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감동이 아직도 생생한데 올림픽 유산 중의 유산이라고 할 수 있는 정선 가리왕산 알파인 경기장이 아프다. 존치와 복원이라는 극심한 갈등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기 때문이다. 가리왕산에 ‘국가정원’을 조성하겠다는 장밋빛 공약을 곁들여 들려온다.
냉정하게 묻고 싶다. 수천억 원을 들여 조성한 세계 톱클래스 수준의 슬로프를 헐어내고 다시 수천억 원의 막대한 예산을 들여 정원을 만드는 것이 과연 강원도의 미래를 위한 최선인가.
우리는 먼저 ‘가리왕산 스키장’을 둘러싼 오해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올림픽을 준비하던 당시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와 강원도는 환경 파괴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숲이 울창한 중봉을 보존하고 하봉에만 코스를 설계했다. 하봉은 일제 강점기 때부터 화전민들이 경작을 했기에 산림이 많이 훼손된 상태였다. 그래서 남녀 선수가 같은 코스에서 출발점만 달리하는 결정까지 내리며 환경적 가치를 지켜냈다. 스키 알파인 종목이 생소했던 대한민국에서 국제 수준의 활강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유일한 곳이 생긴 것이다.
동계올림픽은 단순한 스포츠 행사가 아니다.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올림픽을 두 번 이상 개최한 나라들의 면면을 보라. 이들은 모두 탄탄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동계스포츠의 메카라는 지위를 누리고 있는 선진국들이다. 대한민국 역시 평창 이후 명실상부한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다. 올림픽은 4개 대륙을 순환하지만, 실제로 동계 대회를 치를 수 있는 곳은 유럽과 북미 그리고 아시아의 일부 국가로 제한적이다. 즉, 가리왕산은 우리가 언젠가 다시 올림픽을 유치했을 때 필요한 국가적 전략 자산이다.
지금 가리왕산 스키장을 없애고 국가정원을 만들겠다는 주장은 눈앞의 표심을 의식한 근시안적 행정에 불과하다. 20년, 30년 후 우리 후손들이 다시금 올림픽의 영광을 재현하려 할 때, 우리는 “이미 있던 경기장을 부쉈으니 다시 수천억 원을 들여 산을 깎아야 한다”고 말할 것인가.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환경 파괴이자 예산 낭비다.
강원도민 여러분께 호소한다. 가리왕산 알파인 코스는 우리 강원도가 가진 독보적인 경쟁력이다. 이를 보존하는 것은 단순한 시설 유지가 아니라, 미래 세대에게 다시 한번 세계를 향한 문을 열어주는 준비 과정이다. 가리왕산의 슬로프는 멈춰 서 있는 폐허가 아니라, 다시 한번 세계의 젊은이들이 질주할 미래의 무대가 되어야 마땅하다.
성백유 대한장애인수영연맹 회장·전 언론중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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