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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민원’ 폭탄에 빗장 걸린 운동장…천하람 “학교체육 살릴 ‘방패’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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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권준영 기자 kjykj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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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 靑 오찬서 ‘교사 소송 국가책임제’ 공식 건의
“빗장 걸린 운동장…누가 아이들에게 운동장 열어주겠나”
“구더기 무서운 게 아니라 깨진 장독이 문제”…시스템 부재 직격
악성민원 공포에 ‘점심시간 축구’ 사라진 학교…피해는 고스란히 학생 몫

“요즘 초등학교 운동장엔 점심시간 축구공 차는 소리가 사라졌습니다. 사고가 나면 선생님 혼자 법정에 서야 하는데, 어느 누가 아이들에게 운동장을 열어주겠습니까?”

 

2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대통령 초청 오찬.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의 발언은 교육 현장의 ‘뼈아픈 민낯’을 그대로 파고들었다. 천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학교체육의 고사 위기와 교권 붕괴의 핵심 원인으로 ‘독박 책임 시스템’을 지목하며, ‘교사 소송 국가책임제’의 시급한 도입을 건의했다.

 

제미나이(AI) 생성 이미지.
제미나이(AI) 생성 이미지.

천 원내대표는 이날 오찬 모두발언에서 학교 소풍과 수련회, 운동회가 자취를 감추는 현상을 ‘깨진 장독’에 비유하며 돌직구를 꽂아 넣었다. 그는 “선생님들이 구더기(민원)가 무서운 게 아니라, 장을 담그다 장독(책임)이 깨졌을 때 일선 교사가 모든 책임을 뒤집어쓰는 구조가 진짜 문제”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학교 현장은 ‘소송 공포’가 지배하고 있다. 학교체육 활동 중 발생하는 가벼운 찰과상이나 골절 사고조차 곧바로 교사에 대한 ‘아동학대’ 신고나 거액의 민사 소송으로 이어지는 것이 일상이다. 악성 민원이 폭주해도 교육청이나 학교 당국이라는 ‘방패’는 작동하지 않는다. “법적으로 알아서 대응하라”는 싸늘한 방치 속에 교사들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운동장 문을 걸어 잠그는 ‘자기검열’을 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아이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에너지를 분출할 창구를 잃은 학생들은 점심시간에도 교실에 갇혀 스마트폰을 만지거나 정서적 불안을 호소한다. 기초체력 저하는 물론, 단체활동을 통해 배워야 할 협동심과 사회성 습득의 기회까지 박탈당하고 있는 셈이다. 학교체육의 실종은 단순한 교육 과정의 축소가 아니라, 아이들의 ‘성장권’과 ‘건강권’에 대한 심각한 침해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민원 공포’에 무너진 학교체육 실태를 지적하며 입법 대안을 설명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진행된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민원 공포’에 무너진 학교체육 실태를 지적하며 입법 대안을 설명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천 원내대표가 제안한 ‘교사 소송 국가책임제’는 이 비정상적인 구조를 정상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의나 중과실이 없는 교육 활동 중 사고에 대해서는 국가가 민·형사상 책임을 전적으로 지고, 민원 응대 역시 교사 개인이 아닌 시스템 차원에서 전담하라는 게 골자다.

 

한편, 천 원내대표는 이날 전남·광주 통합 예산 573억원이 전액 삭감된 점을 들어 정부의 행정 통합 의지를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이 직접 결혼(통합)을 주선해 놓고, 막상 결혼하니 비용은 알아서 하라는 격”이라면서 필수 행정망 통합 예산 지원을 강력히 촉구했다.

 

운동장은 아이들에게 단순한 유희의 공간을 넘어, 타인과 부딪치며 사회성을 체득하는 ‘제1의 교실’이다. 소송 공포에 짓눌린 교사가 아이들의 도약을 막기 위해 운동장 빗장을 걸어 잠그는 비극은 이제 멈춰야 한다. 국가가 현장의 파편을 함께 치워주는 견고한 ‘법적 방패’가 돼주지 않는 한, 대한민국 학교체육의 정상화는 요원한 메아리에 불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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