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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범 “기관총 들고 와도 몰랐을 것”… 허술한 보안 조롱 [트럼프 만찬장 총격 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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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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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통령 경호 논란 불 지펴

“무기 소지한 채 호텔 체크인 가능
금속탐지기도 없어 놀랐다” 언급
만찬장 입구 도달 ‘경호 실패’ 지적
美정부선 “시스템 정상 작동” 반박
용의자 범행 동기 등 여전한 의문

트럼프 “백악관 연회장 빨리 짓자”
제동 걸린 신축공사 재개 명분 삼기
지지층 결집 기회로도 활용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한 직접적인 총격 시도는 이번이 세 번째다. 정치 양극화가 심각한 데다 일반인의 총기 소지가 가능한 미국에서 최고위직을 보호하기 위한 경호시스템이 철저하게 작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는 이유다.

 

총격범 앨런 거주지에 몰린 취재진 백악관 기자단 만찬 총격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콜 토머스 앨런의 주소지인 캘리포니아주 토런스의 한 주택 인근에 26일(현지시간) 취재진이 모여 있다. 앨런은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차를 타고 시카고를 거쳐 워싱턴에 도착했으며, 범행 전날 무기류를 소지하고 호텔에 투숙했으나 제지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토런스=AP연합뉴스
총격범 앨런 거주지에 몰린 취재진 백악관 기자단 만찬 총격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콜 토머스 앨런의 주소지인 캘리포니아주 토런스의 한 주택 인근에 26일(현지시간) 취재진이 모여 있다. 앨런은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차를 타고 시카고를 거쳐 워싱턴에 도착했으며, 범행 전날 무기류를 소지하고 호텔에 투숙했으나 제지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토런스=AP연합뉴스

◆세 번째 암살 시도…경호 문제없나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대행은 26일(현지시간) NBC 인터뷰에서 “물론 어젯밤 일어난 일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지만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고, 용의자가 자신의 의도를 실행하려 하자마자 그를 저지했다”며 “대통령은 안전했고, 내각, 기자 및 언론 관계자, 그들의 손님들도 모두 안전했다”고 말했다. 경호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 것이다. 용의자 콜 토머스 앨런(31)은 전날 무장한 채 워싱턴 힐튼호텔 만찬장 보안을 뚫으려다 현장에서 제압당했다.

 

그러나 무장한 용의자가 최고위급 인사들이 모인 연회장 입구까지 도달하는 데 성공한 것은 사실인 만큼 경호 실패를 냉철하게 짚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CBS가 고위 당국자의 말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앨런은 25일 오후 산탄총, 권총, 칼 등으로 무장한 채 워싱턴 힐튼호텔 10층 객실을 나섰다. 그는 범행 전날 투숙한 것으로 파악됐다. 호텔 방에서는 장전된 10발짜리 탄창, 흉기 2점, 노트북, 하드디스크, 지하철 영수증, 필터 마스크 등이 발견됐다. 앨런은 엘리베이터가 아닌 내부 계단으로 로비 층까지 뛰어 내려오면서 각 층의 보안구역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앨런은 범행 전 적은 성명서에서 보안이 허술했다고 조롱했다. 그는 만찬이 열리는 워싱턴 힐튼호텔에 산탄총, 권총, 칼을 소지한 채 체크인할 수 있었다는 데 스스로도 놀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장 곳곳에 보안 카메라가 있고 객실이 도청되고 있으며 10피트마다 무장요원이 있고 금속탐지기가 넘쳐날 거라고 예상했는데,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며 “만약 내가 미국 시민이 아니라 이란 요원이었다면 여기에 M2 기관총을 들고 들어왔어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금속탐지기를 동원한 보안 검색은 본행사인 만찬이 진행된 호텔 내 ‘인터내셔널 볼룸’으로 입장하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만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호텔 출입구에서는 행사 초대장만 검사하고 보안 검색이 이뤄지지 않았다.

 

미국 폴리티코는 미 수사 당국이 앨런의 무기 반입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앨런은 폭력 범죄 중 총기 사용 혐의와 위험한 무기를 이용한 연방 공무원 폭행 혐의로 기소될 예정이며 추가 기소도 있을 수 있다. 그는 27일 연방법원에서 판사가 피고인에게 유무죄 여부를 묻는 기소인부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명문대 출신의 젊은 공학도가 정치적 폭력의 용의자로 돌변한 배경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 연방 수사 당국은 앨런의 주거지인 캘리포니아주 토런스 주택을 압수수색하며 정확한 범행 동기와 범행 경위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시사주간 뉴스위크는 앨런이 에이브러햄 링컨 시대 청년정치조직과 같은 이름을 계승한 진보 사회운동 단체 ‘와이드 어웨이크’ 회원이었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또 앨런의 여동생이 수사 당국에 앨런에 대해 노킹스 시위에 참여한 적이 있고,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엇인가 하겠다는 발언을 하곤 했다”고 진술했다고 덧붙였다.

 

◆연회장 공사 재개 시도하는 트럼프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총격사건을 자신들에 유리한 방식으로 이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백악관에 최고 수준의 보안을 갖춘 연회장이 있었다면 이런 일은 절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아무리 빨리 지어도 모자란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수용 인원이 200여명에 그쳐 다양한 행사 개최에 제약이 있다는 이유로 백악관 이스트윙을 허물고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연회장 신축을 추진했다. 그러나 백악관이 역사 유산이라는 점을 들어 국가역사보존협회(NTHP)가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고, 법원이 의회 승인 없이는 백악관에 건물을 지을 수 없다는 이유로 가처분 결정을 내리면서 공사는 중단된 상태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일요일인 이날 공사 중단 소송을 낸 NTHP 측 변호인에게 소송 취하를 요구하는 서한을 발송했다.

 

블랜치 장관 대행은 경호 실패 지적을 해명하며 “어젯밤 남녀 요원들의 행동을 본 뒤에도 국토안보부(DHS)에 대한 예산이 끊겨 있다는 사실은 의회에 경종을 울릴 일”이라며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DHS 셧다운(연방정부 일시적 업무정지) 해소를 촉구하는 발언을 했다.

 

이란전쟁, 경제난 등으로 지지층이 분산되고 지지율이 하락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계기로 지지층을 결집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후보 연설 당시 펜실베이니아에서 발생한 총격사건 후에도 자신을 신이 보호하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며 지지층과 기독교계를 결집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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