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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쿠팡, 한·미 안보협의 악영향”…美 주권침해 압력 중단하라 [논설실의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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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측 “안보 논의 없었다” 주장 불구
위성락 “쿠팡 탓 협상지연 사실” 공개
김범석 총수 지정 여부 엄정히 판단을

정부가 쿠팡 사태로 핵 추진 잠수함 도입, 우라늄 농축·핵연료 재처리 등 한·미 안보협의 문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음을 인정해 충격을 준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23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의 방문국인 베트남 하노이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쿠팡은 기업의 문제인데, 이 문제가 한·미 간 안보협의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그런(안보와 기업 이슈가 맞물리는) 방향의 연결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에 쿠팡 문제는 법적 절차대로 진행하고 안보 협상은 안보 협상대로 진전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미국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보 협의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저는 그것이 동맹관계 전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지연시키지 않아야 하고 조속히 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일개 기업의 미꾸라지 행위가 한·미 안보협력 전반에 흙탕물을 몰고 올 지경에 이르렀다니 기가 막힌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모습. 뉴시스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모습. 뉴시스

그동안 쿠팡을 옹호하는 미국 정관계의 의심스러운 참견이 계속됐다.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 1월 방미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쿠팡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물어보면서 쿠팡 이슈를 직접 언급했다. 도대체 쿠팡이 어디까지 로비를 한 것이냐는 의문이 제기된 것도 이때다. 미국 연방 하원 공화당 의원 모임인 공화당연구위원회(RSC) 소속 의원 54명은 아예 지난 21일 서한을 통해 애플, 구글, 메타, 쿠팡을 거론하며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적 규제’를 즉각 중단하라고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 이들은 “한국 정부는 민감도가 낮은(low-sensitivity) 정보 유출 사건을 구실로 쿠팡에 범정부적 공격을 가했다”며 쿠팡에 대한 영업정지 검토, 서울사무소 압수수색, 징벌적 과징금, 세무조사 등을 그 사례로 들었다.

 

쿠팡의 로비 전모는 미국 연방 상원의 로비 공개법(LDA) 보고서에서 드러난다. 쿠팡 모회사인 쿠팡 Inc는 올해 1분기(1∼3월) 로비 자금으로 109만 달러(약 16억원)를 지출했다고 신고했는데 그 대상으로 연방 의회를 포함해 대통령비서실, 부통령실, 국무부, 재무부, 상무부, 무역대표부(USTR), 농무부, 중소기업청 등 정부 기관이 총망라됐다. 쿠팡은 이러고도 미국 정부와 의회 로비를 통해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는 최근 보도에 대해 24일 참고자료를 통해 “사실이 아니다”면서 “특히 안보와 관련한 논의가 있었다는 주장은 명백한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위성락 실장의 ‘한·미안보협의에 악영향’ 발언이 나왔는데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다.

 

쿠팡을 옹호하려는 미국 정관계의 압박이 주권 침해 논란을 야기할 조짐이다. 국민 대의 기관 수장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미국 의원들의 ‘쿠팡 서한’에 대해 “명백한 내정간섭”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이나 현재 제기된 알고리즘 조작 의혹은 명백한 대한민국 현행법 위반이다. 미국에서는 미국 법령을 위반한 기업을 제재하는 것을 차별적 규제라고 부를 수 있나. 미국 정관계 인사들은 한·미 우호의 대의를 훼손할 수 있는 발언과 압력을 중단하기 바란다. 

김범석 쿠팡 Inc 의장. 연합뉴스
김범석 쿠팡 Inc 의장.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는 다음주쯤 쿠팡의 동일인(총수)을 김범석 쿠팡 Inc 의장으로 변경할지, 법인으로 유지할지 결론 내린다고 한다. 김 의장이 동일인으로 지정될 경우, 쿠팡은 친족 거래 공시 의무를 비롯해 지주회사 규제, 의결권 제한 등 공정거래법상 추가 규제를 적용받게 된다. 외교 문제의 고려 없이 오로지 관련 법령에 따라 차별은 물론 어떤 특혜도 인정하지 않는 엄정한 판단이 내려지기 기대한다.  

 

위 실장은 이날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구성 우라늄 농축 시설’ 발언과 관련해서도 한·미 간 이견이 있음을 인정했다. “정 장관은 미국에서 해당 정보를 들은 것이 아닌, 오픈 소스에서 취득한 얘기일뿐이라는 입장인데 미국은 자신들이 준 정보가 흘러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양국의 인식차를 소개한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이 어떻게 볼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한·미가 공유하는) 연합비밀은 정 장관에겐 여전히 비밀”이라고 밝혀 사실상 정 장관 발언이 미국이 제공한 정보에 기초한 것이 아님을 시사했다. 미국 측 오해에서 한·미 입장차가 발생할 수 도있는 만큼 미국 측에 적극 설명해 양국 안보협력에 더이상 지장을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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