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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성장 동력된 ‘순천만 모델’ 지방소멸 해법 찾다 [지방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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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김선덕 기자 sd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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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5각 성장전략’ 본궤도

전남도 내 인구·예산·청렴도 1위 석권
순천만국가정원 작년 110억 자체수익
새로운 도시 성장 모범 사례로 떠올라

여수·광양 중화학 공업 구조 체질 개선
문화·바이오 결합… 치유산업 새 먹거리
향후 우주항공산업진흥원 유치 추진도

전남 순천시가 생태도시라는 정체성을 기반으로 산업·경제·정주여건까지 확장한 ‘5각 성장 전략’을 완성 단계로 끌어올리며 지방소멸 해법의 선도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인구·예산·청렴도 3대 지표에서 1위를 동시에 달성한 순천은 단순한 지역 거점을 넘어 남해안권 중심도시로의 도약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체류형 관광으로의 전환을 이끌 특급호텔 투자 유치까지 성사시키며 남해안 중심도시로 가는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이 같은 기반 위에서 순천시는 전남 동부권 제조업 쇠퇴에 선제 대응하며 문화콘텐츠·우주방산·그린바이오·치유 등 미래 산업 축을 본격 가동하고 있다. 특히 전남·광주 행정통합이라는 변수를 RE100(필요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 반도체 국가산단 유치의 기회로 삼아 여수·광양 중화학공업 구조 재편까지 주도하며 지방소멸 대응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문화·우주·바이오·치유 ‘4각의 성장동력’

6일 순천시에 따르면 시는 2026년 현재 22개 시·군 가운데 인구·예산·청렴도 1위라는 기록을 동시에 달성한 유일한 도시다. 이는 민선 8기 들어 노관규 시장이 일관되게 추진해 온 ‘도시가 스스로 미래를 설계하고 중앙정부를 설득해 재원을 확보하는’ 이른바 ‘순천형 전략’의 성과로 평가된다.

그 중심에는 순천만국가정원이 있다. 2013년과 2023년 두 차례 국제정원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데 이어 3년 연속 연간 400만명 이상이 찾는 국내 대표 정원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특히 지난 한 해 약 110억원의 자체 수익을 올리며 생태자원이 지역경제를 실질적으로 견인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오일머니’를 잇는 ‘가든머니’라는 새로운 도시 수익 모델이 현실화된 것이다.

이 같은 재정 기반은 시민 체감 정책으로 이어졌다. 순천시는 2025년 전 시민에게 1인당 20만원의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한 데 이어 2026년 상반기에도 자체 재원을 활용해 15만원 지급을 결정했다. 두 차례 모두 지방채 발행 없이 추진됐다는 점에서 전남 1위 도시다운 재정 건전성과 유능한 행정 역량을 동시에 입증했다는 평가다.

순천시는 철강·석유화학 중심의 전남 동부권 산업구조가 한계에 직면하자 도시의 지속 성장을 위해 산업 다각화를 꾸준히 추진해 왔다.

첫 번째 축은 문화콘텐츠산업이다. 글로벌 문화산업 거점도시 도약을 목표로 2025년까지 관련 기업 37개를 유치하며 기반을 구축했다. 원도심 클러스터에는 웹툰 기업 ‘케나즈’가 자리 잡았고, 올해 3월에는 ‘퇴마록’, ‘유미의 세포들’ 등을 제작한 애니메이션 기업 ‘로커스’가 순천만애니클러스터에 입주했다. 여기에 전략펀드 조성과 인재양성 거점 구축까지 병행하며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두 번째 축은 우주·방산산업이다. 율촌산단 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발사체 제작센터는 차세대 발사체 누리호 6호기 제작의 핵심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순천시는 누리호 6호기에 자체 개발 위성 ‘순천SAT’ 탑재를 목표로 순천대·조선대·전남TP와 협력체계를 구축하며 호남권 최초 위성개발 도시 도약을 공식화했다. 향후 전남·광주 행정통합에 따른 공공기관 이전과 연계해 우주항공산업진흥원 유치에도 나설 계획이다.

세 번째 축은 그린바이오산업이다. 전통 농업을 첨단산업으로 전환하는 전략으로, 승주읍 일원에 620억원을 투입해 조성 중인 전진기지가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지구로 지정되면서 정책 인센티브를 확보했다. 이를 기반으로 기획·연구·실증·사업화·인력양성을 아우르는 전주기 바이오 산업벨트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순천시는 ‘치유도시’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제시했다. 순천만과 국가정원, 갯벌, 동천 등 생태 자원을 치유 자산으로 전환해 문화콘텐츠·그린바이오산업과 결합한 치유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비 160억원이 투입되는 갯벌치유관광플랫폼을 거점으로 치유관광산업 육성지구 지정과 콘텐츠 산업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찾아오는 도시’를 넘어 ‘머물고 정착하는 도시’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RE100 반도체 국가산단 유치 위해 총력

