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관계 균열·통상마찰 커질 우려
단호히 대처하되 국익훼손은 막아야
공정거래위원회가 어제 쿠팡의 동일인(총수)을 법인에서 창업주인 김범석 쿠팡 INC 의장으로 변경했다. 쿠팡이 자산 총액 5조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 집단에 포함된 2021년 이후 김 의장이 총수로 지정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치로 사익 편취와 일감 몰아주기 등 각종 규제가 적용되며 친인척 자료·해외계열사 현황 등도 공시해야 한다. 국내 기업과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지극히 당연하고 합리적인 조치다.
공정위의 현장조사 결과 김 의장의 동생인 김유석씨는 쿠팡 부사장으로 경영에 참여하며 사업운영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부사장은 물류·배송 정책 관련 회의를 수백 차례 주재하고 거액의 보수도 지급됐다. 2021년부터 4년간 받은 돈이 140억원에 이른다. 친인척의 경영 참여 등으로 사익 편취 우려가 없어야 한다는 예외요건에 배치된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쿠팡은 이에 불복,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니 유감스럽다. 김 의장이 미국 국적이지만 쿠팡은 매출의 90% 이상을 한국에서 올리고 있다.
쿠팡의 오만하고 무책임한 행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쿠팡은 유례가 드문 3370만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도 진상 규명이나 보상 등 책임 회피에 급급했다. 김 의장도 미국 국적 뒤에 숨어 국회 청문회에 나오지 않고 한국 법인대표에 책임을 떠넘겼다. 이도 모자라 쿠팡 측은 미 워싱턴 정·관계에 올 1분기 109만달러(16억원)를 뿌리며 구명 로비에 몰두했다. 최근 들어 미 행정부와 의회 인사들이 미 기업인 쿠팡에 대한 차별적 규제를 중단하라고 한국 정부를 몰아세우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미 부통령이 한국 총리를 만나 쿠팡 문제를 거론하고 미 하원의원 54명은 한국 주미 대사에 항의서한까지 보냈다. 우리 사법 주권을 침해하는 부당한 압박이 아닐 수 없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쿠팡 문제가 한·미 간 안보협의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했을 정도로 비정상적인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이제라도 김 의장과 쿠팡은 한·미관계를 훼손하는 행태를 멈춰야 할 것이다. 쿠팡의 동일인으로 지정된 만큼 한국 법과 제도를 지키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게 한국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임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는 쿠팡에 대한 일련의 조치가 한국 법률과 원칙뿐 아니라 글로벌 스탠더드에도 부합한다는 점을 미측에 적극적으로 설득할 필요가 있다. 기업문제가 국가 간 갈등으로 커지지 않도록 외교·정책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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