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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딱 2주만 참아보세요…기분과 장 컨디션이 먼저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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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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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음용자 2주 중단 뒤 충동성·감정 반응성 변화 확인
수면장애 진료 124만명 시대, 카페인 의존 습관 점검 필요
카페인만으론 설명 안 되는 커피 성분, 장내 미생물과 연결

“커피, 딱 2주만 참아보세요…기분과 장 컨디션이 먼저 달라집니다”

 

사무실 책상 위에 놓인 커피 한 잔. 매일 반복되는 이 습관은 수면과 감정 변화, 장 상태까지 함께 영향을 줄 수 있는 생활 변수로 꼽힌다. 게티이미지
사무실 책상 위에 놓인 커피 한 잔. 매일 반복되는 이 습관은 수면과 감정 변화, 장 상태까지 함께 영향을 줄 수 있는 생활 변수로 꼽힌다. 게티이미지

아침에 자리에 앉으면 자연스럽게 머그잔부터 집어 든다. 잠이 덜 깬 상태에서 메일을 열기 전, 커피 한 모금으로 하루를 여는 흐름이 어느새 습관처럼 굳어졌다. 이 루틴을 딱 2주만 끊어보면 변화는 생각보다 빨리 드러난다. 단순히 덜 졸린다기보다, 사소한 자극에 예민하게 반응하던 순간이 줄고 결정할 때 한 번 더 걸러보는 여유가 생긴다.

 

흐트러졌던 생활 리듬도 조금씩 제자리를 찾는다. 몸의 반응도 비슷하다. 자주 예민하게 반응하던 장이 한결 안정되고, 하루 컨디션의 들쭉날쭉한 폭도 눈에 띄게 줄어든다. 늘 곁에 있던 습관일수록 멈췄을 때의 차이는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30일 질병관리청 국민건강통계플러스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 국민이 가장 많이 마신 음료는 무가당 커피, 즉 아메리카노 같은 커피였다. 1세 이상 표준화 기준 하루 평균 112.1g으로, 탄산음료 48.9g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수면 문제도 더는 일부의 고민에 그치지 않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실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수면장애로 진료받은 인원은 124만597명으로, 2019년 99만8796명보다 24% 늘었다.

 

커피 한 잔이 곧바로 수면장애를 만든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피로를 카페인으로 밀어내는 생활이 반복될수록, 몸이 보내는 신호를 놓치기 쉬워진다. 커피를 얼마나 마시느냐만큼, 언제 마시고 어떤 반응이 뒤따르는지도 봐야 하는 이유다.

 

◆2주 끊자 달라진 지표…충동성·감정 반응 낮아졌다

 

아일랜드 코크대학교 APC 마이크로바이옴 아일랜드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커피와 장-뇌 축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62명을 대상으로 커피 음용자와 비음용자를 비교했다. 이 가운데 평소 하루 3~5잔의 커피를 마시던 31명은 2주 동안 커피를 끊었다. 이후 참가자들은 카페인 커피군과 디카페인 커피군으로 나뉘어 다시 커피를 마셨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평소 커피를 마시던 사람은 비음용자보다 충동성 및 감정 반응성 점수가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2주간 커피를 끊은 뒤에는 이 지표들이 낮아지는 흐름이 확인됐다.

 

이 결과를 “커피를 끊으면 성격이 바뀐다”는 식으로 받아들이면 곤란하다. 연구 규모가 크지 않고, 참여자도 아일랜드에 거주하는 30~50세 건강한 성인으로 제한됐다. 감정과 충동성 평가는 자가보고 설문을 기반으로 했다.

 

정확한 해석은 이렇다. 평소 커피를 많이 마시던 사람에게서 2주 중단 뒤 일부 심리 지표가 낮아졌다. 이 정도까지가 논문이 보여준 범위다.

 

그럼에도 일상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있다. 오전의 집중력, 오후의 짜증, 밤의 잠은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 카페인으로 하루를 밀어붙이는 생활이 반복되면 몸도 그 리듬에 맞춰 반응한다.

