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전남 완도군의 수산물 냉동창고에서 불이 나 진화작업에 나섰던 소방관 2명이 목숨을 잃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소방관들은 1차 진화 뒤 추가 진화를 위해 재진입했다가 밀폐된 창고 안에 쌓인 유증기가 갑자기 폭발하면서 불길이 순식간에 번져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한다. 숨진 두 소방관은 각각 세 자녀를 둔 가장, 오는 10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인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했다. 왜 이런 소방관 인명사고가 반복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불은 냉동창고 바닥의 페인트를 벗겨내는 작업 과정에서 토치를 사용하다 발생한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이 건물은 소방시설 설치의무 대상이 아니어서 스프링클러도 없었다. 이민석 완도소방서장은 “2차 진입 과정에서 천장에 머물러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유증기가 폭발했다”며 “검은 연기와 불꽃이 치솟자 현장 지휘팀장이 3∼4차례 무전으로 대피를 지시했지만 소방관 7명 중 2명이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밝혔다. 화재 현장의 불길이 다시 번지는 경우 진압에 나선 소방관 안전에 얼마나 치명적인지 새삼 일깨워 준다. 이번 사고가 혹시 예측 가능한 위험이 관리되지 못한 건 아닌지 철저히 조사해 재발을 막아야 할 것이다.
이날 사고로 올해 화재 진압 과정 중 순직한 소방관은 벌써 3명으로 늘었다. 소방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화재 진압 등 현장구조 임무를 수행하다가 순직한 소방관은 총 31명으로, 연평균 3.1명꼴이다. 소방관 인명 피해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는 안전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는 어제 “현장 대원들은 여전히 사지로 내몰리고 있으며, 이를 막아야 할 책임은 정부와 소방청에 있다”는 성명을 냈다. 정부는 이번 사고를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현장 장비와 위치추적, 실시간 지휘체계를 전반적으로 보완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현장 매뉴얼을 고도화하고, 인명 수색 로봇과 드론·열화상 카메라 등 소방관 안전을 위한 필수장비도 확충해야 한다. 소방관들이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근본적, 실효적 대책을 마련하는 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 주는 소방관을 우리가 보호하지 못하면 선진국이라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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