순천시는 동부권 산업 위기에 선제 대응해온 흐름을 바탕으로 전남·광주 행정통합을 산업 경쟁력 회복의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통합 과정에서 청사 위치 등 형식적 논쟁에 매몰되기보다 동부권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전환할 RE100 반도체 국가산단 유치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여수 국가석유화학단지와 광양 제철단지는 지난 40여년간 대한민국 산업 성장을 견인해 왔지만, 탄소중립과 글로벌 경쟁 심화로 구조 전환 압력에 직면해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전남 동부권에 조성될 경우 여수는 반도체용 고순도 황산 등 스페셜티케미칼 산업으로, 광양은 수소환원제철과 희귀가스·소재·장비 산업으로 재편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순천은 재생에너지 기반, 풍부한 산업용수, 확보된 산단 부지, 편리한 교통망에 더해 생태를 기반으로 구축한 정주환경까지 갖추며 반도체 산업 유치의 핵심 입지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 민선 8기 들어 유통·방송·우주·조선 등 다양한 산업군 기업들이 순천에 잇따라 둥지를 틀었다. 코스트코, 여수MBC,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에코텍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연향들 도시개발사업을 통한 체육·생활 인프라 확충과 함께 순천만에서 국가정원·도심으로 이어지는 생태축 정비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관광 인프라도 한층 고도화되고 있다. 제너시스 BBQ 그룹의 7000억원 규모 호텔 투자 유치가 성사되며 체류형 관광 기반이 본격 구축되고 있다. 정주여건 역시 전방위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전남 최초 달빛어린이병원과 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를 포함한 지역완결형 의료체계, 전국 표준으로 확산된 보육 정책이 대표적이다. 특히 ‘영아안심반’은 교사 1명당 영유아 2명을 돌보는 촘촘한 돌봄 모델로 정부 정책으로 채택돼 전국으로 확산됐다.

이처럼 의료·보육·생태 인프라를 모두 갖춘 도시는 전남 동부권에서 순천이 유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수동 순천시 전략기획국장은 “생태도시로 축적한 도시 브랜드를 산업경제 성장 동력으로 전환하는 순천의 실험이 지방소멸이라는 국가적 과제의 해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관규 순천시장 “전남·광주 통합 산업재편 기회로… RE100 반도체 산단 유치 집중”

 

“순천의 성공 모델이 지방소멸이라는 국가적 과제의 해법이 될 것입니다.”

 

노관규(사진) 전남 순천시장은 6일 “순천은 도시의 미래를 스스로 설계하고 중앙정부와 기업을 설득해 자원을 끌어오는 전략을 일관되게 추진해 왔다”며 이 같이 밝혔다. 노 시장은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그 결과 생태자산이 정주여건과 경제 기반으로 확장되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순천은 현재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인구·예산·청렴도 1위를 동시에 기록하며 지역 내 위상이 한껏 올라간 상황이다. 노 시장은 이 같은 성과 요인으로 △리더의 청사진 △공직자의 실행력 △시민의 지지를 꼽았다. 특히 순천만과 국가정원을 중심으로 축적한 생태자산이 도시 경쟁력의 핵심 기반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노 시장은 “생태는 단순한 관광자원이 아니라 도시를 살리는 경제자산”이라고 말했다.

 

순천이 시작한 맞춤형 보육 정책은 전국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순천이 도입한 ‘영아안심반’은 교사 1명이 영유아 2명을 돌보는 방식으로 올해 정부 정책으로 채택됐다. 노 시장은 “지방정부도 충분히 중앙 정책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며 “출산·보육·정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전남·광주 행정통합과 관련해서는 산업 재편의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노 시장은 “동부권을 이끌어온 석유화학과 철강 산업은 구조 전환이 불가피한 단계”라며 “이제는 그 위에 첨단산업을 얹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청사 위치 같은 논쟁에 매몰되기보다 RE100 반도체 국가산단 유치에 집중해야 한다”며 “순천은 재생에너지, 산업용수, 부지, 정주환경을 모두 갖춘 도시”라고 강조했다.

 

노 시장은 주요 성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형 누리호 발사체 고도화사업 단조립장’ 기반시설을 언급하며 “우주항공산업진흥원을 유치하면 연구·제조·행정이 결합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관광 산업의 체질 개선도 속도를 내고 있다. 제너시스 BBQ 그룹의 대규모 호텔 투자 유치로 체류형 관광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노 시장은 “연간 800만명 이상의 방문 수요를 체류로 전환해 도시 경제 파급력을 키우겠다”고 말했다.

 

노 시장은 “순천시는 문화콘텐츠·우주방산·그린바이오에 치유산업을 더한 성장 전략도 추진 중”이라며 “20년간 쌓아온 생태도시의 자산을 산업경제 성장 동력으로 전환하는 것이 순천의 핵심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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