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난 DX 직원들 노조 탈퇴 급증
박용진, 노사에 “끼리끼리 먹자판”
“노조가 DS 부문만 챙기는 마당에 노조에 더 가입해 있을 이유가 없다.”
21일부터 총파업을 예고한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내건 ‘영업이익 15% 성과급 및 상한선 폐지’가 디바이스솔루션(DS) 조합원만 고려했다고 판단한 다른 사업 부문 조합원들의 노조 탈퇴 사례가 확산하고 있다. 노조가 다수이자 반도체 사업 부문을 담당하는 DS 조합원의 이익에 치중하자 DS 소속이 아닌 조합원들의 위화감과 불만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재계에선 ‘노조가 DS 부문에 더 많은 성과급을 달라’고 주장할 때부터 예고된 ‘노노 갈등’이란 지적이 나온다.
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노조 탈퇴를 신청하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하루 100건이 안 되던 탈퇴 신청 건수가 지난달 28일 500건을 넘고 29일엔 1000건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탈퇴한 조합원은 대부분 비(非)반도체 부문 소속으로, 반도체 사업부만 챙기는 노조에 등을 돌린 듯하다.
삼성전자 유일 과반 노조인 초기업노조는 조합원의 약 80%를 차지하는 DS 부문 직원 중심으로 이번 파업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DS 부문에 대해서만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상한 없이 지급할 것을 요구할 뿐, 상대적으로 실적이 저조한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입장은 대변하지 않고 있다. 스마트폰과 가전 등 완제품(세트) 사업을 맡고 있는 DX 부문은 같은 삼성전자 소속인 DS 부문의 반도체 가격 인상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영업익이 전년 동기 대비 36% 급감한 데 이어 연간 적자 전망까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 요구대로 삼성전자 DS 부문 임직원이 올해 1인당 6억원에 가까운 성과급을 받을 동안 DX 부문 임직원은 성과급은커녕 고강도 사업 재편의 ‘칼바람’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더욱이 노조가 DS 부문 내 적자 사업부인 파운드리와 시스템LSI에 대해선 동일한 대우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DX 부문의 반발을 키웠다. 사측이 조직 내 위화감을 막고 상생하는 방안을 찾자고 한 이유다. 일각에서는 노조가 과반 노조 유지와 파업 강행을 위해 상대적 소수인 DX 부문을 배제한 채 DS 부문의 결속만 꾀하고 있다고 본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국회의원 시절 ‘삼성 저격수’로 불린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삼성전자 노조와 사측 간의 협상에 대해 “끼리끼리 먹자판 잔치와 집안싸움에 몰두하는 모습”이라며 양측을 동시에 저격했다. 박 부위원장은 “협력업체와 하청업체, 사내 비정규직 등은 논의에서 배제돼 있다”며 “성과를 함께 만든 주체들과의 이익 공유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결코 곱지 않다”며 “노사 모두 이를 헤아리지 못하면 불편함이 분노로 바뀔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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