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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석 등기임원급… 수백차례 주요회의 주최” 영향력 확인 [쿠팡 김범석 총수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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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권구성 기자, 김건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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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5년 만에 규제

총수 지정으로 공시 의무 등 강화
쿠팡 이츠·플레이 ‘끼워팔기 의혹’
공정위, 제재 심의도 속도 낼 듯

쿠팡 “김유석 韓서 지분 미보유
사익편취 우려 없어” 강력 반발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의 동일인(총수)을 기존의 ‘법인’에서 ‘자연인’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으로 변경한 것은 김 의장 친동생인 김유석씨가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는 판단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김씨가 쿠팡 내에선 등기임원에 준하는 대우를 받고 있으며, 주요 회의를 수백 차례 주최하는 등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을 포착했다는 것이다. 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으로 추후 쿠팡은 사익편취 규제를 적용받을 수 있다. 당장 공정위가 쿠팡을 상대로 조사 중인 ‘끼워팔기’ 의혹 등의 사건 처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공정위는 29일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면서 김 의장 친동생인 김씨의 경영 참여를 이유로 들었다. 공정거래법상 동일인을 자연인이 아닌 법인으로 지정할 수 있는 예외 요건이 있는데, 쿠팡이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의 친족이 국내 계열회사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는 등 사익편취의 우려가 없어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김범석 쿠팡 Inc 의장(왼쪽)과 쿠팡 본사. 연합뉴스
김범석 쿠팡 Inc 의장(왼쪽)과 쿠팡 본사. 연합뉴스

공정위는 김씨가 부사장(Vice President)급으로, 쿠팡 내에서는 주요 계열사의 대표이사 등급과 유사한 것으로 파악했다. 연간 보수는 동일 직급의 등기임원 평균에 이르고, 비서가 배정되는 등 등기임원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물류와 배송 관련 회의를 수백회 이상 주최했으며, 주요 정책 변경 등을 논의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밖에도 주요 사업에 관해 김씨가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의 사실관계를 파악했다는 것이 공정위 입장이다.

 

앞서 쿠팡은 김씨에 관해 “쿠팡Inc 소속으로 파견되어 글로벌 물류효율 개선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라며 “공정거래법상 임원이 아니며, 유사한 직급의 구성원과 동일하게 쿠팡Inc 상장 주식을 일부 보유하고 있을 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최장관 공정위 기업집단감시국장은 “주요 의사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등급이 있는데, 그 등급과 비교했을 때 김씨의 경우 거의 최상위 등급이라는 것이 현장 조사 때 추가적으로 밝혀낸 부분”이라며 “계열사마다 다르긴 하지만 대표이사보다 오히려 김씨가 높은 등급인 것도 확인했다”고 반박했다.

 

쿠팡의 동일인 변경으로 쿠팡의 지배구조에 대한 규제 강도는 높아질 전망이다. 먼저 해외 계열사 현황에 대한 공시 의무가 강화된다. 김 의장과 친족이 발행주식 총수의 20% 이상을 보유한 국외 계열회사의 일반 현황과 주주현황을 연 1회 공시해야 한다.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사익편취) 금지도 적용받을 수 있다. 재벌 총수 등이 계열사를 동원해 자녀나 배우자·친척 등이 지배하는 회사에 유리한 조건으로 사업 기회를 제공하거나 돈을 빌려주는 등 부당한 혜택을 주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최 국장은 “법인에서 동일인으로 변경되는 경우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연인과 기업집단 시책의 최종 책임자가 같아지기 때문에 쿠팡 입장에서는 조금 더 사회적 책임이 강화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쿠팡의 경우 공정위가 처리 중인 사건도 산적해 있는데, 동일인 절차가 마무리되면 주요 사건 처리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대표적인 것이 쿠팡의 끼워팔기 의혹이다. 쿠팡의 유료 멤버십인 ‘와우멤버십’ 이용자에게 배달서비스인 쿠팡이츠와 동영상서비스인 쿠팡플레이를 끼워팔기 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건은 상반기 중 전원회의에서 제재 여부가 가려질 예정이다.

쿠팡이츠의 최혜대우 요구에 관한 심의도 예정돼 있다. 입점업체의 음식 가격과 혜택을 경쟁사와 같거나 더 낮게 하도록 강요한 혐의다. 쿠팡과 PB자회사인 CPLB가 공급단가 인하 등의 갑질을 했다는 의혹에 관해서는 동의의결 절차가 진행 중이다. 쿠팡 측은 30억원 규모의 상생 방안을 제시했고, 공정위는 지난해 동의의결 절차를 개시했다.

빨간불 켜진 쿠팡 공정거래위원회가 29일 쿠팡의 동일인(총수)을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으로 변경한 가운데 쿠팡 본사 앞에 빨간 불이 켜져있다. 연합뉴스
빨간불 켜진 쿠팡 공정거래위원회가 29일 쿠팡의 동일인(총수)을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으로 변경한 가운데 쿠팡 본사 앞에 빨간 불이 켜져있다. 연합뉴스

쿠팡 측은 공정위의 판단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행정소송을 예고했다. 쿠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김 의장의 동생은 공정거래법상 임원(대표이사·이사·감사·지배인 등)이 아니며 한국 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쿠팡Inc는 한국 쿠팡 법인을 100% 소유하고, 한국 쿠팡도 자회사 및 손자회사를 100% 소유한 투명한 지배구조로 김 의장과 친족은 한국 계열회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사익편취 우려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동일인 예외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공정위의 판단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공정위는 이날 쿠팡을 포함해 102개 기업집단(소속회사 3538개)을 공시집단으로 지정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공시집단은 10개, 소속회사는 237개 늘었다. 화장품과 제약에서 매출이 증가한 한국콜마와 해외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진 오리온이 공시집단으로 신규 지정됐다.

쿠팡과 함께 동일인 지정 여부로 관심을 모은 두나무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법인이 동일인으로 유지됐다. 공정위는 두나무가 예외요건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중흥건설의 경우 동일인이던 정창선 회장의 별세로 그의 장남인 정원주 부회장이 새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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