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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로고 박히면 촌스러워”…MZ세대, ‘과시’ 대신 ‘취향’ 택한다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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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희 기자 py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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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로고=부의 상징’ 옛말
경험·웰니스로 소비 이동…명품 비중 축소

명품 시장의 소비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한때 ‘부의 상징’을 드러내는 과시적 소비에서 벗어나, 개인의 만족과 취향 중심으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화려한 로고를 전면에 내세운 디자인 대신 절제된 미학을 강조한 ‘조용한 럭셔리’가 새로운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서울시내 백화점 앞에서 한 시민이 샤넬 쇼핑백을 들고 있다. 뉴시스
서울시내 백화점 앞에서 한 시민이 샤넬 쇼핑백을 들고 있다. 뉴시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6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 명품 소비 인식 조사’에 따르면 명품 구매 경험은 여전히 절반 이상을 유지하고 있지만 젊은 층에서는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56%가 명품 구매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나, 20대는 46.8%에서 41%로, 30대는 67.6%에서 57.5%로 각각 줄었다.

 

명품에 대한 인식 역시 달라졌다. 응답자의 79%는 “명품은 더 이상 특정 계층만의 전유물이 아니다”라고 답했으며, 56.8%는 “마음만 먹으면 구매할 수 있다”고 인식했다. 명품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낮아진 셈이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선택 기준’이다. 전체 응답자의 76.8%는 과도하게 로고를 드러내는 스타일에 대해 “오히려 촌스럽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 70.8%는 로고가 눈에 띄지 않는 ‘조용한 명품’이 더 세련돼 보인다고 답했다.

 

브랜드를 드러내기보다 디자인과 소재, 완성도를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흐름은 소비 목적에서도 확인된다. 응답자의 59.7%는 “명품을 타인에게 보여주기보다 스스로 만족하기 위해 구매한다”고 답했으며, 57.3%는 “타인을 의식하기보다 자신에 대한 보상의 의미가 더 크다”고 밝혔다.

 

국내 샤넬 매장. 연합뉴스
국내 샤넬 매장. 연합뉴스

글로벌 명품 시장의 둔화는 주요 기업 실적에서도 뚜렷하게 확인된다. 루이비통을 운영하는 세계 1위 명품 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5% 감소한 808억유로(약 117조원)에 그쳤다. 특히 핵심 사업인 패션·가죽 제품 부문에서 매출이 줄어들며 성장세가 꺾인 점이 눈에 띈다.

 

업계에서는 루이비통과 같은 ‘핵심 캐시카우’ 브랜드까지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시장 전반의 위축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구찌의 하락세는 더욱 가파르다. 케링이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구찌 매출은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하며 그룹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케링그룹 주가는 올해 초 대비 8.9% 하락한 277유로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2021년 8월(788유로)과 비교하면 64.9% 급락했다. 한때 MZ세대의 대표 명품 브랜드로 꼽히던 위상에도 균열이 생겼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개별 브랜드의 부진이 아닌 시장 구조 변화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 명품 시장은 팬데믹 이후 이어진 급성장 국면을 지나며 성장률이 둔화됐고, 일부 지역에서는 역성장까지 나타나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과 미국 등 핵심 시장에서 소비가 위축되면서 전반적인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

 

사진= 에르메스 공식 홈페이지 캡처
사진= 에르메스 공식 홈페이지 캡처

소비 패턴 변화 역시 중요한 변수로 지목된다. 과거 ‘과시형 소비’가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개인 만족과 경험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여행·미식·웰니스 등 다양한 분야로 지출이 분산되면서 전통적인 명품 소비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합리적인 가격의 대체품을 찾는 이른바 ‘듀프 소비’ 확산도 명품 수요 일부를 대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명품 기업들이 그동안 가격 인상을 통해 성장을 이어왔지만, 이제는 소비자 저항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브랜드 가치와 제품 경쟁력을 중심으로 한 전략 전환이 불가피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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