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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공’ 뿌리로 노동계 접점 넓히고 노사 상생의 길 찾는 李…대타협 조정자 역할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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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진 기자 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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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노동절 전후로 노사 협력 중요성에 방점을 찍는 메시지를 연이어 내며 ‘상생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친노동은 반기업’을 낡은 이분법으로 규정하고, 역지사지와 연대 의식을 노사 양측 모두에 당부하며 가교 역할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인공지능(AI) 대전환에 따른 노동·산업 현장의 변화가 빠른 속도로 나타나는 상황에서 노사 대타협과 기민한 대응을 이끌어내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자신이 ‘소년공 출신’이라는 점을 부각하며 노동자 측과의 신뢰를 다지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노·사·정 가운데 상대적으로 정부 정책 방향에 더 큰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노동계와 신뢰를 쌓아 향후 사회적 타협을 도출해내는 과정에서 정부의 조정자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노동절 기념식에서 기념사하고 있다. 청와대가 노동절 기념식을 개최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노동절 기념식에서 기념사하고 있다. 청와대가 노동절 기념식을 개최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연합뉴스

◆李 “기업 없는 노동자도, 노동자 없는 기업도 없어”

 

이 대통령은 노동절인 1일 청와대로 양대 노총과 경영계를 초청해 연 첫 노동절 기념식에서 ‘상생의 길’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노동 존중 사회와 기업 하기 좋은 나라는 양립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기업 없는 노동자도 없고, 노동자 없는 기업도 없다”는 언급을 내놓으며 양측의 협력과 상생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날 행사에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과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등 양대 노총 지도부와 더불어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등 경영계 인사도 참여한 점을 거론하며 “노동계와 경영계가 함께하는 것 자체가 존중과 상생을 위한 그간의 노력을 보여준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노사 간 꾸준한 대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힘줘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화의 첫걸음은 이미 준비 과정에서부터 시작됐다”며 “모두가 함께 상생의 밑그림을 그려나가기 시작했다는 사실 그 자체, 그것이 바로 오늘 노동절의 가장 큰 의미 중 하나”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오늘의 대화는 앞으로도 계속 돼야 한다”며 “이 자리에서 나눈 이야기를 일터의 변화로, 국민의 삶을 바꾸는 정책으로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에서도 AI 대전환이라는 중차대한 도전에 맞서기 위한 ‘상생과 협력의 정신’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사측은 노동자를 기업 운영의 소중한 동반자로 대우해야 한다”며 “노동자 노조도 책임 의식을 함께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우리 국민 모두가 가족 중에 누군가는 노동자이고, 누군가는 사용자가 될 것이고 넓게 보면 ‘모두가 똑같은 대한민국 구성원이다’라고 생각하고 역지사지하면서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면 좋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노동절 기념식에 입장하며 천영세 민주노총 지도위원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노동절 기념식에 입장하며 천영세 민주노총 지도위원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년공 출신’ 부각하며 노동계와 신뢰 다지는 李

 

이 대통령은 소년공 경험을 토대로 노동계와의 접점을 넓히며 신뢰를 쌓는 데도 힘쓰고 있다. 어린 시절 경험한 노동이 자신의 정체성에 뿌리 깊게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향후 ‘실용적 노동정책’을 구사하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노동계의 우려를 해소하고, 노동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주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노동절 기념식에서 “저 역시 어린 시절 공장에서 소년공으로 일했다”며 “이른 아침 일어나 일터로 향하고 늦은 밤, 때로는 동트는 새벽이 돼서야 기름때가 묻은 손으로 하루를 마감하고는 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고단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러나 노동하며 흘린 땀방울로 가족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저에게 큰 위로이자 지금의 저를 있게 한 힘이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저는 소년 노동자였고, 지금도 그 노동자의 이름이 자랑스럽다”며 “그래서 ‘근로자의 날’이 아니라 ‘노동절’이란 제 이름을 찾은 오늘이 더욱 각별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소년공 출신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막중한 사명감으로 노동자 여러분의 목소리에 화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 차례 과거 소년공 시절의 기억과 프레스에 팔이 끼여 장애를 갖게 된 자신의 경험 등을 언급하며 노동 문제에 대한 견해를 제시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민경제자문회의 1차 회의에선 노동정책과 관련해 “이념이나 가치에 매여선 안 되며,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을 꺼내놓으면서 “저는 최소한 ‘반노동적’이라는 평가를 받지 않을 것 같아 이런 얘기를 용감하게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이 이처럼 노동 문제와 노사 협력에 공을 들이는 건 AI로 인한 산업 현장의 대변화가 갈수록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AI가 산업의 판을 흔드는 대전환 속에서도 상생의 길을 찾고 노동자들과 함께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 대통령은 노동절 기념사에서 “생산성 향상만을 위해 노동자에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며 “노동자는 일터에서 생산으로 우리의 경제를 지탱하고, 일터 밖에서는 소비자로서 경제 발전을 이끄는 가장 중요한 경제의 주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피할 수 없는 변화의 물결이라 하더라도 함께 사는 상생의 길을 찾아내는 것이 우리 모두의 지속가능한 내일을 위한 길”이라며 “우리 정부는 대전환의 과정에서 일하는 국민 한 분 한 분이 더 안전하고, 더 공정하며, 더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꾸려 나갈 수 있도록 각별히 보살피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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