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1400만 대가 팔린 유명 유아용 의자 ‘트립 트랩’(Tripp Trapp)이 일본에서 저작권을 인정받지 못했다. 실용적인 대량 생산품의 경우 디자인권이 아닌 저작권을 폭넓게 인정하면 오히려 산업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같은 날 열린 상표권 소송에서는 일본 기업이 글로벌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상대로 승소하며 거액의 배상금을 받아내게 됐다.
◆ 실용품은 ‘디자인’ 영역... 저작권 보호는 엄격히
25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대법원은 노르웨이 스토케사가 일본 가구 업체를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원고 상고를 기각했다. 이로써 트립 트랩의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은 2심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재판의 핵심은 대량 생산되는 가구가 ‘예술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는지였다. 일본 대법원은 “의자와 같은 실용품에 저작권을 광범위하게 허용하면 산업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디자인권의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라고 판시했다.
다만 법원은 실용적 기능과 별개로 독창적인 창작성이 인정될 때만 예외적으로 저작권을 인정한다는 기준을 세웠다. 하지만 트립 트랩은 이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이는 일본 대법원이 실용품의 저작권 보호 여부를 판단한 첫 사례이다.
◆ 이름 같은 ‘줌’ 전쟁... 일본 기업 상표권 판승
같은 날 도쿄지방법원은 상표권 분쟁에서 일본 기업의 손을 들어줬다. 1983년 설립된 일본 음향기기 업체 ‘줌’이 미국 ‘줌 커뮤니케이션스’(ZC)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법원은 상표권 침해를 인정했다.
법원은 양사의 로고가 동일한 알파벳 4글자를 디자인화했고 명칭도 같아 소비자가 혼동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미국 ZC와 일본 유통사가 총 1억8210만엔(약 16억8000만원)을 일본 줌 측에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다만 배상 범위는 코로나19로 미국 줌이 대중화되기 전인 2020년 6월 말까지로 제한됐다. 그 이후에는 인지도가 높아져 두 회사를 혼동할 가능성이 작아졌다는 분석이다. 일본 기업이 요구한 미국 줌의 로고 사용 중지 요청은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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