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하위 70% 약 3500만명 대상…차등 지급 방식 검토
취약계층 최대 60만원 가능성…이달 우선 지급 방안 추진
“3만원만 넣어주세요.”
주유기 앞에서 잠깐 말이 멈춘다. 숫자가 빠르게 올라가는 걸 바라보던 눈이 흔들리고, 결국 입에서 나오는 말은 예전과 다르다. 한때는 습관처럼 “가득이요”라고 했지만, 지금은 금액부터 정한다. 기름을 넣는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
리터당 가격표 앞자리가 바뀐 뒤, 출근길 풍경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단순히 가격이 오른 게 아닌, 사람들의 선택 기준이 바뀌고 있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기준 서울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약 2000원 안팎에서 형성돼 있다. 지난달 2000원을 넘어선 이후, 이 수준이 일상적인 가격대로 굳어지는 흐름이다.
이 숫자는 단순한 ‘가격 상승’이 아니다. 주유소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지출을 다시 계산하게 만드는 기준선이다. 2000원을 넘어서면서 이동과 소비 전반이 동시에 압박받기 시작했다.
◆저소득층에 더 크게 닿는 충격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가구당 연간 에너지 지출은 약 120만~150만원 수준이다. 문제는 금액 자체가 아니라 비율이다. 저소득층은 소득 대비 에너지 지출 비중이 고소득층보다 2배 이상 높다.
같은 100원 상승이라도 체감은 완전히 다르다. 실제 생활에서는 외식이나 여가를 줄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장보기 품목을 바꾸거나, 이동 자체를 줄이는 식으로 소비 구조가 즉각 흔들린다.
기름값 상승은 물류비를 밀어 올리고, 결국 식료품과 외식 가격까지 건드린다. 체감 물가 전반에 연쇄적으로 압박이 번지는 이유다.
◆3500만명 대상…지원 윤곽 잡히나
이 같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정부는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 방안을 검토 중이다. 건강보험료 기준 소득 하위 70%, 약 3500만명이 대상이다. 국민 10명 중 7명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원 방식은 단순 일괄 지급이 아닌 ‘차등 지급’ 쪽으로 가닥이 잡히는 분위기다. 지역별 이동 거리나 생활 인프라 격차를 반영하는 방안이 함께 논의되고 있다.
수도권 외곽에서 출퇴근하는 직장인 A씨는 최근 차를 두고 나오는 날이 늘었다. 그는 “기름값이 한 달에 10만원 넘게 더 들면서, 버스나 지하철로 갈 수 있는 날은 최대한 바꾼다”고 말했다.
◆취약계층 최대 60만원…체감 달라질까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에는 더 두터운 지원이 검토되고 있다. 조건에 따라 최대 60만원 수준까지 가능성이 거론된다.
정부는 행정 절차가 간단한 계층부터 이달 중 우선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후 나머지 대상자는 선별 과정을 거쳐 순차 지급될 가능성이 크다.
지급 방식은 신용·체크카드 포인트, 선불카드, 지역화폐 등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사용처는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중심으로 제한하는 방안이 함께 논의되고 있다.
주유기 숫자가 2000을 넘는 순간, 선택이 바뀐다. “가득이요” 대신 “3만원만”이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 그 변화는 단순한 절약이 아닌 일상의 기준이 다시 짜이고 있다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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