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에미리트(UAE)가 다음 달 1일부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OPEC+(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10개국의 연대체)를 탈퇴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던 ‘오일 카르텔’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UAE 정부는 국영 WAM 통신을 통해 다음 달 1일부로 OPEC과 OPEC+를 탈퇴한다고 밝혔다. UAE 정부는 “이번 결정은 UAE의 장기 전략과 경제 비전, 국내 에너지 생산에 대한 투자 가속을 포함하는 에너지 구성의 변화를 반영한다”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책임감 있고 신뢰할 수 있으며 미래 지향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우리의 의지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UAE는 탈퇴 후 석유 증산 가능성을 시사했다. 수하일 무함마드 알마즈루에이 UAE 에너지 장관은 로이터 통신에 “OPEC과 OPEC+를 탈퇴함으로써 이들 그룹이 부과하는 (산유량) 의무에서 벗어나 유연성을 갖게 됐다”면서 “사우디를 포함해 어떤 나라와도 탈퇴와 관련해 (사전에) 직접 협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OPEC과 OPEC+의 생산 제한 정책이 이번 탈퇴 결정의 배경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UAE는 최근 몇 년 동안 OPEC, OPEC+와의 합의에 따라 석유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 더 큰 재량권을 요구해 왔다. OPEC과 OPEC+는 국제유가 조절을 위해 회원국에 산유량 할당량을 정하는 방식으로 원유 생산을 제한하고 있다.
다만 UAE 정부는 “탈퇴 이후에도 계속 책임감 있게 행동할 것”이라며 “원유 시장의 수요와 여건에 맞게 점진적이고 신중한 방식으로 추가 (원유) 산유량을 시장에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UAE의 산유량은 하루 평균 약 340만 배럴로 OPEC 회원국 가운데 세 번째로 많다. 주요 산유국인 UAE의 탈퇴는 사우디가 주도하는 OPEC의 영향력에도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UAE가 OPEC을 탈퇴하기로 하면서 중동 사태로 차질을 빚는 한국의 원유 수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유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으로 UAE가 석유 증산에 나설 경우 글로벌 시장에 원유 공급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긴장이 여전한 만큼 당장의 수급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OPEC 체제가 흔들리면서 중장기적으로 석유 시장에 더 큰 불확실성을 야기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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