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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세대 단지에 전세 딱 1건… 다주택자 규제 부메랑에 세입자 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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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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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정 공급 3분의 1 토막 속 정책 모순… 3년 새 전세가 1억1000만 원 폭등
3년 전과 비교해 서울 전세 매물이 구별로 최대 92% 이상 급감하고 보증금이 평균 1억1000만 원 상승하면서, 임차인들의 주거비 부담과 매물 고갈에 따른 선택권 제한이 심화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3년 전과 비교해 서울 전세 매물이 구별로 최대 92% 이상 급감하고 보증금이 평균 1억1000만 원 상승하면서, 임차인들의 주거비 부담과 매물 고갈에 따른 선택권 제한이 심화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보통 집을 구할 때는 최소한 서너 곳은 보고 채광이나 구조를 비교하잖아요? 이제는 그게 안 됩니다. 단지 전체에 딱 하나 남은 집을 보여드리면서 ‘지금 가계약금 안 쏘면 바로 나간다’고 재촉해야 하는 중개사 입장도 괴롭습니다”

 

서울 관악구의 대단지 ‘드림타운’ 인근 공인중개사의 말이다. 29일 오전 10시 기준 3544세대에 달하는 이 단지의 전세 매물은 현재 단 1건뿐이며, 인근 2104세대 규모의 ‘관악푸르지오’는 전세 매물이 아예 0건이다. 일생의 가장 큰 결정 중 하나인 주거지 선택에서 임차인이 당연히 누려야 할 ‘비교할 권리’가 단 3년 만에 박멸됐다.

 

이날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주요 자치구의 전세 매물은 3년 전인 2023년 4월과 비교해 믿기 힘들 정도로 급감했다. 특히 노원구는 3년 전 2979건에 달했던 매물이 현재 230건으로 92.3% 사라졌다. 중랑구 역시 같은 기간 815건에서 67건으로 91.8% 줄어들었다.

 

◆ 다주택자 규제의 역설… “공급 끊기고 대출 막혀 세입자만 사면초가”

 

시장에서는 다주택자를 겨냥한 각종 규제가 오히려 임차인들의 주거 고통을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가 다가오자 매물을 내놓던 집주인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며 전세 공급의 한 축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등의 정책적 요인이 세입자들의 주거 이동을 제약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세가 상승에 대응해 내 집 마련을 검토하던 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들이 대출 한도에 막혀 전세 시장에 머물 수밖에 없는 ‘체류 수요’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올해 서울 신규 입주 물량이 적정량의 3분의 1 수준인 1만6000세대에 그치는 공급 절벽 상황까지 맞물리며, 임차인들은 선택지 없는 수급 불균형의 여파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는 모습. 3500세대가 넘는 매머드급 대단지조차 전세 매물이 0~1건에 그치는 등 기록적인 ‘매물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있는 모습. 3500세대가 넘는 매머드급 대단지조차 전세 매물이 0~1건에 그치는 등 기록적인 ‘매물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 3년 만에 보증금 1.1억 폭등… 결국 외곽으로 밀려나는 ‘전세 난민’

 

매물 부족이 장기화되면서 전세가격은 꾸준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2023년 4월 평균 5억7000만 원 수준이었던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2026년 4월 현재 6억8000만 원을 넘어선 상태다. 불과 3년 만에 세입자가 추가로 부담해야 할 보증금이 평균 1억1000만 원가량 늘어난 셈이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예전에는 전세 매물을 서너 개씩 비교하며 보여줄 수 있었지만, 지금은 단 하나만 보여주고 끝나는 상황”이라며 “대출 규제로 매수가 막힌 세입자들이 전세 시장에 갇히면서 매물 고갈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주택자 규제와 공급 가뭄이 맞물리며 서울에서 밀려난 전세 난민들이 수도권 전체 집값을 자극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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