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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친기업=반노동’ 이분법 깰 때”··· 양대 노총 새겨들어야 [논설실의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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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진 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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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서 양대 노총과 노동절 행사
모든 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 약속
AI 시대 노동 새로운 역할 정립하길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노동절 기념식에서 “모든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을 약속하며 고용 형태와 관계없이 공정한 대우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규직·비정규직, 원청·하청, 플랫폼 노동자와 프리랜서를 모두 포괄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일터의 안전만큼은 결코 타협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청와대에서 노동절 기념식이 열리고 양대 노총이 함께한 것은 현 정부의 ‘노동 존중’ 기조를 보여주는 긍정적 신호다.

 

이번 노동절은 지난해 11월 법 개정으로 63년 만에 ‘근로자의 날’에서 ‘노동절’로 명칭이 복원,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일반 노동자뿐 아니라 공무원, 교사 등도 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노동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많다.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와 특수고용직·플랫폼 노동자·프리랜서 등은 근로기준법 적용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아 ‘노동권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대통령의 발언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개선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관련 정책이 실효성 있는 제도개선으로 이어져야 하겠다.

 

이 대통령은 이날 “‘친노동은 반기업’, ‘친기업은 반노동’이라는 낡은 이분법을 깰 때 우리는 비로소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고는 “노동과 기업이 함께 가는 상생의 길을 열겠다”며 “노동 존중 사회와 기업 하기 좋은 나라는 양립할 수 없는 것이 아니다. 기업 없는 노동자도 없고 노동자 없는 기업도 없다”고 강조했다. 노동 존중 사회와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은 상충하는 개념이 아니라 상호 의존적 관계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무조건적인 파업과 투쟁보다 노조의 책임 있는 자세가 더 필요하다는 대통령 메시지다. 양대 노총이 새겨들어야 할 대목이다.

 

이런 맥락에서 노동절 당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의 전면 파업은 이러한 상생 기조와 충돌하는 측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고임금 노조가 대화와 타협 대신 파업에 의존하는 관행은 노동 시장의 이중구조를 심화시키고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 노동절 하루 전날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삼성 노조를 겨냥, 대기업 노조의 과도한 요구가 노동 시장의 불균형을 심화시킨다는 점을 비판하며 상생 노력을 요구했던 이 대통령 바람과도 상반된다. 대화와 타협 없이 파업에 의존하는 방식으로는 지속적인 성장과 복지의 선순환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노사 모두의 태도 변화가 요구된다.

 

지금은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노동 환경 자체가 급격히 변화하는 거대한 전환기다. 기술 발전이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노동의 의미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과제가 등장했다. 이 대통령은 “피할 수 없는 변화의 물결이라 하더라도 함께 사는 상생의 길을 찾아내겠다”고 했다. 그러려면 정부는 AI 시대에 소외될 노동자들을 위한 재교육 시스템과 사회안전망을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하며, 기업은 기술 혁신의 혜택을 노동자와 공유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노동 존중 사회와 기업 하기 좋은 나라는 동전의 양면이다. 인식 전환 없이는 AI 시대의 거친 파고를 넘을 수 없음을 노사 모두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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