 불가능하다. 방공 및 지휘통제 기능을 갖춘 이지스구축함과 호위함, 기뢰 제거용 소해함, 연료와 탄약 등을 보급할 군수지원함 등이 포함된 해상 전투전단을 꾸려야 한다. 이는 청해부대 규모를 뛰어넘는 대규모 파병을 의미한다. 대북 군사대비태세와 영해 수호 등 한반도 주변 해역 임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덴만에서 활동하는 청해부대를 투입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란 전쟁으로 홍해-바브엘만데브해협-아덴만을 지나는 항로를 이용하는 선박이 늘면서 소말리아 해적의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 청해부대로선 아덴만 일대에서 소말리아 해적의 상선 납치 시도를 저지하는 것이 급선무다.

국회 동의도 변수다. 실질적으로 전시 상황인 호르무즈해협에 해군 전력을 보내는 것은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외교적으로는 대미 공조를 유지하면서 대이란 외교 채널을 관리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 한국은 2월 28일 중동 전쟁 발발 이후 이란과 고위급 소통을 이어온 몇 안 되는 국가이자, 특사를 파견한 유일한 국가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군사적 개입에 나설 경우 대이란 외교 레버리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각에서 해군 전력을 단기간 내 파견하는 대신 연락장교 파견이나 외교적 지지 등의 제한적 기여를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은 이런 사정과 무관치 않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뉴스1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뉴스1

◆정부, 대미 투자 세부 내용 조율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 불참을 이유로 유럽연합(EU)에 경제 보복을 시작한 가운데,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3월에 이어 2개월 만에 미국을 찾는다.

5일 출국한 김 장관은 캐나다 오타와에서 하루 일정을 소화한 뒤 6일(현지시간) 워싱턴으로 날아가 8일까지 머무른다. 그는 이 기간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을 포함한 미국 정부 주요 인사와 전략적 투자 예비협의를 진행한다. 동시에 미 의회를 대상으로 대미 투자, 통상 현안과 관련한 우리 입장을 설명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장관의 방미 관련 핵심 의제는 ‘대미투자 협상 구체화’다. 다음 달 18일 대미투자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구체적인 투자 세부내용에 대한 조율에 들어갈 전망이다.

산업계에선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 선정과 지원 방식을 둘러싼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 내다본다. 지난 3월 대미투자 특별법이 제정된 후 한·미 양국 간 실무 협의가 이어졌지만 뚜렷한 결과물을 내놓진 못했다. 이르면 3월 중 대미투자 1호 프로젝트가 윤곽을 드러낼 것이란 산업계 전망도 빗나갔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된 데다 쿠팡 이슈로 한·미 관계 이상 조짐까지 겹치며 추진 동력이 약화된 탓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협력하지 않는 동맹국을 상대로 관세 인상에 나서자 재계에선 대미 투자 협상이 더 지체되면 한국이 ‘경제 보복’ 대상이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대미 투자 협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지만 1호 프로젝트를 구체화하지 못한 상태다. 대미투자 특별법이 본격 시행되는 6월에나 구체적인 투자안이 확정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투자안이 확정되면 관련 업계에 정부의 지침이 내려올 텐데, 아직 지침을 받은 기업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1호 프로젝트가 정해지면 유관 기관과 기업을 모아 본격적인 준비를 시작할 텐데, 그때쯤이면 투자 내용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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