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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관광’ 보러 왔는데 앱부터 막혔다…불편 언급 한국 11%, 일본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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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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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에 내리기 전, 휴대전화 화면이 먼저 벽이 됐다. 맛집 예약 앱은 한국 전화번호를 요구했고, 지도 앱의 영문 주소는 실제 지명과 맞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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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 단계에서는 해외 카드가 튕겼다. 드라마와 음악으로 한국을 먼저 만난 외국인 관광객이 정작 여행을 시작하려는 순간,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관광지가 아니라 로그인 화면이었다.

 

K-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방한 수요는 빠르게 커지고 있다.

 

3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476만명을 넘어서며 1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늘어난 규모다.

 

하지만 관광객이 늘어나는 속도만큼 ‘여행하기 쉬운 한국’이 됐는지는 다른 문제다.

 

여행·관광산업 전문 연구기관 야놀자리서치가 최근 공개한 ‘방한 관광객 불편 경험의 구조적 진단: Reddit 소셜 데이터 기반 한·일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여행에서 불편을 언급한 비율은 일본보다 높았다.

 

연구팀은 2023년 1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레딧의 한국·일본 여행 관련 영문 게시글을 문단 단위로 나눠 총 7260개 세그먼트를 분석했다. 그 결과 불편 경험이 포함된 게시글 비율은 한국이 약 11%, 일본이 약 7%로 나타났다.

 

단순히 “한국이 더 불편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불편이 발생하는 위치가 달랐다.

 

한국 여행의 가장 큰 병목은 디지털 영역이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불편 경험은 대분류 기준 디지털 27.8%에 가장 많이 몰렸다. 이어 관광정보·안내 16.4%, 교통 13.1%, 결제 12.0% 순이었다. 상위 4개 영역만 합쳐도 전체의 69.3%에 달했다.

 

더 구체적으로 보면 문제가 선명해진다. 소분류 기준으로는 가입·인증 13.1%, 결제수단 11.5%, 디지털 서비스 오류 10.4%, 길 찾기·네비게이션 10.3%, 교통수단 결제·충전 6.3% 순이었다.

 

공통점은 모두 여행의 초반부에 몰려 있다는 점이다. 관광객이 식당을 예약하고, 이동 경로를 찾고, 택시를 부르고, 결제를 시도하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다.

 

보고서는 이를 한국 관광의 ‘디지털 요새’ 문제로 봤다. 안으로 들어오면 빠르고 편리하지만, 밖에서 문을 열려는 외국인에게는 한국 전화번호, 내국인 본인인증, 국내 결제망이 이중·삼중의 자물쇠처럼 작동한다는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는 한국이 ‘볼 게 없는 나라’라서 실망하는 게 아니다. 볼거리까지 가는 길이 자꾸 끊기는 나라로 느껴지는 셈이다.

 

일본의 불편 구조는 달랐다.

 

보고서에서 일본은 교통 불편이 23.0%로 가장 높았다. 이어 관람·체험 15.9%, 식사 12.8%, 디지털 11.5%, 공공시설 8.9% 순이었다.

 

한국처럼 앱 가입이나 결제 같은 진입 단계에서 막히기보다는, 실제 여행지 안에서 이동하고 기다리고 머무는 과정에서 피로가 쌓이는 구조다. 복잡한 환승, 관광지 혼잡, 긴 대기줄, 식당 이용의 어려움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이 “시작하기 어렵다”면 일본은 “다니면서 지친다”에 가깝다.

 

이 차이는 관광 정책의 처방도 달라야 한다는 뜻이다. 일본의 과제가 혼잡 완화와 수용 능력 관리라면, 한국의 과제는 외국인이 처음부터 서비스를 쓸 수 있게 만드는 일이다.

 

흥미로운 점은 한국이 모든 영역에서 일본보다 뒤처진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보고서는 한국이 대중교통, 관광지 운영·접근성, 식당 운영·서비스, 대면 의사소통, 이동편의시설 등 오프라인 영역에서는 일본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불편 수준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촘촘한 교통망, 도심 중심의 짧은 관광 동선, 빠른 서비스 응대는 한국 관광의 분명한 강점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이 장점이 관광객에게 도달하기 전에 소진된다는 점이다. 앱에서 막히고, 인증에서 막히고, 결제에서 막히고, 길 찾기에서 헤매는 시간이 반복되면 현장 서비스의 장점도 제대로 체감되기 어렵다.

 

감정적 충격이 가장 컸던 항목도 주목할 만하다.

 

보고서의 부정 감성 강도 분석에서 한국은 태도·환대 항목이 0.78로 가장 높았다. 디지털 서비스 오류 0.62, 가입·인증 0.61도 상위권이었다.

 

태도·환대는 자주 언급되는 불편은 아니지만, 한 번 발생하면 강하게 남는 유형이다.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차가운 시선을 받았다고 느끼거나, 영어 소통이 어렵다는 이유로 사실상 입장이 제한되거나, 택시 승차 과정에서 불쾌한 경험을 하면 여행 전체의 기억이 바뀐다.

 

디지털 불편이 “한국은 이용하기 어렵다”는 인상을 남긴다면, 환대의 문제는 “나는 여기서 환영받지 못했다”는 감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이번 보고서가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지 않다.

 

한국 관광의 경쟁력은 콘텐츠 부족에 있지 않다. K-팝, 드라마, 음식, 쇼핑, 도심 관광 자원은 이미 외국인을 끌어들이고 있다. 올해 1분기 방한객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도 그 힘을 보여준다.

 

이제 남은 과제는 ‘얼마나 많이 오게 할 것인가’보다 ‘와서 얼마나 막히지 않게 할 것인가’다.

 

해외 카드 결제 호환성, 외국인용 간편 인증, 다국어 지도·예약 서비스, 교통카드 충전 방식, 해외 접속 차단 완화 같은 문제는 더 이상 부가 서비스가 아니다. 관광객이 한국을 경험하기 위한 입구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첫 불편은 공항이 아니라 휴대전화 화면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 관광의 다음 경쟁력은 더 화려한 콘텐츠보다, 그 콘텐츠까지 끊기지 않고 도착하게 만드는 연결성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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