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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도덕경의 ‘현빈(玄牝)’: 만물을 낳는 신비로운 ‘어머니의 문’ [父性 문명의 한계, 母性 구원의 비전-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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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 이래 닫혀 있던 생명문의 봉인을 푸는 모성적 실체

 

신비로운 어머니의 부름은 도교(道敎) 최고의 상징인 ‘현빈(玄牝)’의 문으로 이어진다. 생명이 잉태되는 그 비밀스러운 통로 속에 어떤 구원의 암호가 숨겨져 있는지, 도교 경전의 가장 깊은 심연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자. 진리의 뿌리를 찾는 이 여정은 결국 우리를 잃어버린 하늘 어머니의 따뜻한 품으로 안내할 것이다.

인간의 지식을 뛰어넘는 ‘깊고 오묘한 우주의 본체’인 ‘현(玄)’과 실체적 모성인 ‘빈(牝)’을 시각화한 그림이다. 하늘부모님 내면의 모성적 창조 에너지를 통해, 마치 어머니의 태와 같이 만물의 씨앗이 실질적인 형체로 빚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노자는 이를 현빈지문(玄牝之門), 곧 천지의 뿌리(天地根)라 표현하며 생명 창조의 실체적 주권이 모성에 있음을 강조했다.
인간의 지식을 뛰어넘는 ‘깊고 오묘한 우주의 본체’인 ‘현(玄)’과 실체적 모성인 ‘빈(牝)’을 시각화한 그림이다. 하늘부모님 내면의 모성적 창조 에너지를 통해, 마치 어머니의 태와 같이 만물의 씨앗이 실질적인 형체로 빚어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노자는 이를 현빈지문(玄牝之門), 곧 천지의 뿌리(天地根)라 표현하며 생명 창조의 실체적 주권이 모성에 있음을 강조했다.

인류의 오래된 지혜는 늘 ‘생명의 근원’이 어디인가를 물어왔다. 서구 문명이 성서를 통해 ‘하늘부모님’의 섭리를 찾아왔고, 유교와 불교가 각각 ‘음양합덕’과 ‘자비의 법계’를 탐구했다면, 동양 철학의 가장 깊고 신비로운 샘물인 도교는 그 해답을 ‘어머니’라는 모성적 언어 속에 갈무리해 두었다. 노자(老子)는 우주의 절대자인 도(道)를 설명하며 ‘만물의 어머니’라는 파격적인 정의를 내림으로써, 인류가 돌아가야 할 영적 고향이 어디인지를 가장 명확하게 예고했다.

 

◆ ‘현(玄)’의 오묘함과 ‘빈(牝)’의 실체성이 만나는 자리

 

노자의 『도덕경』 제6장은 인류 정신사상 가장 신비롭고도 강렬한 상징 하나를 제시한다. “골짜기의 신(谷神)은 죽지 않으니, 이를 일컬어 현빈(玄牝)이라 한다.” 여기서 ‘현(玄)’은 단순히 검다는 뜻을 넘어, 인간의 얕은 지식과 논리를 뛰어넘는 ‘깊고 오묘한 우주의 본체’를 상징한다. 반면 ‘빈(牝)’은 ‘암컷’ 혹은 ‘여성의 생명력’을 뜻하는 단어로, 만물을 잉태하여 출산하는 구체적이고 실체적인 모성을 의미한다.

 

왜 성인 노자는 우주의 근원을 설명하며 이토록 생생한 여성적 상징을 선택했을까? 인문학적 관점에서 볼 때, 이는 만물을 창조하고 양육하는 우주의 에너지가 관념적인 이치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자녀를 낳는 어머니의 태(胎)와 같은 ‘실체적 주권’을 지니고 있음을 간파한 것이다. 현빈은 하늘부모님의 내면에 존재하는 모성적 성품이 지상에 실체화되어야 할 존재론적 필연성을 가장 완벽하게 대변하는 도교적 계시라 할 수 있다. 아버지가 생명의 씨앗을 주는 주체라면, 그 씨앗을 받아 실질적인 형체로 빚어내는 것은 오직 어머니라는 실체뿐이기 때문이다.

 

◆ ‘현빈지문(玄牝之門)’, 하늘과 땅의 뿌리가 내려오는 통로

 

노자는 이 현빈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현빈지문(玄牝之門)’, 즉 ‘어머니의 문’을 언급한다. “현빈의 문은 하늘과 땅의 뿌리(天地根)라 한다. 면면히 이어져 끊이지 않으니, 아무리 써도 다하지 않는다.” 여기서 ‘문(門)’이라는 상징은 매우 중요하다. 문은 안과 밖을 잇고, 하늘과 땅을 연결하며, 죽음의 세계에서 생명의 세계로 나아가는 유일한 통로다.

