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칩플레이션’ 영향…‘도미노 인상’ 이어져
“PS5 디지털 에디션 콘솔, 가격 오르기 전에 사려고 하는데 중고라도 있을까요?”
27일 경기도의 한 플레이스테이션 전문 판매점에 이처럼 다급한 문의가 날아들었다. 새 제품 가격이 오르기 전 중고 매물이라도 확보하려는 소비자의 절실함이 묻어났지만, 돌아온 답변은 “본체는 이미 품절입니다”라는 업주의 차가운 한마디였다.
같은 날 한 게임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플스 인상한다길래 그냥 샀다’는 제목의 구매 인증글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한 대에 75만원에 육박하는 ‘PS5 슬림 스탠다드 에디션’을 구매했다는 글에 이어진 ‘부럽다’거나 ‘왜 프로 모델을 사지 않았느냐’는 반응에 작성자는 “프로는 이미 품절이라 구할 수 없었다”고 씁쓸한 상황을 전했다.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코리아(SIEK)가 내달 1일부터 한국 시장 내 ‘플레이스테이션5’ 제품 가격을 인상한다고 발표하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는 뜨겁게 달아올랐다. 중고라도 사려는 이들과 품절 대란 속에 대체 모델이라도 선점하려는 이들 그리고 “아내가 사준다고 했을 때 진작 샀어야 했다”며 뒤늦은 후회를 쏟아내는 목소리가 뒤섞인다.
관련 업계에서는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의 영향으로 메모리 가격이 폭등하는 ‘칩플레이션(메모리+인플레이션)’이 게임기 100만원 시대를 앞당겼다고 분석한다.
AI 서버 수요 폭증으로 반도체 업체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만 집중하면서 가격 상승이 발생했다는 얘기다. 일반 소비자용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지난 1분기에만 최대 90% 이상 폭등하면서, 게임기뿐만 아니라 노트북과 스마트폰 출고가를 수십만원씩 끌어올리는 도미노 인상으로 이어졌다.
구체적인 인상폭은 플스 애호가들의 시름을 더욱 깊게 할 전망이다. 가장 저렴했던 ‘PS5 디지털 에디션’은 59만8000원에서 85만8000원으로 43% 오르며, ‘디스크 에디션’은 74만8000원에서 94만8000원으로 인상한다. 최고 사양인 ‘PS5 프로’는 111만8000원에서 129만8000원으로 오르고, PS5와 연결해 휴대용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PS 포탈’도 28만8000원에서 37만8000원으로 인상한다.
과거 고급 모델 구매 때나 필요했던 ‘수표 한 장’이 사실상 전 라인업에 걸쳐 요구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미리 PS5를 산 사람이 진정한 승자’라는 반응도 이어진다.
이러한 가격 조정은 한국만의 일이 아니다. 앞서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는 지난 2일부로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PS5’ 가격을 약 100달러(약 14만8000원) 인상했다. 글로벌 환경 전반에서의 압박으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며, 면밀한 내부 검토를 거친 결정이라는 게 당시 이자벨 토마티스 SIE 부사장의 설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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