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직관·AI 창의성 보여준 대국”
‘알파고 개발자’ AGI시대 낙관론
李 “AI와 협업 방식 정리 필요”
구글, 국내 AI캠퍼스 설립 발표
“기술 수용력 큰 韓, AI 주도 가능”
2016년 3월 서울 도심의 한 호텔에서 인간과 인공지능(AI)이 반상에 마주 앉은 세기의 대결이 펼쳐졌다. ‘인류 대표’ 이세돌 9단과 AI 바둑모델 ‘알파고’가 5차례 맞붙은 것. 당시 많은 바둑 전문가는 이 9단의 일방적인 승리를 점쳤다. 10의 170승에 달하는 바둑의 경우의 수를 컴퓨터가 모두 계산하긴 어렵다고 봤다. 결과는 딴판이었다. 1국 패배 이후 이 9단은 “충격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고작 1승밖에 건지지 못하고 알파고에게 참패했다. 특히, 두 번째 대국에서 알파고가 둔 ‘37수’를 놓고 “실수 같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기존 바둑 관습을 깬 상징적인 수로 재평가됐다. 당시 고개를 갸웃했던 이 9단도 “창의적인 수”라고 회고했다. 알파고가 확률 계산 기계가 아니라 창의성을 갖추고 이를 재해석할 수준이라는 걸 대중이 실감한 순간이었다.
10년이 지나 ‘알파고 창시자’로 불리는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이 9단과 다시 만났다. 딥마인드는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를 개발해 AI를 산업과 일상으로 확산하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허사비스 CEO는 29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구글 포 코리아 2026’ 행사에서 10년 전 대국을 “인생의 의미를 재정립하는 원동력”으로 돌아봤다. 그는 “알파고의 37수와 (신의 한 수로 불린) 이 9단의 78수는 각각 AI의 창의성과 인간의 직관을 상징한다”라며 “미래는 인간의 직관과 기술의 파트너십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간과 기술이 대결이 아닌 협력 관계로 미래를 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허사비스 CEO는 AI가 범용인공지능(AGI)으로 발전해 과학과 의학 등 전 분야에서 인류 번영의 황금기, 새 ‘르네상스’를 열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에는 박사 과정 학생 한 명이 5년 걸려 단백질 하나를 분석했는데, 이제는 1년 만에 단백질 2억개 구조를 분석해 무료로 공개한다”고 설명하면서다. 허사비스 CEO는 2024년 AI 기반 단백질 구조 예측 기술 알파폴드로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그는 AI가 질병과 기후 위기 등 난제를 해결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내놨다. “향후 도래할 AGI 시대는 산업혁명보다 10배 큰 규모로 10배 빠르게 전개되는 혁신적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핵융합 등 새로운 에너지원 확보와 신소재 개발에서도 AI가 혁신을 이끌 거예요.”
알파고 충격을 직접 경험한 이 9단은 인간과 AI 간 관계를 재정립하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내비쳤다. 이 9단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이 존재(AI)를 협업 파트너로 어떻게 함께할지 정리가 필요하다”며 “협업 대상으로만 볼 게 아니라 인간의 생각과 주도권을 AI에 뺏기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이 9단은 2019년 바둑기사 은퇴 이후 “AI를 인간이 넘어서기 어렵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알파고에게 완패했던 경험이 은퇴와 무관하지 않음을 밝히기도 했다. 이 9단은 지난해 울산과학기술원(UNIST) 기계공학과 특임교수가 된 후 바둑과 AI의 융합 등 AI 관련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허사비스 CEO는 한국이 AI 최첨단 산업을 이끌 주요국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반도체 제조 역량과 로보틱스, 연구 역량 등 기술과 인프라를 갖췄고, 새 기술에 대한 적응력도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허사비스 CEO는 “한국은 기술을 탐구하고 수용하는 데 앞서나가는 국가”라며 “AI를 행정 업무나 브레인스토밍 파트너로 활용해 창의적인 작업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래 세대에게 “여전히 수학, 과학 등 전통적인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교육은 중요하다”며 “AI 툴을 활용해 자신만의 프로젝트를 만드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글코리아는 AI 캠퍼스 설립 발표에 이어 AI 스킬링 브랜드 ‘AI 올림’을 통해 기술 교육과 연구를 지원하기로 했다. AI 올림으로 청년과 기업, 개발자,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한 기술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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