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시간은 1시간32분으로 더 줄어
10명 중 6명은 여가시간 “혼자 논다”
“어린이는 지금 당장 놀아야 합니다. 대학에 간 후, 취업을 한 후, 결혼을 한 후에는 너무 늦습니다.”
2022년 방영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어린이 해방’을 주장하는 어른 방구뽕(구교환)이 피고인으로 선 법정에서 어린이의 놀 권리를 강조하며 한 말이다. 그가 해방하려 한 초등학생들은 매일 방과후 오후 10시까지 ‘자물쇠 학원’에서 수학 문제를 풀고, 이후 저녁은 편의점에서 고카페인 음료와 사발면 등 인스턴트 음식으로 때운다. 일과표에 놀 시간은 없다.
드라마여서 지나치게 과장된 설정일까. 5일 어린이날을 맞아 한국 초등학생의 고단한 하루를 통계로 살펴봤다.
◆하루 5시간 넘게 공부…학습 부담 커져
초등학생들의 일상에서 쉬는 시간은 학습시간에 밀려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해 발표한 ‘2024년 생활시간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하루 평균 학습시간은 5시간 5분으로 나타났다.
생활시간 조사는 5년 주기로 실시되며, 5년 전과 비교하면 초등학생의 하루 평균 학습시간은 19분 증가했다.
학습 시간이 늘어난 집단은 초등학생이 유일했다. 같은 기간 중학생(5시간45분)과 고등학생(6시간37분)의 학습시간은 각각 12분, 7분 감소했다. 대학생 이상(3시간11분)도 학습 시간이 18분 줄었다.
이는 대학 입시 경쟁이 심화돼 초등 의대반 등 사교육이 더 활발해진데다, 맞벌이 가구가 늘며 학원이 방과 후 돌봄 역할도 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학업과 사교육이 늘어나는 대신 놀이·수면과 같은 회복을 위한 시간은 줄어들고 있다.
초등학생의 여가 시간 중 게임·놀이시간은 1시간32분으로 5년 전보다 4분 줄었다. 전체 집단 중 유일하게 감소한 것이다.
초등학생의 평균 수면시간은 9시간20분이었다. 전문가들이 권하는 적정 수면시간(9∼11시간) 범위 내에 있지만 5년 전보다는 5분 줄었다.
◆놀지 못하고, 놀아도 혼자 논다
범위를 청소년까지 넓혀보면 이들은 놀 시간이 없을 뿐만 아니라 놀 시간이 생기더라도 혼자 놀기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원 때문에 학교 운동장 사용조차 제한되는 등 놀기 위한 과정은 지난하지만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는 가까운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아동권리보장원이 초등학교 4학년에서 고등학교 2학년 아동 1177명과 교사 등 성인 815명을 대상으로 한 ‘2025 아동권리 인식조사’에서 전체 아동 응답자의 40.1%는 놀 권리를 보장받는 데 가장 방해되는 요인으로 ‘놀 시간의 부족’을 꼽았다. 이어 ‘어른의 간섭’(29.4%), ‘놀 권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13.9%), ‘놀 공간의 부족’(6.5%), ‘정보의 부족’(3.8%) 순이었다.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다보니 여가 시간이 생기더라도 혼자 노는 어린이들이 대부분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초·중·고등학생 1만140명을 대상으로 한 ‘2024 아동행복지수 생활시간조사’에 따르면 여가 시간에 집에서 혼자 논다는 응답자가 절반 이상(60.8%)이었다. ‘친구들과 놀기보다 혼자 노는 게 더 재밌어서’(27.7%), ‘딱히 갈 곳이 없어서’(25.1%) 등의 이유였다.
재단 측은 “적정한 공부 시간 이후 일상 균형을 회복하는 시간이 인지발달 외의 사회, 정서, 신체 등 종합적인 아동발달에 꼭 필요하다”며 “아이들이 정서적·신체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학습 외의 다양한 시간들이 ‘회복을 위한 시간’으로 확보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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