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 대변·인권 보호자 역할 강화”
불법 구금 가능성 등 직접 검증한다
검찰이 과거 확정 판결을 받은 인권 침해 사건들의 재심 개시를 적극 인용하고, 재심이 개시된 사건에서 무죄나 면소를 구형하는 쪽으로 업무 접근 방식을 전환했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재심 사건 처리에서 법적 안정성 확보에 무게추를 뒀던 검찰이 공익의 대변자이자 인권 보호자로서의 역할에 보다 집중하기 위한 ‘방향 전환’이라는 설명이다.
김태훈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27일 브리핑에서 “최근 3년 내 서울고검·중앙지검에 접수된 재심 개시 신청 218건 중 91건(41.7%)에 대해 인용 의견을 제시했으며, 재심 개시 결정 사건 107건 중 63건(58.8%)에는 무죄·면소를 구형했다”고 밝혔다. 재심은 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이 난 사건을 다시 심판하는 절차다. 무죄를 입증할 새로운 증거가 나오거나 수사기관의 직무상 범죄와 증거 위조 등 사유가 있을 때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서울고검과 서울중앙지검에 접수된 과거 공안사건 관련 재심 건수는 2023년 23건에서 지난해 137건으로 약 6배 증가했다. 재심이 개시된 건수도 23건에서 49건으로 배 이상 늘었다. 이는 1960~1970년대 수사기관의 고문이나 가혹행위 위주였던 간첩 사건 재심 외에 1980~1990년대 긴급구속 절차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사범이 된 이들의 재심 청구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검찰은 그동안 재심 처리 과정에서 ‘인권 침해와 위법 수사로 인한 국민의 피해를 구제한다’는 제도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검찰은 불법 구금 여부 확인을 위한 자료 확보 방안을 강구하는 등 재심 업무에 대한 접근 방식을 전향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재심 사건의 경우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청구인이 입증해야 하는데, 사건기록의 보존기간이 지나 폐기됐거나 청구인이 고령일 경우 자료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검찰은 앞으로 판결문 등 자료와 사료를 확보하고 분석해 피고인의 불법 구금 가능성 등을 직접 검증할 방침이다.
한 예로 서울중앙지검은 1961년 5·16 군사 쿠데타 당시 육군 군단장으로 쿠데타에 반대했다가 혁명재판소에서 반혁명죄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A 장군의 재심 사건에서 수사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유족 측이 불법 구금 여부 입증에 어려움을 겪자 직접 사료와 언론 보도 등을 분석해 그가 약 125일간 구속된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1월 서울고법에 재심 개시 의견을 냈다.
재심 개시 청구가 기각된 사건을 뒤집은 사례도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1960년대 일본 유학 시절 조선인 장학회로부터 학자금을 지원받다가 북한을 방문한 뒤 귀국한 B씨가 국가기밀을 수집한 혐의로 징역형을 확정받은 사건에서 이미 확보된 자료를 전면 재분석해 당시 검거 주체가 국가보안사령부였고, 신문조서와 인지동행보고서 작성자 등이 군인이었던 사실을 파악하고 서울고법에 재심 개시 의견을 냈다.
아울러 검찰이 재심 개시 기각 의견을 제시했는데도 법원이 재심 개시를 결정할 경우 인용 가능성과 재심 청구인의 명예 회복 필요성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항고할 예정이다. 재심 사건에선 첫 재판 전에 증거 검토를 마치고 무죄나 면소 판결이 예상되는 사건은 첫 기일에 결심 절차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서울중앙지검은 공공수사1부에 재심 전담 수사관을 배치하고, 공공수사지원과 소속 수사관을 재심 업무에 투입하는 등 인력 배치를 조정해 업무 효율성 제고에도 나선다.
김 차장검사는 “최근 검찰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큰 변화를 주는 방향으로 제도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국민들께서 바라는 검찰의 모습에 부합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도 과거사 재심 사건에 대한 접근 방식을 개선하려고 집중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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