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현역 시절 철저한 무명이었던 소노 손창환 감독, 슈퍼스타 출신 SK 전희철-LG 조상현 감독을 연이어 셧아웃시키며 챔프전 선착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스포츠에서 새로운 감독이 선임되면 가장 먼저 언급되는 내용이 현역 시절의 기록이다. 아무래도 이름값 있는 스타 출신들이 지도자로 변신해도 우대받고, 감독직에 오르기도 수월하다. ‘현역 시절에도 잘 했으니 감독도 잘 할 것’이란 믿음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내 프로 스포츠 감독 대부분은 현역 시절 이름깨나 날렸던 스타들이다.

 

27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고양 소노와 창원 LG 경기에서 승리한 소노 손창환 감독과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고양 소노와 창원 LG 경기에서 승리한 소노 손창환 감독과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 의미에서 프로농구 고양 소노의 손창환(50) 감독은 입지전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건국대를 졸업하고 1999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7순위로 SBS(현 정관장)의 지명을 받은 손 감독은 2003년을 끝으로 짧은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현역 시절 기록은 4시즌 간 통산 22점. 철저한 무명 백업 선수에 불과했다.

 

2005년부터 전력분석원으로 변신해 농구와 인연을 이어간 손 감독은 2015년부턴 코치로 감독들을 보좌했다. 20년간 코트 안팎을 누비며 워낙 선수들 사이에서 인망이 높았지만, 감독 자리는 쉽사리 주어지지 않았다. 현역 시절의 무명 커리어가 발목을 잡은 셈이다.

 

2025~2026시즌을 앞두고 드디어 손 감독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김태술 감독을 반년 만에 경질한 소노가 오랜 기간 코트를 지키며 지도자로 잔뼈가 굵었던 손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기로 한 것이다.

 

시즌 초반만 해도 ‘초보 사령탑’ 손창환의 감독 도전사는 험난했다. 에이스 이정현에 대한 지나친 의존과 인게임 조정 능력 미숙 등이 드러나며 1라운드를 2승7패로 마쳤고, 4라운드까지 14승22패에 그쳐 ‘봄 농구’와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5라운드부터 반전이 찾아왔다. 이정현-네이선 나이트(미국)-케빈 켐바오(필리핀)으로 이어지는 ‘빅3’을 중심으로 팀의 짜임새가 몰라보게 좋아졌다. 여기에 손 감독이 시즌 내내 밀어붙였던 템포 푸시에 이은 속공 위주의 공격 농구에 3점슛과 스페이싱을 강조하는 ‘페이스 앤 스페이스’ 전술이 제대로 먹혀들기 시작하면서 다른 팀들을 거침없이 누르기 시작했다. 5라운드 9승1패, 5~6라운드에 걸쳐 파죽의 10연승 등 급상승세로 결국 정규리그를 28승26패, 5위로 마치며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성공했다.

 

27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고양 소노와 창원 LG 경기에서 승리한 소노 이정현이 두 손을 번쩍 들고 있다.
27일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고양 소노와 창원 LG 경기에서 승리한 소노 이정현이 두 손을 번쩍 들고 있다.

시즌 막판 소노의 급상승세는 봄 농구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져주기 게임’ 논란 속에 소노를 6강 PO 상대로 고른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은 4위 서울 SK와의 일전을 앞두고 손 감독은 “‘소노를 괜히 건드렸다. 벌집을 건드렸구나’라는 얘기가 나오게 만들겠다”며 전의를 불태웠고, 3경기 만에 SK를 K.O시키며 SK에게 역대급 굴욕을 선물했다.

 

4강 PO 상대는 정규리그 1위 LG. 객관적인 전력도 열세였고, 6강 PO를 3경기를 치렀기에 체력적인 면에서도 밀렸지만, 돌풍의 소노는 그러한 데이터를 무시하는 경기력으로 ‘디펜딩 챔피언’을 거칠게 밀어붙였다. 창원 원정에서 1,2차전을 모두 집어삼키고 홈인 고양으로 지난 27일 돌아온 소노는 3차전에서도 한 수 위의 경기력으로 LG를 압도한 끝에 90-80의 대승을 거두며 시리즈 전적 3전 전승으로 창단 2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무대에 올랐다. KBL 역사상 정규리그 1위 팀이 4강 PO에서 스윕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며, 정규리그 5위 팀이 챔프전에 무패로 진출한 것도 이번이 역대 최초다. 소노와 손 감독은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조상현 창원 LG 감독이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중앙로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5-26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와 창원 LG 세이커스의 경기에서 패색이 짙어 지자 괴로운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조상현 창원 LG 감독이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중앙로 고양소노아레나에서 열린 2025-26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와 창원 LG 세이커스의 경기에서 패색이 짙어 지자 괴로운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스1

게다가 손 감독이 6강, 4강 PO에서 상대한 SK 전희철, LG 조상현 감독은 현역 시절 슈퍼스타였던 사령탑들이다. 농구대잔치 시절 고려대의 주전 파워포워드로 활약한 전희철 감독은 동양의 창단 멤버이자 ‘에어본’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스타였다. 연세대 시절 최고의 3점 슈터로 이름이 높았던 LG 조상현 감독은 손창환 감독이 프로 유니폼을 받아들었던 1999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광주 골드뱅크의 지명을 받았고, 프로에서도 최고의 슈터로 활약했다. 

 

현역 시절 팀의 중심으로 활약했던 전 감독과 조 감독의 KBL 통산 득점은 각각 5604점, 6225점. 손 감독의 22점에 비하면 250~280배에 달하는 기록이지만, 감독 맞대결에선 현역 시절의 기록은 무의미했다. 전 감독과 조 감독은 이미 사령탑으로서 챔프전 우승을 이끈 명장이었지만, 적어도 2026년 봄에는 소노와 손 감독 앞에선 종이호랑이 신세가 됐다.


오피니언

포토

김연아 이젠 단발 여왕…분위기 확 달라졌네
  • 김연아 이젠 단발 여왕…분위기 확 달라졌네
  • 이주빈 '청순 대명사'
  • 수지, 발레복 입고 극강의 청순미…완벽한 다리 찢기까지
  • 에스파 윈터, 日 길거리 밝히는 미모…압도적 청순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