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마지막 주에도 전국에서 많은 사건사고가 이어졌다. 가수 겸 배우 나나(본명 임진아·35) 자택 침입 강도 사건의 세 번째 공판이 열리는가 하면 생후 4개월 된 자녀를 학대해 숨지게 한 일명 ‘해든이(가명) 사건’의 친모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인공지능(AI)으로 대전 오월드 동물원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의 조작 사진을 퍼뜨려 수색에 혼선을 준 유포자도 경찰에 붙잡혔다.
◆ 나나, ‘강도 상해’ 증인 출석…흉기 소지 여부 쟁점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국식)는 지난 21일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 기소된 30대 남성 김모씨의 3차 공판을 열었다. 재판에는 강도상해 피해자 나나와 그의 모친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나나는 법정에 들어서자마자 김씨를 향해 “재밌니? 내 눈 똑바로 바라봐”라고 말하며 분노를 표했다. 김 부장판사는 “여러 감정이 들겠지만, 법정인 만큼 질서를 지켜 달라. 차분한 가운데서 절차가 진행되길 바란다”며 나나를 안정시켰다. 나나는 재판장을 향해 “격앙이 안 될 수 없다. 아이러니한 상황인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증인석에 선 나나는 “어머니의 다급한 소리를 듣고 거실로 나갔는데 강도가 어머니 목을 조르고 있었다”며 “빨리 가서 어머니를 강도로부터 떼어내고 싶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이 들고 있던 흉기를 우선 빼앗으려고 몸싸움을 벌였다”며 “피고인을 설득하고 애원해서 흉기를 놓게 했다. 이후 어머니에게 흉기를 치우라고 이야기한 뒤 조용한 입 모양으로 경찰에 신고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왜 이렇게까지 어머니와 제가 이런 수모를 당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건 1·2차 가해를 뛰어넘은 가해”라며 “(피고인이) 여기서 그만하고 반성 좀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해 11월15일 오후 6시쯤 경기 구리시 내 나나 자택에 흉기를 들고 침입해 나나 모녀를 목 조르는 등 위협하고 돈을 요구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나나 모녀에게 전치 21~33일의 상해를 입혔으나 제압돼 미수에 그쳤다. 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씨는 나나를 살인미수 등 혐의로 역고소했으나, 경찰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며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김씨 측이 흉기 소지를 일관되게 부인해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김씨는 흉기를 소지한 채 침입하지 않았고 집 안에서 나나와 나나 모친과 대치할 때 오히려 자신은 모녀로부터 저항하는 입장이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흉기 소지 여부를 참고할 수 있는 지문 감정서는 아직 법원에 도착하지 않았다.
◆ ‘해든이’ 학대·살해…친모 무기징역·친부 4년6개월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 1부(김용규 부장판사)는 지난 23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 학대 살해 등 혐의로 기소된 30대 A씨에 대해 무기징역, A씨의 남편 B씨에 대해 징역 4년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부부 각각의 공소사실에 대한 대법원 양형 기준은 A씨 징역 20년에서 무기징역, B씨 징역 1년2개월에서 4년6개월로 최상한에 해당한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친부모로서 아이를 안전하게 양육할 무한 책임이 있는데도, 아동은 세상의 전부와 같은 부모의 학대로 생후 133일 만에 사망했다”며 “살아있던 절반 기간인 60일간 학대를 당해 비참하게 사망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친모 A씨에 대해서는 “남편에 대한 불만과 육아 스트레스를 주장했지만, 인생의 절반을 학대당하다 사망한 피해 아동의 삶을 볼 때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다만 아기 욕조에 담긴 아이를 구조하려 119에 신고한 점과 참회하는 모습, 범죄 전력이 없는 점, 첫째 아이가 있다는 점을 참작했다”고 판시했다.
친부 B씨에겐 “아동보호를 위해 조치하지 않았고, 남편이자 아버지로서 아동 학대 상황이 지속되는데도 방임했으며, 성매매하는 무책임하고 파렴치한 모습을 보였다”며 “죄질이 매우 좋지 않지만, 아동의 사망 원인이 친모의 신체적 학대와 욕조 방치에서 비롯된 만큼 정황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씨에게 무기징역, B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당시 검찰은 “절대적으로 의지하던 친모에게 학대받아 온몸에 처절한 상처를 입고 사망한 아이의 133일간 짧은 삶이 얼마나 고단했을지 가슴 아프다”며 “아동 학대는 개인의 법익 침해를 넘어 사회적 해악이 크므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 “재미로 그랬다”…늑구 AI 조작 사진 유포자 검거
대전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AI를 활용해 조작한 늑대 목격 사진을 생성·유포해 경찰·소방 당국의 수색을 방해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로 40대 C씨를 검거했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C씨는 늑구가 지난 8일 오전 9시18분쯤 오월드 사파리 철조망 밑 땅을 파고 탈출하자, 늑대가 오월드 네거리 인근 거리를 배회하는 듯한 가짜 사진을 만들어 배포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당일 오전 10시21분 신고를 접수한 뒤 기동대와 특공대, 소방, 군 등 250여명을 투입해 오월드와 보문산 일대를 중심으로 수색을 벌였다. 그러나 낮 12시 전후 시민 제보 형식으로 퍼진 해당 사진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됐고 재난 안전 안내 문자까지 송출됐다. 조작 사진은 대전시의 포획 상황 브리핑, 소방 당국 등의 공식 발표에 고스란히 사용되기도 했다. 경찰 기동대와 특공대 71명이 오월드 네거리로 집중 배치되는 등 대응이 분산되면서 포획의 골든타임으로 꼽히는 24~48시간 동안 수색에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조작 사진과 오월드 주변 폐쇄회로(CC)TV 자료를 대조 분석하는 방식으로 C씨를 용의자로 특정한 뒤 AI 프로그램 사용 기록, 업로드 이력 등을 확인해 24일 검거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재미로 그랬다”며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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