 

◆카페인 커피-디카페인, 몸이 받아들이는 방식 달랐다

 

커피를 다시 마셨을 때도 변화는 같지 않았다. 카페인 커피를 마신 참가자에게서는 주의력, 각성, 불안 지표와 관련된 변화가 나타났다. 흔히 커피를 마신 뒤 머리가 맑아진다고 느끼는 반응과 맞닿아 있다.

 

반면 디카페인 커피를 마신 그룹에서는 기억, 수면의 질, 신체활동과 관련된 긍정적 변화가 관찰됐다. 연구진은 이를 카페인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봤다. 커피 안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 등 다른 생리활성 성분이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대목은 커피를 둘러싼 오해를 조금 바꾼다. 커피는 단순한 각성제가 아니다. 카페인 하나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복합 음료다. 같은 커피라도 카페인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몸이 받아들이는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커피는 무조건 나쁘다”거나 “디카페인은 의미 없다”는 결론은 모두 성급하다. 밤잠이 예민한 사람이라면 오후 이후 카페인 커피를 줄이고, 커피의 맛과 습관은 디카페인으로 옮기는 방식도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성인의 카페인 최대 일일섭취권고량을 400㎎ 이하로 제시한다.

 

식약처 자료에서는 전문점 커피 250㎖ 한 잔의 카페인 함량을 132㎎ 수준으로 제시한 바 있다. 제품과 용량에 따라 차이는 크지만, 하루 여러 잔을 마시면 권고량에 가까워질 수 있다.

 

특히 불면, 가슴 두근거림, 속쓰림, 불안감이 있는 사람은 총량보다 먼저 시간을 봐야 한다. 오전 한 잔과 늦은 오후 한 잔은 몸에 남는 영향이 다르다.

 

◆장까지 움직였다…커피 한 잔은 전신의 습관

 

이번 연구에서 더 눈에 띄는 부분은 장내 미생물이다. 연구팀은 커피 음용자와 비음용자의 장내 미생물 구성이 다르게 나타났다고 봤다.

 

커피 음용자에게서는 일부 미생물의 상대적 비율이 더 높게 관찰됐고, 커피를 끊거나 다시 마시는 과정에서 대사물질 변화도 확인됐다.

 

장과 뇌는 따로 떨어져 움직이지 않는다. 장내 미생물과 그 대사산물은 면역, 염증, 신경전달물질, 감정 반응과 연결될 수 있다. 연구팀이 주목한 것도 이른바 ‘장-뇌 축’이다.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는 사람들. 전문가들은 섭취량만 볼 게 아니라, 마시는 시간과 개인의 수면 반응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게티이미지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는 사람들. 전문가들은 섭취량만 볼 게 아니라, 마시는 시간과 개인의 수면 반응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말한다. 게티이미지

이번 연구가 모든 사람에게 같은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참여자는 건강한 성인이었고, 실제 생활에서는 식사 습관, 수면 시간, 스트레스, 운동량, 커피에 넣는 설탕과 우유까지 모두 영향을 준다.

 

연구 지원 주체도 공개돼 있는 만큼, 해석은 논문이 제시한 범위 안에서 제한하는 게 맞다. 다만 메시지는 분명하다. 커피는 단순히 잠을 깨우는 음료가 아니다. 수면, 감정, 장내 환경, 대사 반응이 함께 맞물리는 생활 습관의 일부다.

 

매일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라면 당장 끊을 필요는 없다. 대신 하루 중 언제 마시는지, 몇 잔을 마시는지, 마신 뒤 잠과 기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확인해볼 만하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2주 실험’이다. 갑자기 끊기 어렵다면 오후 커피부터 줄인다. 그다음 하루 한 잔을 디카페인으로 바꾼다. 두통이나 피로감이 심하면 물 섭취와 수면 시간을 함께 조정한다.

 

전문가들은 커피 자체를 문제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다만 피로를 덮어두는 식으로 커피에 기대는 습관은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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