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삼성 등 모기업 의존도 ‘반토막’
굿즈·입장료가 살린 살림살이…‘자생력’이 부른 선순환의 서막
“프로야구가 밥 먹여주냐?”
오랜 시간 야구팬들의 가슴을 멍들게 했던 이 비아냥은 이제 철지난 농담이 됐다. 한때 재벌 총수의 ‘비싼 취미’이자 ‘밑 빠진 독’으로 불리던 프로야구가 이제는 스스로 수익을 창출하는 산업으로 진화했다. 기업의 재무제표를 지탱하는 수준까지 올라섰다는 평가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야구단은 모기업의 지원금 없이는 단 한 달도 버티기 힘든 ‘천수답 경영’(모기업 지원 등 외부 수혈 없이 자생이 불가능한 구조)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2025년의 대한민국 프로야구는 더 이상 수혈을 기다리지 않는다. 팬들의 열광을 데이터로 전환하고, 티켓 가격 현실화와 MD(굿즈) 전략 강화가 맞물리면서 입장권과 굿즈 판매를 통해 스스로 현금을 창출하는 ‘머니 머신’으로 거듭났다. 2025년 10개 구단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야구단은 ‘소비 창구’에서 ‘독립 산업’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롯데의 반란, ‘지원금 60%’에서 ‘영업이익 165억’ 우량기업으로
재무 구조 변화의 가장 극적인 사례는 롯데 자이언츠다. 10년 전인 2015년, 롯데의 전체 매출에서 그룹 지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9.4%에 달했다. 매출의 6할을 모기업에 기대야 했던 ‘천수답 구단’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2025년 롯데의 모기업 의존도는 26.2%까지 쪼그라들었다. 줄어든 지원금의 빈자리는 팬들의 지갑이 대신 채웠다. 10년 사이 입장 수입은 80억원에서 232억원으로 3배, 굿즈 판매 등 사업 수입은 37억원에서 249억원으로 무려 6.6배 폭증했다. 그 결과 롯데는 165억6000만원이라는 압도적인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리그에서 가장 돈을 잘 버는 ‘캐시 카우’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었다.
◆삼성의 ‘단일 종목 매출 1000억’ 시대…부동산 팔던 과거와 결별
전통의 명가 삼성 라이온즈의 성적표 역시 ‘에이플러스’급이다. 2025년 삼성은 948억3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사실상 단일 종목 1000억 매출 시대의 문턱을 넘었다.
주목할 점은 ‘수익의 질’이다. 2015년 당시 삼성은 보유 부동산을 매각해 얻은 일회성 이익으로 흑자를 기록했지만, 실제 야구단 운영 성적인 영업이익은 146억원 적자였다. 그러나 2025년 현재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 광고 비중은 10년 전보다 17.6%포인트(p) 감소했다. 부동산을 팔아 연명하던 구단이 이제는 야구 그 자체로 자생력을 확보한 것이다.
◆1조원 시장 진입…‘팬이 대주주인 시대’ 열렸다
리그 전체의 규모도 비약적으로 커졌다. 2025년 10개 구단의 총매출액 합계는 약 7795억원. 여기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집행하는 중계권료와 통합 마케팅 수익을 더하면 대한민국 프로야구는 연 매출 1조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거대 산업군으로 올라섰다.
10개 구단 중 절반인 5개 구단(롯데·두산·키움·SSG·NC)이 영업이익 흑자를 냈고, 적자를 기록한 한화와 KIA조차 손익분기점(BEP)에 근접한 건전한 재정을 유지했다. 이제 구단들에게 팬은 단순한 응원객이 아니라 매출을 견인하는 ‘최대 주주’다. 팬덤이 강한 구단일수록 모기업의 입김에서 자유로워지는 구조가 정착되고 있다. 다만 관중 수요와 성적에 따라 수익 변동성이 큰 구조는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남아 있다.
물론 과제는 남았다. 키움 히어로즈를 제외한 나머지 구단들은 여전히 모기업의 광고 집행이라는 ‘안전장치’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프로야구가 더 이상 ‘밑 빠진 독’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제 프로야구는 ‘지원받는 산업’이 아니라 ‘책임져야 할 산업’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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