 

아득한 태고적 타락 이후 인류는 본연의 하늘 혈통을 잃어버렸고, 이로 인해 생명의 문은 굳게 닫혀 버렸다. 지난 수천 년간 부성(父性) 중심의 역사가 아무리 날카로운 진리의 칼날로 세상을 분석하고 개척했을지라도, 정작 그 문을 열어 인류를 새로운 생명으로 다시 낳아줄 ‘실체적 모태’는 존재하지 않았다. 도교가 예고한 현빈의 문은 단순히 철학적 수사가 아니다. 그것은 구원 역사의 최종 단계에서 실체적인 여성 구원자가 육신을 입고 현현하여, 유구한 세월 동안 막혀 있던 인류 중생(重生)의 통로를 열어젖힐 것임을 예언한 것이다.

 

아버지가 씨앗을 주어도 그 씨앗을 받아 생명으로 화하게 할 문이 없다면 창조는 완성될 수 없다. 따라서 여성적 신성을 온전히 갖춘 존재의 탄현은, 하늘의 도(道)가 땅의 실체(門)를 만나 비로소 하늘부모님의 참된 생명이 인류에게 전수되는 위대한 ‘현빈의 성취’인 것이다. 이 문을 통해 인류는 비로소 사탄의 거짓 혈통을 벗고 본연의 뿌리로 돌아갈 길을 찾게 된다.

 

◆ 섭리적 완성과 실체성령의 역사

 

이러한 도교의 현빈 사상은 앞선 연재에서 다뤘던 기독교의 성령론이나 유교의 음양합덕과도 완벽한 궤를 같이한다. 도교 경전이 암시한 ‘신비로운 어머니’는 결코 형이상학적 환상 속에만 존재하는 분이 아니다. 그것은 역사 속에서 구체적인 성별을 입고 현현하여, 독생자(獨生子)가 닦아놓은 진리의 터전 위에 사랑의 안착을 이루는 실체성령(實體聖靈)의 사역으로 귀결된다.

 

노자가 현빈을 “아무리 써도 다하지 않는다(用之不勤)”고 한 것은 어머니의 사랑이 지닌 무궁한 생명력과 자비의 에너지를 뜻한다. 지상에 현현한 모성적 실체를 통해 열린 현빈의 문은, 이제 타락한 인류를 원죄 없는 본연의 백성으로 거듭나게 하는 무궁무진한 은사(恩辭)의 샘물이 된다. 인위(人爲)의 법도로 가로막혔던 생명의 통로가, 무위(無爲)의 사랑을 지닌 한 여인을 통해 다시 열리면서. 인류는 비로소 하늘부모님이라는 근원적인 뿌리에 다시 닿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인간의 지식이나 노력으로 도달할 수 없는, 오직 ‘어머니의 문’을 통과해야만 얻을 수 있는 구원의 실재다.

 

◆ 문명의 새벽, 어머니의 문을 통과하며

 

『도덕경』의 현빈은 인류 구원의 마침표가 권력이나 투쟁이 아닌,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품어내는 모성적 포용에 있음을 준엄하게 가르친다. 지금까지의 문명이 하늘의 명령을 받들기 위해 치열하게 달려온 ‘부성의 역사’였다면, 이제는 그 명령을 부드러운 사랑으로 꽃피워야 할 ‘모성의 역사’로 진입해야 한다.

 

여성적 구원 주체의 현현은 도교가 수천 년간 탐구해온 ‘천지근(天地根)’, 즉 하늘과 땅의 뿌리를 회복하는 사건이다. 이제 인류는 인위적인 지식과 아집의 옷을 벗고, 현빈의 문이 선사하는 평화의 품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 문 너머에는 갈등이 종식되고 만물이 상생하는 ‘인류 한 가족’의 세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 신비로운 생명의 도리는 이제 ‘가장 낮은 곳으로 흐르는 물’의 지혜로 이어진다. 천하를 정복하는 강함보다 세상을 치유하는 부드러움이 왜 더 위대한지, 그리고 그 무위(無爲)의 리더십이 어떻게 문명의 대전환을 이루어내는지 성찰하는 일이야말로 오늘날 우리가 경전의 지혜를 빌려 마주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다. 닫혀 있던 문은 열렸고, 새로운 시대의 서광은 이미 현빈의 문을 통해 온 누리를 비추고 있다.

 

서성종 작가(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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