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메뉴 사이에 ‘11만원 피자’가 눈에 들어온다.
“이게 맞나 싶어 다시 눌러봤어요.”
직장인 김모(34) 씨는 24일 오후 가격보다 먼저 ‘품절’ 표시를 확인했다. 이미 판매가 끝난 상태였다.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경험이 먼저 소비된 순간이었다.
대한상공회의소 조사에서는 오프라인 매장 선택 기준에서 ‘체험·여가 요소’가 ‘상품 구매’를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조사에서도 여가·문화 관련 지출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는 흐름이다.
외식은 더 이상 ‘배를 채우는 소비’가 아니다. 무엇을 먹느냐보다, 어떤 경험을 하느냐가 선택 기준으로 올라왔다.
이 변화는 최근 등장한 고가 메뉴에서 선명하게 드러난다.
수제 피자 브랜드 펠즈피자와 한우 전문점 벽제갈비가 협업해 내놓은 ‘갈비피자’는 출시 직후부터 지점별 한정 물량이 연이어 소진됐다.
이 메뉴는 11만원대 가격에, 한우 갈비 1인분(약 200g)을 통째로 올린 구조다. 가격만 보면 부담스럽지만 소비는 빠르게 붙었다. ‘11만원 피자’라는 상징성과 경험 자체가 구매 이유로 작용한 것이다.
외식업계에서는 이를 ‘카테고리 경계 붕괴’로 본다. 고깃집과 피자, 호텔과 편의점처럼 서로 다른 영역이 결합하며 새로운 소비 경험이 만들어지는 흐름이다. 특정 메뉴가 아닌 ‘브랜드 경험’을 소비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사례도 이어진다.
금돼지식당은 줄 서야 먹던 고기를 간편식으로 확장했고, 몽탄 역시 대표 메뉴를 밀키트 형태로 선보였다. 매장에 가지 않아도 ‘그 브랜드를 경험했다’는 감각을 주는 방식이다.
반대로 호텔은 경험을 아래로 확장하고 있다. 신라호텔은 편의점 디저트와 도시락을 출시했고, 롯데호텔과 파라다이스호텔 역시 간편식과 베이커리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전체 경험이 아닌 일부를 일상으로 옮기면서 브랜드 상징성을 유지하는 전략이다. 고급은 내려오고, 대중 브랜드는 경험을 확장하는 양방향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이번 갈비피자가 빠르게 소진된 배경에는 ‘한정판 구조’도 작동한다. 기간 제한, 하루 판매 수량 제한, 재료 특성상 대량 생산이 어렵다는 조건이 동시에 붙는다.
이 경우 소비는 필요 중심이 아닌 타이밍 중심으로 이동한다. ‘지금 사지 않으면 경험할 수 없다’는 희소성이 가격 저항을 무너뜨리는 구조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가격 대비 양이나 가성비가 기준이었다면, 지금은 ‘이 경험이 한 번쯤 해볼 가치가 있느냐’로 기준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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