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하정우·전은수 사직서 재가
河 “나가면 누구든 이기고 올 것”
野 “정치공학적 야합” 거센 비판
한동훈 “李 불법 선거개입” 견제
조국·韓 등 대선주자급 출사표
부산 북갑 최대 승부처 떠올라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의 정치적 무게감이 커지고 있다. 광역자치단체장 최종 후보 확정에 따른 현역 의원 사퇴가 예상되면서 재·보선 지역은 14곳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과 전은수 청와대 대변인의 사표를 재가하면서 청와대 출신 인사들도 재·보선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하 전 수석은 부산 북갑, 전 전 대변인은 충남 아산을 보궐선거 출마 채비에 나섰다. 지역도 수도권과 영남, 충청, 호남, 제주 등 전국을 망라해 사실상 총선을 방불케 하는 가운데, 당대표나 대권주자급 인사들까지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면서 곳곳에서 ‘빅매치’ 구도가 형성되고 있다.
◆재·보선 최대 승부처 부산 북갑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언론공지를 통해 “이 대통령은 하 수석의 사직서 제출에 ‘어려운 결정을 존중한다’며 흔쾌히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든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역할을 하기 바란다”며 재가를 마쳤다고 강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하 전 수석은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로 치러지는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나설 예정이다.
하 전 수석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석으로 일하면서) 짧다면 짧지만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었던 것 같다”며 “앞으로 또 새로운 일을 하게 될 텐데 그게 무엇이든 국가와 국익을 위해 일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각오와 관련해선 “나가면 누구든 이기고 오는 것”이라고 했다.
하 전 수석 출마로 부산 북갑은 이번 재·보선의 최대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민주당에선 하 전 수석 공천이 사실상 확정됐고,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도 무소속으로 이 지역 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이 출마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야와 무소속 후보가 맞붙는 ‘3파전’ 구도가 초반부터 형성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신경전도 격화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하 전 수석의 보궐선거 출마를 ‘정치공학적 야합’, ‘유권자 우롱’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충권 원내수석대변인은 앞서 이 대통령이 하 전 수석 차출설에 대해 “할 일도 많은데, 작업 들어온다고 넘어가고 그러면 안 된다”고 언급했던 점을 거론하며 “결국 정치 신인을 띄우기 위해 기획된 짜고 치는 고스톱이었다”고 지적했다. 한 전 대표도 “출마하는 것을 보니 이 대통령이 결국 출마 지시를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의 불법 선거 개입”이라고 견제에 나섰다.
◆14곳 ‘미니 총선’… 후보 무게감도 커져
정치권에 따르면 이번 재·보선 실시 지역은 14곳으로 예상된다. 지방선거 공천 이전 확정된 5곳(경기 안산갑, 평택을,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에 더해 민주당 현역 의원 8명이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로 나서면서 의원직을 사퇴할 전망이다. 여기에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추경호 의원이 확정되면서 추 의원 지역구인 대구 달성도 보궐선거 지역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재·보선의 위상이 미니 총선급으로 커지면서 각 당의 공천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민주당은 5월 초까지 모든 공천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방침 아래 수도권 5곳의 공천을 확정했다. 인천 계양을에는 김남준 후보, 연수갑에는 송영길 후보, 경기 하남갑에는 이광재 후보, 안산갑에는 김남국 후보, 평택을에는 김용남 후보를 공천했다. 남은 지역 중 부산 북갑에는 하 전 수석, 아산을에는 전 전 대변인이 출마하는 쪽으로 사실상 가닥이 잡혔다.
관건은 호남이다. 민주당의 텃밭 지역인 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광주 광산을의 경우 친명계 원외 핵심 인사로 불리는 강위원 전남도 경제부지사와 이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부단장을 지낸 백승주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국민의힘은 충남 아산을에 김민경 후보, 경기 안산갑에 김석훈 후보, 평택을에 유의동 후보, 전북 군산·김제·부안갑에 오지성 후보를 단수 공천했고, 인천 계양을은 추가 공모를 거쳐 조만간 단수 후보를 발표한다. 나머지 지역은 현역 의원 사퇴로 보궐선거 실시가 확정되면 공천 작업을 진행하되, 전략공천은 최소화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광역단체장 선거와 마찬가지로 구인난을 겪고 있는 만큼 일부 지역에 한해 전략공천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경기 하남갑에는 중도 확장성이 있는 유승민 전 의원, 충남 공주·부여·청양에는 지역에서 내리 5선을 지낸 정진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판설이 거론된다. 서귀포 보궐선거에는 제주도지사를 지낸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출마를 설득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
재·보선 판이 커지면서 출마자들의 체급도 높아지고 있다. 차기 대선후보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경기 평택을 출마를 선언했다. 평택을 재·보선은 조 대표와 민주당 김용남 후보, 진보당 김재연 대표,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이 나선 ‘5파전’으로 출발했다. 보수와 진보 모두 후보 단일화 여부가 이 지역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중진급 인사인 송영길·이광재 후보가 이번 재·보선을 통해 등원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송 후보가 공천받은 인천 연수갑, 이 후보가 공천받은 경기 하남갑은 모두 민주당 당세가 강하지 않은 지역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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