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미만 7만3천명, 막대한 예산 불가피…노동부 "투입 가치 있어"
공공 부문의 364개월, 11개월 등 '쪼개기 계약'을 강하게 비판한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 시절 도입했던 '공정수당'을 비정규직 처우 개선 수단으로 꺼내 들었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실험이었던 보상 체계를 중앙정부로 확대해 약 2천100곳의 공공 부문에 적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공정수당 지급을 위해서는 정부 예산 투입이 필요해 세금으로 비정규직 처우 개선에 나선다는 비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8일 고용노동부가 국무회의에서 발표한 '공공 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은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에게 공정수당을 지급해 차별적 요소를 완화하는 게 핵심이다.
계약기간이 1년이 되지 않으면 퇴직금을 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공공 부문에서도 364일, 11개월 등 쪼개기 계약 관행이 만연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가장 모범적 사용자가 돼야 한다"며 공공기관의 퇴직금 회피 관행을 거듭 지적했다.
이에 정부가 꺼내든 보상책이 공정수당이다.
이는 이 대통령이 경기지사 시절에 전국 최초로 도입한 정책으로 경기도는 현재도 5∼10% 비율로 공정수당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노동부는 이날 발표에서 경기도를 참고 사례로 제시했다.
노동부는 계약 기간이 짧을수록 고용 불안전성이 크다는 판단하에 보상률을 더 높게 설계했다.
계약 기간에 따라 1∼2개월 10%, 3∼4개월 9.5%, 5∼6개월 9.0%, 7개월 이상∼12개월 미만 8.5%다.
1년 일한 노동자의 퇴직금은 임금의 12분의 1(8.3%)인데, 공정수당은 최소 8.5%를 지급하도록 해 고용 불안정성에 따른 보상이 더 높게 했다.
이는 '고용이 불안정한 노동자가 보수까지 덜 받는 건 중복차별'이라는 이 대통령의 신념이 토대가 됐다.
노동부는 공정수당 관련 필요 비용을 2027년 정부 예산안에 일시 반영해 내년부터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관건은 '재원'이다.
공정수당이라는 인건비에 정부 예산이 추가로 투입되는 만큼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세금으로 보전한다는 지적이 불가피하다.
경기도의 경우 올해 기간제 노동자 2천300명의 공정수당을 위해 예산 30억9천500만원을 편성했다.
정부 실태조사 결과 공공 부문의 1년 미만 노동자는 7만3천206명이다. 이들에 대한 공정수당을 단순 계산해도 막대한 예산 소요가 예상된다.
또한, 정부가 내년 이후에도 공정수당 지급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라 매년 추가 재원 마련이 필요하다.
경기도가 공정수당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다른 지자체로 확산하지 않은 건 예산 문제가 크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비정규직 처우 개선은 좋지만, 국민 세금으로 메운다는 점이 아쉽다"며 "이렇게 되면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모든 국민이 부담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노동부는 충분히 투입할 가치가 있는 재원이라는 입장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공공 부문부터라도 제대로 된 보상을 하자는 것으로 정부가 재정을 투입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부 예산 투입을 통해 공공 부문이 '모범적 사용자'로서 역할을 하면 민간의 비정규직 처우 개선으로 이어지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해외에서도 공정수당과 같이 비정규직 고용불안에 대한 보상제도가 있다.
프랑스는 불안정고용 보상수당으로 총임금의 10%를 주고, 스페인은 근로계약 종료수당 5%, 호주는 추가임금제도를 통해 15∼30%를 지급한다.
아울러 노동부는 1년 미만 계약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기존 상시·지속 업무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등이 이뤄지면 2027년 이후에는 예산 소요가 점차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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