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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전쟁 두달째…꼬여가는 협상에 멱살잡힌 경제동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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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해협 개방' 카드 던졌으나 트럼프 "핵 포기 선행" 고수
호르무즈 봉쇄에 글로벌 물류 마비…아시아 등 신흥국 경제까지 직격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촉발된 중동 전쟁이 28일로 발발 두 달째를 맞았으나, 핵심 쟁점인 핵 프로그램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접점을 찾지 못한 채 강대강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문제를 해결한 뒤 자국의 핵 프로그램을 다루자는 '역제안'을 내놓았지만, 이날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회의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제안이 진정성 없는 '시간 끌기'라고 의심하며 핵 농축의 완전한 중단을 압박하고 있다. 이란은 해상 봉쇄 해제를 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팽팽한 기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전쟁의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카타르 등 인접국은 물론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신흥국들의 경제적 피해가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소형 선박. EPA연합뉴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의 소형 선박. EPA연합뉴스

◇ 미국-이란 협상 공회전…외교해법 안갯속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고 핵 프로그램 논의를 뒤로 미루자는 내용을 담은 이란의 제안을 놓고 의구심을 갖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가안보팀 참모들과 해당 제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이 같은 제안을 당장 거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전했다.

다만 그는 이란이 성실하게 협상에 임하고 있는지, 핵 농축 중단과 핵무기 개발 포기라는 자신의 핵심 요구를 이란이 수용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당국자들은 설명했다.

미국은 이란과의 협상을 계속 이어가면서 며칠 내 공식 입장과 함께 대응 제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이 성과를 내지 못한다고 판단할 경우 이란에 대한 공습을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다만 행정부 내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충돌 재개는 피하려 한다는 인식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레바논 내 친헤즈볼라 매체인 알마야딘은 이란이 휴전 보장, 호르무즈 해협 문제 조율, 핵 프로그램 논의 등 3단계 협상 방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중재국들에 이처럼 3단계로 구성된 협상 틀을 제안했으며, 미국이 이 계획에 동의할 경우 본격적인 2차 종전협상이 재개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제안의 첫 번째 단계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중단하고 이란과 레바논에 대한 적대 행위가 재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장하는 데 집중한다.

이 단계에서 이란은 다른 어떤 사안도 논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번째 단계는 첫 단계에서 합의가 이루어질 경우 진행되며, 호르무즈 해협의 관리 문제를 중심으로 한다.

보도에 따르면 이 계획은 오만과의 협력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을 관리할 새로운 법적 틀을 구축하는 구상을 담고 있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에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다루게 된다. 이란은 앞선 두 단계에서 합의가 도출된 이후에만 핵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알마야딘은 전했다.

회의하는 트럼프 대통령. EPA연합뉴스
회의하는 트럼프 대통령. EPA연합뉴스

◇ 호르무즈 둘러싸 기 싸움도 팽팽…전쟁 도화선 될 수도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기 싸움도 여전히 팽팽하다.

이란이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통제하고 나서자 미국은 지난 13일부터 대이란 해상 봉쇄에 들어가며 맞불을 놨다.

한때 이란이 레바논 휴전을 고려해 해협을 개방하겠다며 유화적 제스처를 보냈지만, 미국이 해상봉쇄는 유지하겠다고 나서면서 이란도 다시 강경 모드로 돌아섰다.

미국은 중동 인근 해역에 3척의 항공모함을 배치하고 이란산 석유를 수송하는 선박을 나포하면서 이란의 목줄을 죄고 있다.

이란도 이에 맞서 상선 3척에 발포하고 2척을 나포하는 등 무력시위로 대응하면서 언제 해상 충돌이 벌어질지 모르는 긴장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란은 또 지난 23일에도 기뢰를 추가로 부설하면서 해협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자칫하면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군사 행동이 양측 간 충돌수위를 높이는 도화선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인 셈이다.

이런가운데 이란은 최근 미국에 호르무즈 해협을 우선 개방하고 종전을 선언한 뒤 추후 핵 협상을 이어가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미국은 이란의 핵보유 저지를 '레드라인'으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미국이 핵 프로그램 해결 없이 이란을 압박하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보고있는 해방봉쇄를 풀고 중간합의에 나설지 단언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종전 합의에는 핵 관련 내용이 포함돼야 한다고 이란을 압박해왔다.

◇ 경제 피해는 중동 넘어 신흥시장으로

이란 전쟁에 따른 경제적 피해는 중동 지역을 넘어 신흥 시장으로 확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동 국가와 인접국들은 전쟁 발발로 가장 직접적인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다.

카타르의 경우 지난 3월 12억달러(약 1조8천억원) 규모의 사상 첫 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수출이 90% 이상 급감하고 수입이 절반으로 줄어든 여파다.

JP모건은 올해 카타르 경제 성장률이 액화천연가스(LNG) 시설 피해 영향으로 -9%를 기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아시아 신흥 시장은 원유 수입의 50% 이상, 가스 수입의 3분의 1 이상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수송에 의존해왔기에 특히 피해가 크다.

신흥국 정부들은 이미 에너지 보조금으로 매년 수천억 달러를 부담해왔는데, 이번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서 보조금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로이터는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2%에서 3.9%로 낮췄다.

시티그룹의 조아나 추아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에너지 쇼크가 지속되면 가격 상한제, 감세 및 보조금으로 인해 신흥 시장의 재정 위험이 커질 것"이라며 특히 이집트, 튀르키예, 인도, 헝가리, 폴란드를 취약한 국가로 꼽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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