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고독한 미식가’의 쓴소리 “일본 제작환경, 다른 나라에 뒤처져” [특파원+]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 세계뉴스룸 , 특파원+

입력 :
도쿄=유태영 특파원 anarchyn@segye.com

인쇄 메일 url 공유 - +

日 ‘잃어버린 30년’ 언급하며
“한국 촬영서 열악한 현실 느껴”

“고로, 어떻게 5000엔짜리 밥 사먹나 몰라
헐리우드판 고로는 니콜라스 케이지가 적임
음식은 이야기…나라 잇는 매개 될 수도”
“한국에서 영화(‘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를 촬영했는데 배우 유재명씨가 ‘일본 스태프는 정말 뛰어나다. 숙소도 이렇게 좁고 식사도 변변치 않은데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헌신적으로 일하더라. 감동했다’고 말하더라. 유재명씨가 모두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말하고 진짜로 저녁을 산 적이 있었다.”

 

2012년부터 TV도쿄에서 방영되고 있는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 이노가시라 고로 역을 맡아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배우 마쓰시게 유타카(63)가 이런 뒷얘기를 풀어놨다. ‘고독한 미식가’ 시즌 11의 방영(4월3일부터)을 계기로 지난 16일 도쿄 지요다구 일본 외국특파원협회(FCCJ)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다.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 마쓰시게 유타카가 16일 도쿄 지요다구 일본 외국특파원협회(FCCJ)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 역을 맡은 배우 마쓰시게 유타카가 16일 도쿄 지요다구 일본 외국특파원협회(FCCJ)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쿄=유태영 특파원

그는 일본이 ‘잃어버린 30년’을 거치며 영화·드라마 제작 환경이 열악해졌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가능성을 지키고 있다면서 한국에서의 일화를 전했다.

 

마쓰시게는 “과거에는 일본의 경제력이 뭔가 세상을 재미있게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갖고 살았는데, 내가 직접 제작·연출에 관여하다 보니 어느새 돈의 가치나 경제력 면에서 일본이 아시아 안에서도 조금 뒤처지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어쨌든 최고의 결과로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는 일본인들이 변함없이 긍정적으로 열심히 해오고 있다고 생각하며, 스포츠나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일본의 가능성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면서도 “현장의 대우 같은 것들은 주변 국가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배라고 불리는 우리들만이라도 목소리를 내야 할 문제”라고 했다.

 

극중에서 수입 잡화상으로 나오는 주인공 이노가시라가 어떻게 그렇게 잘 먹고 다닐 수 있는지에 관한 이야기도 나왔다. 마쓰시게는 “식음료값이 3, 4년 전에 비해 1.5배쯤 될 정도로 물가가 많이 올랐다”며 “이노가시라가 그렇게 돈을 많이 벌지는 못하는 것 같은데 과연 4000∼5000엔(약 3만7000원∼4만6500원)짜리 저녁을 사먹을 수 있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방송분을 보면 전기점 아저씨에게 부탁받은 손자 장난감 하나를 거래했을 뿐인데, 그걸로 과연 저녁을 사먹을 수 있는지는 나도 미스터리하다”며 “뭐 그래도 가끔은 큰일을 따오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여 폭소를 이끌어냈다.

 

실제로 ‘혼밥’을 즐기는 성격이었으나 얼굴이 알려지면서 “이제 혼자 식당에 들어가면 ‘이거 드셔 보세요’, ‘저것도 드셔 보세요’ 해서 혼밥이 어려워졌다”는 그는 마른 체형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촬영 날은 많이 먹지만 그 전날이나 촬영 후에는 식사량을 줄이게 되니 3일 평균으로 보면 평소보다 덜 먹는 셈이 되더라”라고 했다. 오히려 ‘고독한 미식가’를 촬영하는 동안 살이 더 빠지곤 한다는 그다.

 

4월3일 방영을 시작한 TV도쿄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시즌 11의 포스터. TV도쿄 홈페이지 캡처
4월3일 방영을 시작한 TV도쿄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 시즌 11의 포스터. TV도쿄 홈페이지 캡처

마쓰시게는 음식을 먹는 행위는 곧 ‘이야기’라며 “고독한 미식가는 단지 밥을 먹을 뿐인 드라마이지만, 등장하는 음식점 주인은 어떤 경영자이고 어떤 과정을 거쳐 이런 맛을 내게 되었는지 등을 상상해 보면 그 맛을 훨씬 더 잘 즐길 수 있다”며 “가게의 분위기, 운영 방식 등에서 읽을 수 있는 이야기를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이 드라마에서 맡고 있고, 그게 내가 배우로서 살아온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편집을 통해 음식 먹는 순서를 바꾸기도 하는 다른 영화, 드라마와 달리 ‘고독한 미식가’에서는 “다큐멘터리를 찍듯이 처음부터 순서대로 음식을 깨끗하게 비운다”는 그는 “이 사람이 지금 맛있다고 생각하는지, 맵다고 느끼는지, 아니면 뜨겁다고 여기는지 등을 보고 상상하며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내가 지난 15년간 이 드라마에서 적극적으로 해보려 했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일본 드라마는 바로 휴대폰 화면을 보면서 어떤 상황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기 쉽게 보여주려는 방향성이 있는데, 배우의 표정이나 작은 신호를 통해 시청자들이 상상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더 의미 있다는 설명이다.

 

“다음에 누구에게 맡길 수 있을지 고민하고 싶다”며 자신의 뒤를 이을 2대 ‘고독한 미식가’에 대해서도 언급한 그는 헐리우드에서 리메이크를 한다면 누가 이노가시라 역할을 맡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니콜라스 케이지가 만화 원작 주인공과 비슷해서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한 그는 “케이지에게 거절당하면 조지 클루니도 후보에 올려달라”고 말했다.

 

마쓰시게는 한때 냉랭했던 한·일 관계, 최근 얼어붙은 중·일 관계를 의식한 듯 “맛있는 음식은 언어나 민족을 넘어선 공유감을 줄 수 있다”며 “먹는다는 키워드로 나라와 나라 사이를 연결하는 것이 제 꿈이자 희망”이라고 말했다.


오피니언

포토

정수정 '완벽한 미모'
  • 정수정 '완벽한 미모'
  • 하츠투하츠 이안 '눈부신 미모'
  • [포토] 하츠투하츠 카르멘 '상큼 발랄'
  • 채원빈 '깜찍한 손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